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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63(8); 2020 > Article
말초신경병증의 치료: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Abstract

The number of patients with peripheral neuropathy or neuropathic pain is increasing. The recommended treatment for peripheral neuropathy and neuropathic pain is proper medications, exercise, physical therapy, and support. Overly invasive interventions can be harmful rather than beneficial to patients. Many doctors do not understand the characteristics of peripheral neuropathy and neuropathic pain. Peripheral neuropathy is not a problem that is confined to a particular department. The most appropriate treatment is a combination of drug therapy, physical exercise, and psychological support. Thus, a multidisciplinary approach is necessary for the effective treatment of peripheral neuropathy and neuropathic pain.

서론

“여기저기 관절이 아파요. 가만히 있어도 아파요. 아파서 잠자기도 어려워요.” 검사상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지만, 어느 한 부위에 국한되지 않는 이상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차로 많아지고 있다.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어찌 보면 막연한 진단명을 붙이게 된다. 이는 특정 과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며 의외로 이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가 부족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 글에서는 필자의 경험과 문헌고찰을 바탕으로 간략하게나마 말초신경병증을 소개하고, 보다 효율적인 진단과 치료방안 정립을 위하여 관련된 여러 과의 다학제적 접근을 제안하고자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양상과 문제점

주로 말단 관절 즉, 발가락 끝이 아프다고 하기도 하고 “발등이나 발바닥이 시리다, 화끈거린다, 저리다, 뜨겁다, 이물감이 있다. 뭔가 붙어있는 것 같다. 뭔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 같다. 가렵다.”등등 이른바 이상한 증상들을 호소한다. 당뇨병과 연관이 많지만[1], 당뇨병이 없는 환자가 더 흔하다. 때로는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자고 안절부절못한다고 한다. 잘 물어보면 이런 이상한 증상은 손가락, 무릎, 허리 등등 여러 관절에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병성통증은 말초신경병증의 증상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신경병성통증과 심리적 통증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필자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섬유근통 같은 질환, 또는 흉통이나 속쓰림, 피부 증상 등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화 등도, 부위와 정도의 차이가 있지 만 유사한 범주의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하지만 해부학적 신경 지배영역과 부합하는 근력약화나 감각저하가 아닌 전반적인 이상감각을 호소한다[1-3]. 근력약화는 마비가 아닌 불용성 근력의 약화로 한쪽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고 서 있지 못하거나, 전반적인 근무력증으로 나타난다.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질적인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다. 일단은 진찰 소견 상 염증, 즉 부종이나 발적, 열감 등이 관찰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증상에 부합되는 혈액검사나 방사선검사 상의 이상 소견이 없어야 한다. 신경근전도 검사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의사들이 흔하게 범하는 치료의 오류는 일단 소염진통제를 투여하고 아프니까 절대 안정을 취하도록 권하는 것이다. 보행을 최소화하고 부목이나 석고 또는 보조기 등으로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기도 하고 주사 치료, 심지어는 신경이나 관절 관련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치료는 대부분 효과적이지 않으며 말초신경병증 환자에게는 가급적 침습적인 처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수술을 할 경우 수술 후 검사 소견 상의 병변은 개선되었을지언정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발의 몰톤신경종(Morton’s neuroma)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다발성이거나 양쪽 발에 나타나는 경우는 국소적 병변이 아닌 전신적 신경병증의 한 가지 증상으로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다. 손목굴박리(carpal tunnel release)와 달리 발목굴박리(tarsal tunnel release)는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발바닥신경의 기계적 압박에 의한 발목굴증후군인 경우보다 말초신경병증에서의 일부증상이기 때문이다. 말초신경병증의 권장할 만한 치료는 신경병증에 맞는 약물치료[4,5]와 운동치료[6] 그리고 심리적 안정이다. 물리치료와 운동은 매우 중요한데 근력과 균형 잡는 능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통증에 대한 예민함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오히려 아프다고 움직임을 제한하면 이러한 신경병증성 통증은 더 악화되기 쉽다. 체중부하가 많이 되지 않는 운동, 예를 들면 실내 자전거나 수영 등이 좋고, 그런 운동을 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걷기 운동이라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운동을 매우 강조하며 환자들에게 등에 약간의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자주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효과적인 치료 약물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고 증상에 특화된 약물을 고르기도 어렵다. 일차적으로 항우울제가 필요한데 삼환계항우울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serotonin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 선택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등이 사용된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항뇌전증제로 gabapentin, pregabalin 등이 사용되고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benzodiazepine 등도 필요할 수 있다. 밤에 수면을 잘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간과하면 안 된다. 진통제로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보다는 진통제가 효과적인데 급성기에는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약제를 한꺼번에 모두 투여하는 것이 아니고 부작용을 점검하며 단계별로 투약한다. 때로는 증상을 유발하는 국소적인 압통이 관찰될 경우 스테로이드 등의 주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비타민, 칼슘, 치옥산(thioctic acid) 등 너무나도 다양한 약물과 치료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지금의 증상 자체도 불편하지만, 진단이 잘 안되는 괴이한 자신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고, 이러한 심리상태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환자 본인이 자신의 질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의사가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말초신경병증은 진단이나 치료방법에 있어 논란이 많고,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질병이라 할 수 있지만,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이상한 질환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말초신경병증을 치료하면서 여러 분과에서의 치료에 관하여 순전히 개인적으로 필자가 느끼고 있는 아쉬움을 언급하자면, 약물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신건강의학과는 기질적인 문제를 배제하는 것에 다소 자신이 없는 것 같고, 마취통증의학과는 주사 치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신경과는 대부분의 경우에 신경근전도 검사를 시행하지만 운동의 중요성은 간과하는 것 같고, 재활의학과나 류마티스내과는 다양한 항우울제의 사용을 주저하는 것 같다. 정형외과는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인식보다는 X-ray 소견에 치중하다 보니 수술적 치료로써 해결하려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또한, 폐경기 전후의 여성도 유사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는데[7] 이러한 폐경 관련 문제에 대하여는 산부인과를 제외하고 대부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의료의 접근도가 낮았던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이러한 말초신경병증 환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들에 대해 의사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의 중요한 축인 항우울제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의 처방이 제한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환자에게 항우울제의 처방이 절실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하여도 많은 환자는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조차 거부하고 심지어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한 의사에게 항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계속 증상을 호소하니 의사는 불필요한 검사와 적절치 않은 치료를 하기 쉽고 심지어는 엉뚱한 수술로 인하여, 환자도 의사도 불편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잘 인지하고 사용한다는 전제하에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아니어도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정리되지 않은 말초신경병증의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여러 분과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학문적으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결론

본 지면을 통하여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말초신경병증에 대하여 의사들이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하여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항우울제 사용에 있어 과별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 측면에서 바람직한 규정인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1. Barrell K, Smith AG. Peripheral neuropathy. Med Clin North Am 2019;103:38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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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atson JC, Dyck PJ. Peripheral neuropathy: a practical approach to diagnosis and symptom management. Mayo Clin Proc 2015;90:94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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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aron R, Binder A, Wasner G. Neuropathic pain: diagnosis, pathophysiological mechanisms, and treatment. Lancet Neurol 2010;9:807-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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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aarto T, Wiffen PJ. Antidepressants for neuropathic pain: a Cochrane review.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10;81:1372-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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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innerup NB, Attal N, Haroutounian S, McNicol E, Baron R, Dworkin RH, Gilron I, Haanpaa M, Hansson P, Jensen TS, Kamerman PR, Lund K, Moore A, Raja SN, Rice AS, Rowbotham M, Sena E, Siddall P, Smith BH, Wallace M. Pharmacotherapy for neuropathic pain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Lancet Neurol 2015;14:16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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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obson JL, McMillan J, Li L. Benefits of exercise intervention in reducing neuropathic pain. Front Cell Neurosci 2014;8: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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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In: Berek JS, editor. Berek & Novak’s gynecology. 16th ed. Philadelphia: Wolters Kluwer; 2020.

Biography

이호승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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