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면서 감염 예방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부작용도 일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 중에는 접종 부위 주변의 림프절 종대가 포함된다. 과거에 Bacillus Calmette-Guerin (BCG) 백신, H1N1 influenza 백신 및 human papilloma virus 백신의 예방접종 후 림프절 종대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드물게 있었는데[1-8], mRNA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인 모더나(Moderna)와 화이자(Pfizer-BioNTech) 백신을 접종한 후에도 림프절 종대가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림프절 종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국소적으로 활성화된 항원이 접종 부위에 축적되어 있다가 배출 림프절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대부분 삼각근에 접종되기 때문에 주로 동측 액와부 림프절과 경부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9,10]. 모더나 백신 관련 림프절 종대는 3상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1.1%, 액와부 부종 및 통증은 1차 접종 후 10.2%, 2차 접종 후 14.2%, 18-64세의 16.0%, 65세 이상의 8.4%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화이자 백신 관련 림프절 종대는 3상 임상시험에서 0.3%였고, 두 백신 모두 접종한지 2-4일 후부터 림프절 종대가 관찰되며, 모더나 백신의 경우 평균 1-2일, 화이자 백신은 평균 10일 정도 지속되었다고 한다[11-13]. 하지만 현재까지 림프절 종대의 빈도, 증상 및 기간 등에 대한 보고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의 증상 및 진찰에 근거한 것이므로 실제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보이는 림프절 종대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도입된 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 백신 접종 후의 림프절 종대는 영국 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실제로 보이는 림프절 종대의 빈도 및 지속기간 등을 평가한 연구는 아직 없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확산과 함께 보고된 수치보다 더 많은 림프절 종대를 동반한 환자가 내원하게 된다면 유방이나 흉부의 영상검사처럼 액와부 부위를 흔히 포함하여 판독하는 영상의학과의사 및 해당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에게는 특히 진단적 딜레마를 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논문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유방 영상검사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과 지침에 대해 살펴보고 최신 지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액와부 림프절 종대 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어날 수 있는 림프절 종대의 부위 및 빈도는 액와부(82.3%), 쇄골상부(11.4%), 쇄골(1.2%), 경부(5.1%) 순으로 보고되었다[14].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 림프절 종대의 빈도는 임상적 관찰에 근거한 것으로, 무증상이나 영상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될 수 있는 림프절 종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2021년 초부터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액와부 림프절 종대가 보고되기 시작하였고[9], 유방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10,15],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10] 등 다양한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가 나타난 사례가 발표되었다.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평균 9.5일 이내에 초음파검사에서 액와부 림프절 종대 소견이 보였다고 보고하였고, 21명에게 8주 동안의 추적검사가 권고되었으며, 유방암이 있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액와부 림프절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반응성 림프절로 확인하였다고 보고하였다[16]. 유방 초음파검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액와부 림프절 소견은 드물게 피질 두께가 불규칙하게 증가하기도 하나, 대부분은 피질이 일정한 두께로 두꺼워지고, 지방문의 고에코가 유지되며(preserved nodal fatty hilum), F-18 fluorodeoxyglucose positron emission tomography/CT 검사에서는 F-18 fluorodeoxyglucose uptake가 증가된다(Figure 1) [9,16-18]. 유방 MRI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 소견을 보고하였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림프절 종대 부위가 액와부 Level I(소흉근 하외측) 보다는 Level II(소흉근 후방) 부위에서 여러 개의 림프절이 커진 것이 확인되었다고 하였다(Figure 2) [15].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액와부 림프절 종대의 빈도, 백신의 종류나 환자의 특성에 따른 종대 양상이나 호전 양상의 차이, 림프절 종대의 지속기간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19].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유방암 검진 및 유방 영상검사
유방 영상검사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유방암 환자, 유방암으로 항암치료 중인 환자, 또는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유방 초음파검사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기적으로 겹치게 되면 유방암으로 인한 액와부 또는 경부 림프절 전이로 오인되어 병기 결정 및 항암치료 중간평가 및 재발 가능성 등의 판단이 어려워져 불필요한 조직검사나 추적검사로 환자의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20]. 이러한 배경하에, 코로나19 백신 관련 림프절 종대에 대한 적절한 진료지침이 필요하게 되었고, 미국의 3차 의료기관 암센터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 패널은 권고문을 발표하였다[19]. 미국유방영상학회(Society of Breast Imaging)에서도 영상의학과의사, 임상의사, 건강한 성인, 환자를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액와부 림프절 종대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21]. 우리나라의 대한영상의학회/대한유방영상의학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권고문을 2021년 3월에 발 표하였다[22]. 미국유방영상학회 지침에 따르면, 유방 촬영검사에서 림프절 종대가 보이는 경우에는 Breast Imaging Reports and Data System (BI-RADS) category 0(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으로 평가하여 유방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라고 권고하였고, 백신 접종 4주 이내에는 유방 초음파검사 시, 유방 및 액와부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백신 접종 이력에 대해 기록하며,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로 생각되면 BI-RADS category 3(양성으로 추정됨)으로 평가하여 2차 백신 접종 후 최소 4-12주가 지난 다음에 추적검사를 시행하고 그 후에도 커져 있는 림프절이 보인다면 조직검사를 고려하라고 권고하였다[21]. 그러나 림프절 종대의 발견이 빈번해지면서 접종 부위의 동측 림프절 종대가 보이는 경우에는 일시적인 반응으로 고려하여 BI-RADS category 2(양성)로 평가하고 임상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영상의학적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최근 연구에서는 보고되었다[18]. 이와 같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림프절 종대에 대해서는 단순 임상적 추적에서부터 단기 영상의학적 추적 및 조직검사까지 다양한 진료 방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영상의학적 검사방법(초음파, CT, MRI), 환자의 특성(나이, 동반 질환, 면역상태)[23], 백신의 종류 등에 따라서도 관찰되는 호전 양상이 다를 것을 생각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7-10주 이상 까지도 림프절 이상 소견이 남아있었다는 보고도 있다[24]. 따라서 유방 촬영검사 또는 초음파검사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액와부 또는 경부 림프절 종대를 동반한 환자를 접하게 된다면 우선 환자로부터 접종 날짜, 주사 부위, 백신의 종류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여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신 및 악성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다면 단순 임상적 추적검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2차 접종 후 최소 6주가 지난 다음에 단기 영상의학적 추적 관찰을 하여 호전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 조직검사의 필요성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19]. 유방암의 이력이 있으나 현재는 임상적인 재발의 근거가 없는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방암 반대측 상완부에 백신 접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림프절 종대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환자의 유방암 이력으로 인하여 림프절 종대를 재발의 근거로 간주할 필요는 없으며, 전신전이가 없는 여성에서 유방암이 발생했던 부위의 반대측 액와부에 재발이 일어나는 경우는 그 빈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한다면[25], 현재 유방 내 재발 및 전신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조직검사보다는 추적검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림프절 종대를 평가하는 시점에 유방에도 의심되는 병변이 있다면 유방 내 병변에 대한 의심 정도와 림프절 종대 영상 소견 등을 고려하여 임상의사, 영상의학과의사, 환자 사이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진료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현재 유방암을 진단받거나 치료 중인 환자의 경우에는 유방암과 관련된 영상검사를 신속하게 시행하고 백신 접종 전이라면 반대측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이미 접종이 진행된 경우라면 접종 위치와 유방암 위치, 유방암 병기, 림프절 배액 경로, 악성 전이 가능성 정도, 영상 소견 등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에 조직검사 또는 영상의학적 추적검사를 할 수 있도록 임상의사-영상의학과의사-환자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진료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Figure 3) [19].
영상의학적 검사와 관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적절한 접종 지침
미국의 3차 의료기관 암센터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 패널에서는 검진 및 진료 목적으로 영상의학적 검사가 예정된 정상인 또는 환자의 경우, 가능하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에 필요한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였다. 이미 접종을 하였다면 2차 백신 접종 후로부터 최소 6주 뒤에 영상검사를 하라고 권고하였다[19]. 다른 권고안에서는 단순 검진 목적의 영상의학적 검사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한 후 최소 4-6주가 지난 다음에, 영상의학적 단기 추적검사는 2차 백신 접종을 한 후 최소 4-12주가 지난 다음에 시행하라고 권고하였다[21].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영상의학적 검사 일정을 오히려 복잡하게 하고 꼭 필요한 검사를 지연시키는 것을 우려하려 특별한 시기 조정 없이 예정된 검사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라고 권고한다[18,26]. 유방암 환자에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의 림프절 종대와 관련된 지식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유방암이 진단된 부위와 최대한 먼 부위 또는 반대쪽에 접종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더불어 유방암 관련 치료 등은 지연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18,27].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환자와 의사 간의 의사소통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림프절 종대는 환자에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고, 더불어 불필요한 영상의학적 추적검사 및 조직검사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일시적인 림프절 종대 현상에 대해 영상의학과의사와 임상의는 정상인 및 환자를 교육하고 환자와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진료실 앞에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게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때때로 액와부 림프절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백신 접종에 대한 항체 생성을 위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이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 임상의와 상의하여 접종 전에 영상검사를 받거나, 이미 접종을 하였다면 2차 접종 후 최소 6주가 지난 다음에 필요한 영상검사를 받으시기를 권고합니다. 단, 유방 내 증상이 있다면 영상검사 및 진료 일정을 미루지 말고 즉시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외부 출입 및 병원 방문을 자제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유방암 검진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몇 년 뒤에는 진행된 병기의 유방암 환자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할 것을 우려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필요한 영상의학적, 임상적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환자를 교육해야 함을 강조하였다[28]. 우리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환자는 물론이고 정상인도 적절한 검진 및 진단을 받도록 하여 중요한 질병의 발견이 지연되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미루는 일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론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영상검사를 시행하거나 판독할 때, 불필요한 영상의학적 추적검사 및 조직검사와 이에 따른 환자의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림프절 종대의 발견 보고 사례는 적고 경험치의 축적도 적은 실정이다. 이에 현재로서 어떤 지침이 명확하게 옳다고 할 수 없지만 환자의 임상적 및 영상의학적 소견을 모두 고려하여 적절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임상의와 환자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