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의 시행: 수술 관련 요소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operation-related fa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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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Background
The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program, which has been recently introduced in the field of perioperative care, represents a multimodal strategy to attenuate the loss, and improve the restoration, of functional capacity after surgery. This program aims to reduce morbidity and enhance recovery by reducing surgical stress, optimizing pain control, and facilitating early resumption of an oral diet and early mobilization. Considering this perspective, protocols for enhanced recovery should include comprehensive and evidence-based guidelines for best perioperative care. Appropriate protocol implementation may reduce complication rates and enhance functional recovery and thereby reduce the duration of hospitalization.
Current Concepts
In major abdominal surgeries, the recommended ERAS protocols involve common items such as preoperative counseling, preoperative optimization, prehabilitation, preoperative nutrition, fasting and carbohydrate loading, bowel preparation, thromboprophylaxis, antimicrobial prophylaxis, surgical access, drainage, nasogastric intubation, urinary drainage, early mobilization and prevention of postoperative ileus, postoperative glycemic control, and postoperative nutritional care. These items have been briefly reviewed with the relevant evidence.
Discussion and Conclusion
ERAS is a comprehensive and evidence-based guideline for optimal perioperative care. Although a number of ERAS items still require high-level evidence through well-designed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the ERAS guidelines can serve as adequate recommendations for our practice. Thus, these items can be introduced and adopted with evidence. In addition, it is important to remove items that are not supported by evidence from routine procedures.
서론
수술의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술 및 수술 전후 처치를 일관되게 진행하고, 이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은 이미 오래 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여기에 1990년대 이후 제시되기 시작한 근거중심의학이 더해지면서, 이전까지 받아들여져 왔던 경험중심의 수술 전후 처치에서 근거에 기반한 처치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1]. 하부위장관(colorectal) 수술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흐름은 곧이어 비뇨기과, 흉부외과, 혈관외과 및 정형외과 수술로 확대되었고, 2010년 이후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Society에 의해 각 수술 분야별로 권고안이 발표되면서 더 널리, 더 빠르게 알려지게 되었다[2-5].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의 의미를 수술 후 재원기간의 단축으로 국한하여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 오히려 ERAS는 근거에 기반하여 수술과 연관된 여러 항목들을 실제 환자처치에 적용하거나 불필요한 처치를 배제함으로써 수술 전후 외과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술 후 생리적 기능의 유지를 도모하며, 이를 통해 수술 후 회복을 촉진하고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부가적으로 합병증의 감소, 재원기간의 단축 및 의료 비용의 감소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함께 동반됨을 여러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6-8].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이 논문에서는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Society에서 발표된 주요복부수술(췌십이지장절제술, 간절제술, 위절제술 및 대장직장절제술)의 권고안들에서 수술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공통요소들을 살펴보고자 한다[4,5,9,10].
ERAS의 수술 관련 요소
1. 수술 전 교육과 상담
종합적인 수술 전 교육과 상담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첫째는 수술과 마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환자의 수술과 마취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이로 인한 동통을 감소시킨다[11,12]. 둘째, 환자중심의 자세하고 해당 수술에 특화된 정보전달을 통해 환자의 준비 정도, 만족감 및 전반적인 수술에 대한 경험을 상당 수준 향상시킨다[13,14]. 따라서 단순한 인쇄물에 의존하기보다 다학제적 접근 및 멀티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환자교육과 상담은 ERAS를 시행하는 데 있어 첫 번째 요소이다.
2. 수술 전 위험도 평가, 금연 및 금주
수술 전 위험도를 평가하는 매우 다양한 방법들이 지금껏 소개되어 왔으나, 그 근거수준이 높은 것은 드물어 실제 적용에는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술 전 영양평가를 통해 고위험영양불량 환자를 미리 확인하고 수술에 앞서 영양중재를 시행하여 전반적인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4 주 이상 금연하도록 함으로써 호흡기합병증에 더불어 상처 치유 지연 등을 방지하며, 금주를 통한 감염성 합병증 발생률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과 같은 대표적인 내용들은 이미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15-17]. 따라서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준비가 누락되지 않도록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3. 수술 전 재활
수술 전 불량한 신체상태는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 및 장기간의 장애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18]. 이를 위해 도입된 개념인 선행재활(prehabilitation)은 진단부터 급성기 치료(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사이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처치로서, 신체적, 영양학적, 정신과적 평가를 통해 환자의 기저수준과 기왕의 손상을 확인함과 동시에 추후 발생한 손상의 발생빈도와 심각성을 낮추기 위해 제공하는 중재적인 처치를 의미한다[19]. 따라서 수술에 앞서 신체적인, 생리적인 예비 정도를 향상시켜 수술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아직 그 근거수준은 낮은 실정이다.
4. 수술 전 영양관리
수술 전 영양불량은 단기적으로 수술합병증 및 수술사망률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소화기계 암의 수술에서 불량한 종양학적 예후를 보인다[20,21]. 이에 영양선별검사를 통해 영양불량이 확인된 환자에서는 수술 전 7-10일 부터 경구영양보충과 필요한 경우 경정맥영양보충을 추가로 시행하여 수술 후 주요합병증의 발생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22].
5. 수술 전 금식 및 탄수화물 공급
현재까지도 많은 기관에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소화기계 암 수술에 앞서 수술 전 야간금식을 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야간금식이 도움이 되지 않음이 밝혀져 있고, European Society for Parenteral and Enteral Nutrition 가이드라인에서는 위출구폐쇄나 심한 당뇨신경병증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마취유도 6시간 전까지 고형음식물을, 2시간 전까지는 맑은 액체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23]. 또한 수술 2시간 전에 탄수화물 용액(carbohydrate-rich solution) 을 경구섭취하는 경우 야간금식으로 인한 글리코겐 결핍상태를 피할 수 있고, 수술 후 발생하는 인슐린 저항의 약화, 갈증과 불안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었다[24,25].
6. 수술 전 장정결
주요복부수술에서 수술 전 장정결(mechanical bowel preparation)은 탈수, 체액 전해질 불균형 및 불편감을 유발하여 임상적 이점이 없다고 알려져 있으나, 근거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26,27]. 대장수술의 경우 임상적 이득이 없으나, 직장수술의 경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도 있는 만큼, 추후 대규모의 전향적 연구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7. 혈전증 예방
수술 후 발생하는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은 특히 고령 암 환자에서 매우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주요합병증이다[28].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가이드 라인에서는 수술 전 2-12시간 내에 저분자량 헤파린(low molecular weight heparin) 혹은 unfragmented heparin을 반드시 사용하도록 제시하고 있고, 수술 후 7-10일은 저분자량 헤파린을 필수적으로 사용, 주요복부수술을 시행한 고위험군 암 환자에게는 수술 후 4주까지 전신적인 수술 후 혈전예방을 권고하고 있다[29].
8. 예방적 항생제 사용
각 수술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수술 전 예방적 항생제의 사용을 통해 수술부위감염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잘 알려져 있다[30,31]. 호기성 및 혐기성 세균에 대한 표준적인 경구 혹은 정맥 항생제가 사용되며, 정맥투여의 경우 피부절개 60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American College of Surgeons와 Surgical Infection Society의 권고사항으로는 1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의 1회 정주를 피부 절개 60분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32]. 또한 수술부위감염 발생의 감소는 재원기간, 재입원율, 의료비용 및 술후보조요법 시행지연의 감소를 동반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31,33].
9. 수술적 접근법
최소침습수술은 주요복부수술들에서 표준적인 술기로 자리잡고 있다[34-37]. 집도의의 재량에 따라 정확한 수술술기의 시행을 위해 적절한 절개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급속히 보급되고 발전하고 있는 최소침습수술을 감안할 때, 경험이 충분한 집도의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수술후 회복속도의 향상, 전반적인 합병증 감소, 수술부위 관련 합병증 감소, 유착감소 등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37-40].
10. 배액관 거치
주요수술부위 주변에 발행할 수 있는 혈액 및 체액저류의 제거 및 문합부 누출의 조기 발견을 위해 배액관을 전통적으로 거치해왔다. 여러 연구를 통해 위절제술 및 대장직장절제술에서 배액관의 거치는 임상적 이득이 없음이 증명되었으나, 간담췌수술에서는 배액관의 거치 여부에 대한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41-45]. 간담췌수술 중 특히 췌장절제술의 경우에는 배액관을 거치하되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11. 비위관 삽입
수술 후 자주 발생하는 위팽만에 의한 복부불편감의 감소와 구토방지를 위해 전통적으로 비위관을 삽입하여 왔으나, 문합부 결손, 흡인성폐렴 발생, 창상감염 등을 포함한 합병증 발생을 줄이거나 이로 인한 수술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음이 확인되었다[46-48]. 오히려 수술 후 장 기능의 회복 및 식이의 시작을 불필요하게 지연시키고, 호흡기계 합병증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획일적인 비위관 삽입은 지양되어야 하며, 불가피하게 삽입한 경우 마취회복 전 반드시 제거하도록 한다.
12. 도뇨관 삽입
요정체의 방지 및 요배출량 측정을 위해 통상적으로 도뇨 관을 거치한다. 특히, 흉추 수준에서의 경막외마취를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 1일차에 배뇨장애를 겪게 되므로 도뇨관의 거치가 필요하다. 수술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환자가 독립보행을 시작하는 시점이나 수술 1-3일차에는 도뇨관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49,50]. 수술 후 4일이 경과한 경우에는 도뇨관의 삽입보다 치골상부 도관삽입이 더 양호한 성적을 보고하고 있다[49,51].
13. 수술 후 조기보행 및 장폐색 예방
수술 후 침상안정은 근위축, 혈전색전증 발생과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등의 문제가 있어,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52]. 최근 보고된 몇몇 전향적 연구에서 물리치료사의 도움으로 효과적인 수술 후 운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확인이 되었으나, 수술 결과 향상과의 연관성까지 밝혀내지는 못하였다[53].
장기간의 장폐색은 재원기간을 늘리고 의료비용의 상승을 초래하는 주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장폐색을 줄이기 위해서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줄이고, 최소침습수술을 적극 도입하며, 불필요한 비위관 삽관을 지양하고, 수액균형을 유지하는 등의 핵심요소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3]. 이외에도 씹는 껌의 사용이나 경구제제의 사용은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14. 수술 후 혈당관리
수술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의 가장 큰 특징은 인슐린 내성이며, 이는 수술 후에도 몇 주간에 걸쳐 지속된다[54]. 이로 인한 고혈당은 합병증 발생의 주요 위험 인자이며, 집중적인 인슐린요법을 통한 혈당의 조절이 수술합병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추가로 동일한 결과가 확인된 전향적 연구는 없었다[55]. 하지만 췌장절제술, 외상 및 중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는 만큼, 저혈당으로 인한 환자 안전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정상범위로 혈당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56,57].
결론
이번 논문에서는 ERAS 중 수술 및 수술 전후 처치와 관련된 요소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워낙 내용이 방대하고, 아직까지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요소들이 상당히 많아, 한가지로 귀결되는 결론을 내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에 우선하는 것이 ‘근거’라는 이름의 집단의 경험인 만큼, 근거를 갖춘 요소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전통적으로 혹은 경험에 기반한 여러 처치들 중 그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행되고 있는 처치들이 산재해 있는 현실에서, 근거 없음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과감히 배제해 나가는 노력도 역시 필요하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복부 수술환자에게 시행되는 수술 후 회복향상 프로그램(ERAS)의 여러 가지 항목들에 대하여 그 세부적인 적용 방법과 근거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ERAS는 외과 영역에서 근거중심의학의 실제적인 임상 적용의 대표적인 예이다. ERAS는 수술 전 금식 및 장세척, 배액관 삽입 등과 같은 기존의 관습적인 수술환자 관리에서 탈피하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의 철저한 평가에 기반한 실용적 근거를 바탕으로 환자 관리 프로토콜을 개발 적용하여 수술 후 생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자의 회복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다. ERAS가 처음 소개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간의 임상적인 경험과 연구 결과들을 비춰볼 때 앞으로 ERAS는 수술환자 관리에 있어서 선택적 요소가 아니라 필수적인 항목으로 인정될 것이다. 이 논문은 ERAS를 처음 접하는 외과의사가 ERAS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