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병성통증의 원인과 역학
Etiology and epidemiology of neuropathic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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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Background
Neuropathic pain is defined as pain arising as a direct consequence of a lesion or disease affecting the somatosensory system either at the peripheral or central level. In most cases, neuropathic pain is associated with poor general health and has a problem of suboptimal response to medical treatment. This review will discuss the neurologic and non-neurologic conditions that cause neuropathic pain and the results of epidemiologic studies on neuropathic pain.
Current Concepts
Epidemiology would be a useful clinical tool for designing management and prevention strategies for various neuropathic pain syndromes. Validated neuropathic pain screening questionnaires are widely used as useful tools for the epidemiologic study of neuropathic pain. There are also validated Korean versions of these questionnaires. The overall prevalence of neuropathic pain was estimated at 6.9-10%. Common neuropathic pain syndromes include diabetic neuropathy, herpes zoster, and trigeminal neuralgia. In addition, neuropathic pain can also occur in central nervous system disorders such as spinal cord injury or stroke, and other conditions like cancerous diseases, intervertebral disc disease, and joint diseases.
Discussion and Conclusion
Neuropathic pain does not respond well to medical treatment, which leaves both patients and physicians are less satisfied with such treatments. Therefore, physicians must identify the causes of the pain, explain them to the patient, and proceed with the treatment together with patients.
서론
신경병성통증은 체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질환에 의하여 발생하는 통증을 의미하며 가장 치료가 어려운 통증증후군의 하나이다[1,2].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 신경병성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당뇨병신경병증,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후신경통, 삼차신경통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이러한 통증이 주 증상인 질환 이외에도 뇌경색이나 척수병증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에서도 신경병성통증은 빈번하게 발생한다[3,4]. 신경병성통증은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통각통증에 비하여 통증 강도가 심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진통제에 반응이 떨어지고 통증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다[5]. 따라서 신경병성통증 유발 질환을 인지하고 통각통증과 신경병성통증을 감별할 수 있어야 만성 통증질환 환자의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디스크질환과 같이 흔히 보는 질환 중에도 통각통증과 신경병성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통증증후군이 있으며, 각 통증의 양상에 따른 치료 제공이 필요하다.
신경병성통증의 정확한 유병률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1990년대에는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이 1%에서 2%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였고[6], 이후 신경병성통증에 대한 여러 역학연구가 있었다. 연구 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수치를 보였지만 대부분 초기 연구보다 더 높은 유병률을 보였으며 17.9%까지 보고된 바 있다[7]. 만성 통증의 유병률과 원인, 분포, 자연경과 등에 대한 정보는 치료의 목표를 설정하고, 치료 결과를 평가하며, 새로운 치료에 대한 무작위대조 시험의 적절한 표본크기를 도출하는데 도움이 된다[8].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역학적 정보는 병원을 내원하게 되는 가장 흔한 증상인 만성 통증, 특히 난치성 경향을 보이는 신경병성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불쾌감과 치료에 따른 비용 지불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경병성통증의 역학조사를 위한 평가도구
신경병성통증에 대한 여러 역학연구의 유병률 결과가 다양한 범위를 보이는 것은 연구 지역의 차이에 따른 인종과 사회, 문화적 환경의 차이뿐만 아니라 신경병성통증을 역학적으로 정의하고 평가하는 방법의 차이에 기인한다. 신경병성통증은 예/아니오와 같은 방식으로 있다/없다를 정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신경병성통증과 통각통증 또는 신경병성통증과 비-신경병성통증을 이원성으로 나누기가 어렵고 통증의 연속스펙트럼에서 신경병성통증 기전이 어느 정도 환자의 통증에 기여했는지에 따라 정해 진다고 하였다[2,9]. 또한 설문조사 등을 통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사례정의와 사례확인이 필요한데 신경병성통증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10]. 신경병성통증의 정의가 개정 전에는 신경계의 병변이나 기능장애에 따른 통증으로 되어있었지만 현재 정의는 체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질환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발생한 통증으로 개념이 일부 바뀌었다[11]. 과거 정의와 비슷한 내용이지만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체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질환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는 적용이 곤란하다. 따라서 대규모 역학연구에서 사례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신경병성통증 사례확인을 위한 국제적인 의견일치는 일차의료기관이나 통증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되어있어 임상에서는 필요한 내용이지만 대규모 역학연구에서 정확한 적용은 어렵다[2].
이러한 이유로 역학연구에서는 사례정의가 직접적으로 신경병성통증이 되기보다는 “주로 신경병성 기원인 통증” 또는 “신경병성 특징을 갖는 통증” 등으로 표현된다[9,12]. 신경병성통증 양상을 묻는 선별설문지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신경병성통증 환자를 찾아내는 데 유용하고 특히 비전문가가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13].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검증된 설문지는 Douleur Neuropathique en 4 Questions (DN4), PainDETECT Questionnaire, Leads Assessment of Neuropathic Symptoms and Signs (LANSS), Self-Administered LANSS (S-LANSS) 등이 있다[14]. DN4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며 7가지의 관련 증상과 3가지의 진찰소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점 10점에서 4점 이상이면 신경병성통증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대규모 역학연구에 유용하다. PainDETECT는 독일에서 만성요통 환자의 신경병성통증 기여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개발되었으며, 총 7가지의 감각반응과 2가지의 증상 경과 분포를 점수화하여 총 38점에서 19점 이상이면 신경병통증으로 간주한다. LANSS는 영국에서 개발되었으며, 5가지의 증상 관련 설문과 2가지의 진찰로 이루어져 있고 총 24점에서 12점 이상이면 신경병통증으로 여긴다. 이들 신경병성통증 선별설문지는 민감도 67%에서 85%, 특이도 74%에서 90% 정도로 좋은 편이며 한국어 번역본도 검증되었다[15,16].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
초기에 연구된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은 알려져 있던 신경병성통증 증후군의 유병률에서 추정하여 얻은 것이며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약 1%, 2%로 보고된 바 있다[6]. 2000년대 들어오면서 신경병성통증 선별설문지의 도움으로 대규모 역학연구를 통해 전체적인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이 보고되었다. 선별설문지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고 검증 작업을 거치면서 개발된 곳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도 역학연구의 도구로 사용이 가능해졌다[17,18]. 영국에서 Torrance 등[12]이 3,002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S-LANSS를 기반으로 연구한 유병률은 8.2%였으며, 프랑스에서 Bouhassira 등[9]이 DN4를 이용하여 진행한 대규모 역학연구(응답자 23,712명)에서는 신경병성통증 유병률이 6.9%로 초기에 추정되었던 유병률에 비하여 높게 확인되었다. 연구마다 유병률은 많은 차이를 보였으며 적게는 오스트리아의 3.3%에서 많게는 캐나다의 17.9%까지 보고되었다[7,19]. 하나의 연구에서도 선별도구의 종류에 따라서 유병률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캐나다의 한 연구를 보면 S-LANSS와 DN4를 이용하였을 때 각각 유병률이 7.7%, 11.5%로 보고되었다[20]. 또한 같은 나라의 연구에서도 시기와 이용 도구에 따라서 유병률의 차이를 보이는데 미국의 연구를 보면 2009년 S-LANSS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8.8%, 2017년 PainDETECT를 사용하였을 때는 15.7%였다[21,22]. van Hecke 등[23]과 van Hecke 등[24]의 체계적 문헌연구에서는 사례확인 도구 등이 적절히 사용된 연구를 기준으로 보면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은 6.9%에서 10% 범위로 줄여진다고 하였다(Table 1) [7,9,12,17-22].
신경병성통증의 원인질환과 역학
감각신경계를 침범하는 다양한 질환에서 신경병성통증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상당히 광범위한 신경계 질환이 포함된다[1,4]. 임상에서 흔히 보게 되는 대표적인 단일신경 병증은 손목굴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며 이외에 중환자신경병증(critical illness neuropathy), 발목굴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 등도 통증을 호소하며 기타 말초신경의 물리적 손상에 의하여도 유발된다. 이외에 국소적인 신경손상과 관련된 통증 증후군은 대상포진과 삼차신경통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통증성다발신경병증은 당뇨병신경병증이 흔하며 알코올성신경병증이나 항암치료나 사람면역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관련 신경병증 등이 있고 소섬유신경병증도 신경병성통증의 주요 원인이다. 척추와 디스크 관련 질환은 근골격계통증과 함께 신경근의 압박으로 신경병성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고 유방암수술이나 골관절염,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과 같이 말초신경의 손상 동반이 확인되거나 동반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신경병성통증의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현재의 신경병성통증의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는다[25-34]. 척수손상이 있는 경우에 신경병성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흔한 편이며 중추신경계의 혈관성질환이나 염증성질환, 외상, 종양, 감염 등에 의하여도 유발된다(Table 2) [1,4].
신경병성통증 관련 질환 중에서 유병률이 비교적 높은 질환은 여러 역학연구가 보고되어왔다. 당뇨병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50% 정도까지 발생하는 만성합병증으로 이 중 일부에서 신경병성통증을 동반하게 되고(13.3-21%), 신경병성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15.3-21.3/100,000 person-year) [35-39]. 성인에서 대상포진 바이러스 관련 통증 증후군은 대상포진과 대상포진후신경통이 있으며 대상포진은 발병률이 4.47-6.31/1,000 person-year로 보고된 바 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의 발생률은 기준 시점을 발진 시작 1개월 또는 3개월로 정하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대상포진 이후 9.4-38.4%의 범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대상포진후신경통은 28/100,000 person-year에서 2.5/1,000 person-year 범위로 조사되었다[34-37,40-43].
삼차신경통은 발작적인 안면통증을 주 증상으로 하는 만성신경병성통증 증후군으로 발생률이 26.8-28.9/100,000 person-year로 보고되었다[31,32,34-37]. 암성질환에서는 종괴에 의한 신경 압박 및 신경침범, 신경독성, 수술에 따른 신경손상, 항암치료에 따른 신경병증, 방사선치료에 따른 신경손상 등의 원인으로 신경병성통증이 발생한다. 암성질환의 19-39.1%에서 신경병성통증이 발견되었고, 특히 유방암의 경우 수술 전보다 수술 후에 더 많은 빈도로 신경병성통증이 있음이 보고되었다[31,32]. 신경자체의 질환은 아니지만 허리통증 환자의 12.4-48.8%에서도 신경근 압박 등에 의하여 신경병성통증이 유발되며 골관절염의 경우에도 통증의 양상이 신경병성통증을 시사하는 부분이 23% 정도 있음이 체계적 문헌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Table 3) [25-31,33-46].
결론
이 논문에서는 신경병성통증의 원인질환과 유병률을 정리하였다. 신경병성통증은 통각 통증에 비하여 치료에 반응이 적고 치료에 대한 환자 및 의료진의 만족도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신경병성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과 상태를 확인하고 대비하며 환자에게 설명하고 함께 치료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은 6.9-10% 범위로 생각할 수 있으며 적지 않은 수에서 신경병성통증을 느끼며 지냄을 알 수 있다. 아직 통증을 만족스럽게 줄일 수 있는 치료제는 없지만 과거에 비하여는 신경병성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의 선택 범위가 넓어졌으며 적절한 약물 및 치료방법의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통각통증이 주된 기전일 것으로 여겨지는 통증 증후군에서도 신경병성통증이 환자의 증상에 기여하는 바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치료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References
Peer Reviewers’ Commentary
신경병성통증은 체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질환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통증으로 만성화되기 쉽고 강도가 심하며 진통제에 반응이 떨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이 논문은 임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신경병성통증의 개념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흔한 원인 질환에 대하여 나열하고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있다. 또한 신경병성통증의 원인 질환, 평가도구, 역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설명해 주고 있으며, 신경병성통증의 다양한 원인 질환에 따른 유병률의 차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 논문은 흔하게 접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신경병성통증 환자 진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