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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67(4); 2024 > Article
업데이트된 진정제 기본 가이드: 임상에서 진정제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Abstract

Background: As interventional procedures become more common in clinical practice, sedatives are being increasingly used to enhance patient experience, overall safety, and procedural efficacy. An appropriate sedation depth, which is crucial for patient safety, is determined according to sedative dosage, procedural stimuli, and patient status. Thus, it is important that clinicians understand the continuous nature of sedation levels.
Current Concepts: Although sedation offers benefits, it also carries risks. Thus, vigilant monitoring during and after a procedure is important for preventing excessive sedation depth and related complications. Combining sedatives with analgesics, including opioids, often has a synergistic effect that necessitates a dosage reduction. Interdisciplinary guidelines for moderate sedation were recently developed to address expanding procedural scopes and patient population diversity.
Discussion and Conclusion: To ensure sedation safety and success in new procedures, healthcare providers should refer to relevant studies. In cases with limited evidence, sedative dosages should be determined based on their pharmacological characteristics.

서론

임상 현장에서 중재 시술의 시행이 증가하고, 환자 경험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위한 검사 및 시술 과정에서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쾌감을 최소화하며, 효과적인 시술의 진행을 위해 진정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1]. 이러한 진정 시행은 시술 중 불필요한 환자의 움직임을 방지하여 환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시술의 원활한 진행에 기여한다.
진정 시행은 이러한 이점과 더불어 환자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을 항상 내재하고 있으며, 이는 진정의 깊이와 관련이 있다. 진정 깊이를 기술하는 많은 방법이 제시되어 임상 현장에서 채택되어왔다. 대표적으로 1999년 미국마취과학회에서는 진정을 최소 진정, 중등도 진정, 깊은 진정, 전신마취의 4가지로 분류하였다[2]. 최소 진정은 불안이 해소된 상태로 환자는 구두 명령에 반응하며 기도 유지, 자발적 환기 및 심혈관계 기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등도 진정은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음성 및 촉각 자극에 목적이 있는 반응이 가능하며, 기도 유지, 자발적 환기 심혈관계 기능은 유지된다. 깊은 진정은 의식이 저하되어 환자가 반복적인 자극 및 통증 자극에는 목적이 있는 반응을 할 수 있지만, 기도 유지를 위한 도움이 필요할 수 있고, 자발적 환기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심혈관계 기능은 대개 보존된다. 전신마취는 환자가 통증 자극에도 의식이 소실된 상태로, 기도 유지를 위한 중재와 양압 환기가 필요할 수 있으며, 심혈관계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진정의 깊이는 진정제의 투여 용량 및 체내 농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각 중재 시술의 통증 자극 및 환자의 상태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시술 중 통증 자극의 변화에 따라 진정 깊이가 더 깊어지거나 얕은 단계로 빠르게 이행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는 진정 단계를 독립적으로 구분된다고 생각하기 보다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며 개별 환자 반응이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3]. 따라서 진정 시 약물 사용 용량이 전신마취에 준하거나 상회할 경우 자극이 없어지는 단계나 회복 단계에서 진정 깊이가 과도하게 깊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감시 및 처치를 할 수 있는 인력, 시설 및 관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량 투여와 별개로 진정 및 진통제의 병합 요법 시 단순 첨가 효과(additive effect)가 아닌 상승 효과(synergistic effect, supra-additive effect)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단독 투여에 비해 용량을 감량하여야 한다. 또한 미국마취학회 신체상태분류(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classification) 3점 이상의 환자에서의 진정 시 용량을 감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 동맥압력수용기 반사(baroreceptor reflex) 손상, 호흡억제 등 심폐기능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정 계획 시 이에 대해서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 시판 약물의 약전 정보는 약학정보원(https://www.health.kr)에 공개되고 있어, 기본적으로 진정 시 개별 상한 용량에 대해서는 미리 파악을 하여 진정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중등도 이상의 진정을 요하는 시술이 확대되고 있으며, 기존 내과 영역의 시술뿐만 아니라 치과, 성형외과, 안과 등 기도관리와 시술 부위가 근접한 시술, 그리고 환자 감시에 어려움이 있는 영상의학과 시술 등이 도입되고 있다. 각종 중재 시술의 등장 이외에도 소아, 고령, 비만, 임산부 등 다양한 환자군에서의 진정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개별 진정 사례 간 진정 관리가 이질화되어 진정제 사용 용량 등을 일원적으로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별 학술단체에서 독자적인 진정 진료지침을 개발하여 사용해 왔으나,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2022년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 진단 및 치료 목적의 진정을 시행하는 대표적인 학회인 대한내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치의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학제적 중등도 진정 진료지침을 개발되어 제시한 바 있다[4].
위 권고안에서 검사 및 시술에서의 진정 진료지침에 대해서 국내 주요 진정 시행 학회 간의 의견 종합 및 근거 취합이 이루어졌으나, 시술 이외에도 중환자 관리 및 호스피스 완화 의료에서 역시 진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술 중 진정과 달리 중환자 진정에서는 진통진정(analgosedation) 및 최소 진정을 요구하는 등 각 진정에서의 목표도 달라, 다양한 진정 필요 상황에서 임상의로 하여금 각종 진정제 사용 및 진정 합병증에 대한 예방,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과 임상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의식 상실, 기억상실, 진통, 오심 및 구토 감소, 심폐기능 보존 등을 고려한 균형진정기술의 시행이 단일 진정 진통제로 달성하기 힘들어져 각종 진정제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게 되었다.
이에 이 논문에서는 현재 의료시장에서 흔하게 쓰이는 진정제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임상에서의 사용 시 염두 되어야 할 일반적 특성을 중심으로 기술하였으며, 자세한 약동학 및 약력학을 기술하기에는 내용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기에 생략하였다. 이하 제시된 진정 진통제는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서 제작한 통제어휘인 MeSH 시소러스(Medical Subject Headings thesaurus) 중 Pharmacological action 표목 하위 Anesthetics, Hypnotics and sedatives에 제시된 약물과 세계보건기구에서 개발한 국제적인 의약품 분류 코드인 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 System) 코드 중 N01A (General anesthetics), N05C (Hypnotics/sedatives), N02A, N02B (Analgesics)에 나열된 약물 중 임상 시판되며, 임상 현장에서 흔하게 쓰이는 약물을 선택하여 기술하였다. 마약성 진통제 및 비마약성 진통제의 동시 투약도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 논문의 주제와 다소 거리가 있어 제외하였다.

정맥, 피하 또는 근육주사용 진정제

1. 프로포폴

프로포폴(propofol)은 대표적인 정맥주사용 진정제로 신속하고 확실한 의식 상실을 유도하여 많은 진정에서 선택된다. 또한 ‘숙취’ 증상이 타 진정제보다 적으며, 빠른 회복과 연관되어 있어 진정 영역에서 선호되는 약물이다. 프로포폴의 진정 작용 효과는 높으나, 진통 효과는 미미한 편으로, 통증에 의한 움직임에 과도하게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에 의해 타 약물과 병용 투여를 하게 되는데, 많은 임상의가 프로포폴로 수면을 유도하기 전에 소량의 미다졸람을 투여하며, 미다졸람은 필요한 프로포폴 용량을 10% 이상 줄일 수 있다. 또한 프로포폴은 진통 작용이 있는 마약성 진통제,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 또는 케타민(ketamine)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부가적으로 프로포폴은 항소양 및 항구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외래 마취 분야에서도 흔하게 선택된다. 유도 단계에서 흥분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여 움찔거리는 근육의 반복적인 경련, 딸꾹질 등이 나타날 수 있어 통증회피 반응과 이를 감별하여 적정 진정 용량을 결정하여야 한다. 고용량 사용 시에는 항경련 작용이 있어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에도 사용하기도 한다.
프로포폴은 두 개의 아이소프로필기(isopropyl)로 치환된 페놀 고리로 구성되어 있는 약물로 주로 GABAA 수용체 결합을 통해 진정을 유도하나 화학적 구조 상의 이유로 프로포폴은 특정 벤조다이아제핀(benzodiazepine) 길항제인 플루마제닐(flumazenil)로 역전되지 않는다. 프로포폴의 지용성을 극복하기 위해 실온 보관이 가능한 대두유, 글리세롤(glycerol), 달걀 레시틴, 그리고 제품에 따라 중쇄 및 장쇄 중성지방 함유된 지질 유탁액(lipid emulsion) 형태로 정맥투여 하며[5],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주의해야 하나 통상적으로 달걀 알레르기는 흰자에 포함된 알부민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참고할 만하다. 이러한 프로포폴 제형에 의해 박테리아의 성장이 조장되기 때문에 약제 개봉, 준비, 취급 단계에서 멸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통상적으로 앰플을 연 후 6시간 이내에 프로포폴을 투여해야 한다.
프로포폴은 정맥투여를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지질 유탁액 제제 및 프로포폴 자체의 약성에 의해 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통상적으로 리도카인과 혼합 혹은 병용하여 사용한다. 다른 정맥진정제와 마찬가지로 프로포폴은 심혈관계 및 호흡억제제이며, 타 진정제에 비해 억제가 현저하기 때문에 노인 환자에게 적은 유도 및 유지 용량이 권장된다. 특히 간 및 간외 대사를 통하여 대사되며, 주로 소변으로 배설이 되나, 신장 외 배설 경로도 있어 간경변이나 말기 신장 질환에서 약물 제거의 영향이 적다. 외래 시술 환경에서 사용에 의해 내성이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제한된 기간 동안의 반복 투여 및 장기간 투여에 의해 프로포폴 요구량 증가가 일어난다. 또한 흔하지 않게 의존성이 발생하고 부적절 사용 사례에 의한 중독 및 사망 사례가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심혈관계 기능 저하와 내성 이외에도 프로포폴의 장기 사용 시 중성지방혈증, 췌장염 및 프로포폴주입증후군(propofol infusion syndrome)과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프로포폴주입증후군은 급성 불응성 서맥 및 무수축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으로 대사산증, 횡문근융해증, 고지혈증, 간 비대화, 급성 심부전을 동반한 심근병증, 고칼륨혈증을 동반할 수 있다. 4 mg/kg/h 이상의 프로포폴 주입과 48 시간 이상 주입하는 것과 관련되며 3시간의 소량 주입에도 발생한 사례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6].
프로포폴의 정맥투여 시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프로포폴의 전구체로 수용성인 포스프로포폴(fospropofol)이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승인이 이루어졌으나, 후속 연구에서 약리 연구에 대한 분석 미비로 철회되고 주입 시 회음부 감각 이상 및 소양증 유발이 되어 흔하게 사용되고 있진 않다. 최근 프로포폴 유사체인 시프로폴(ciprofol)의 임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시판 승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상태이다.

2. 바비튜르산염

바비튜르산염(barbiturate)은 프로포폴과 벤조다이아제핀이 마취 및 진정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마취 및 진정제이다. 바비튜르산염은 마취, 진정, 항경련, 수면, 금단(withdrawal) 치료, 항불안 등에 사용되었으나, 대체할 수 있는 타 약제의 편의성 및 안전성에 따라 그 사용이 감소하였다. 또한 진정 분야에서 쓰이던 대표적 4개 바비튜르산염인 아모바비탈(amobarbital), 메토헥시탈(methohexital), 세코바비탈(secobarbital), 티오펜탈(thiopental)은 좁은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로 전신마취 단계로 흔하게 이행되며, 장기간 진정 사용 시 중추신경계 억제가 일어나 진정 분야에서 사용이 기피되었다. 특히 마취 분야에서 바비튜르산염 중 가장 많이 유통되던 티오펜탈의 유럽 제약사들의 화학적 사형에서의 이용 반대 및 미국 내 판매금지에 따라 현재는 임상적 사용이 급격히 적어졌으나[7], 국내에서는 단일 제품(펜토탈소디움)으로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현재 프로포폴을 3세 미만 소아환자에게 허가사항 외 사용(Off-Label-Use)인데 반해, 티오펜탈은 소아에게 주의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되어 있는 등 아직 임상 및 제도적인 이유로 사용되고 있기에 바비튜르산염의 특성에 대해서는 파악을 하여야 할 것이다.
바비튜르산염은 바비튜르산의 유도체로서 벤조다이아제핀이나 프로포폴과 같이 주 작용부위는 GABAA 수용체이다. 프로포폴과 마찬가지로 플루마제닐로 역전되지는 않으며 진통 효과는 적다. 각 유도체별 화학적 구조에 따라 작용시간과 효과에 차이가 발생한다. 바비튜르산염는 역사적으로 약 2,500개의 유도체가 합성되었으며, 임상적으로 약 50개의 유도체만 사용되었다. 그 중 초속효성(ultra-short acting) 제제인 티오펜탈, 메토헥시탈을 비롯하여 속효성(short acting) 제제인 세코바비탈, 중간형(intermediate acting) 제제인 아모바비탈이 마취 및 진정 분야에 사용되었으며, 초속효성제인 티아밀랄(thiamylal)도 사용 보고가 있으나, 시장에서 티오펜탈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속효성 제제인 펜토바비탈(pentobarbital)과 중간형 제제인 페노바비탈(phenobarbital)도 중환자 진정에서 사용 보고가 있으나 흔하게 사용되진 않는다. 미국마취과학회에서 제시한 진정 가이드라인에서 등장하는 바비튜르산염은 메토헥시탈이 유일한데[8], 깊은 진정 단계를 목적으로 사용 가능하나, 전신마취에 준하는 인력을 준비하고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국내 유통제제인 티오펜탈, 펜토바비탈, 페노바비탈의 경우 항경련의 특성이 있어 기계환기를 하는 중환자 진정 중 뇌전증지속상태(status epilepticus) 시에만 사용하는 것을 권하는데, 높은 농도로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티오펜탈은 초속효성 제제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사용 시 높은 지질용해성, 높은 분포 부피 및 낮은 간 제거 속도에 의해서 많은 양이 조직에 축적되어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바비튜르산염은 메토헥시탈을 제외하고 뇌 활동을 저하시켜 뇌의 산소 요구량을 감소시킨다. 또한 뇌혈관을 수축시켜 뇌혈류량 및 두개 내 압력을 감소시켜 일반적인 경우 뇌관류압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경과, 신경외과 중환자의 진정 및 바비튜르산염 혼수(barbiturate coma) 유도 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뇌 색전증과 같은 국소 허혈(local ischemia)에는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보고되었으나, 심정지와 같은 전체 허혈(global ischemia)에는 근거가 희박해 임상가의 판단에 따라 투여를 해야 할 것이다. 메토헥시탈은 화학적 구조에 의해 항경련 효과가 없어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의 전기경련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황을 함유한 바비튜르산염인 티오펜탈의 경우 프로포폴과 비교하였을 때 비만 세포의 히스타민 방출을 유발할 수 있어 천식환자에서의 사용 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바비튜르산염은 민감한 개인에서 급성 간헐성 포르피리아 또는 정맥류 포르피리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용액의 안정화를 위해 알칼리성을 유지하는데, 젖산이 포함된 수액 및 로큐로니움(rocuronium)과 같이 산성을 띈 약물과 동시 주입 시 고체 상태의 염을 형성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티오펜탈은 혈관 외 유출에 따른 심각한 조직괴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주사 시 특별히 주의를 요한다.

3. 벤조다이아제핀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임상에서 마취, 진정, 수면유도, 항불안, 항경련, 중심성 근육이완 등 널리 사용되는 약물 범주이며, 타 진정 약물에 비하여 적은 혈역학적 영향과 완만한 발현 속도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빠르게 시장에 도입되었다. 벤조다이아제핀은 주로 GABAA 수용체를 통해 작용하며 직접적 진통 효과는 없다. 경쟁적 길항제인 플루마제닐로 역전 가능하나, 플루마제닐의 혈장 반감기는 1시간 정도로 벤조다이아제핀의 과량 투여 시 진정 효과가 다시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일반적으로 진정 및 마취에 이용되는 벤조다이아제핀은 디아제팜(diazepam), 로라제팜(lorazepam), 테마제팜(temazepam), 미다졸람(midazolam) 및 초단기 작용제로 개발된 레미마졸람(remimazolam)으로 기술한 순서대로 뒤로 갈수록 작용시간이 짧아진다. 테마제팜은 국내에 경구제로 유통되고 있으며, 디아제팜과 로라제팜은 작용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수용성인 미다졸람과 레미마졸람과 달리 지용성으로 주사 시 통증과 정맥염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어, 최근 시판되는 레미마졸람의 등장 전에는 미다졸람이 진정제로써 대부분 선택되었다. 레미마졸람은 2020년 일본, 중국, 한국에서 전신마취 허가, 2020년 미국에서 성인의 시술 시 진정 허가, 2020년 유럽에서 코로나바이러스병-19 중환자 진정에 동정적으로 사용이 승인되었으며, 2021년 국내 및 유럽에서 시술 시 진정도 허가되었다. 비교적 최근인 2023년 4월 유럽에서 역시 전신마취에서의 사용을 허가 받아 향후 많은 사용이 예상되고 있다[9].
미다졸람은 비강, 구강, 설하, 근육 및 정맥경로 사용 가능하며, 디아제팜과 로라제팜에 비하여 빠른 작용 속도로 오랜 기간 진정제로써 벤조다이아제핀을 사용하는 경우 선택되어 왔다. 하지만 작용발현 시간이 정맥투여 시 3-5분, 근육주사 시 15-30분으로, 프로포폴이나 에토미데이트(etomidate) 혹은 티오펜탈 등의 의식 상실 속도와 비교하여 느리지만 최근 등장한 레미마졸람은 정맥주사 시 1-3분으로 비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와 비교할 만한 수준이다. 벤조다이아제핀은 선행성 기억 상실의 효과가 있으며, 역행성 기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에 의해 수술 전 처치를 통해 불안을 감소하는 데 쓰거나, 시술 시 최소 진정에 사용되는데, 최소 진정 시 발음 장애 혹은 시술에 대한 적절한 깊이를 일차적으로 달성하는 용량 조절점으로 간주한다.
벤조다이아제핀은 간에서 글루쿠론산화되어 수용성 대사물이 되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간 및 신장 기능 환자들은 지속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레미마졸람은 혈장의 비특이 에스터라아제에 의하여 분해되어 간 및 신장과 관계없이 축적이 되지 않는 효과가 있으며, 진정 및 마취 깊이와 용량의존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현재 프로포폴과 비교하여 임상적 이득이 있는지는 연구단계에 있다.
벤조다이아제핀은 프로포폴에 비하여 호흡기 억제는 덜하나, 과용량, 타 호흡억제제와 병합투여 및 고령, 동반질환 등이 있을 경우 기도폐쇄와 호흡억제가 일어날 수 있어, 호흡에 대한 감시는 필수적이다. 또한 벤조다이아제핀의 장기 진정 시 고려할 점은 섬망 발생에 대한 고려인데, 이는 2018년 미국중환자의학회의 통증, 초조 및 섬망 가이드라인(pain, agitation/sedation, delirium, immobility [rehabilitation/mobilization], and sleep [disruption]; PADIS guideline) 중환자 진정 시 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에 비해 비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가 섬망이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권고에 의함이다[10].
레미마졸람을 제외한 벤조다이아제핀은 사이토크롬 P450의 대사와 관여되기 때문에 시메티딘(cimetidine), 아졸계 항진균제, 오메프라졸(omeprazole), 플루복사민(fluvoxamine) 등의 약물에 의해 작용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또한 마약성 진통제, 프로포폴, 티오펜탈은 벤조다이아제핀과 상승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4. 케타민

케타민은 마취, 진정 및 저용량에서의 수술 후 통증 조절 및 만성통증치료에서 사용되며 최근에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케타민은 펜사이클리딘(phencyclidine) 유도체 중 부작용이 제일 적어 현재 유일하게 진정 및 마취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케타민은 주로 N-methyl-D-aspartate (NMDA) 수용체의 대항 작용(antagonistic effect)을 통해 작용하며 변연피질(limbic cortex)에서 감각 자극을 기능적으로 분리시켜 입력된 감각과 상응하지 않는 반응(눈뜨기, 삼키기, 근육수축 등)을 보이게 한다. 이러한 작용을 해리성 마취(dissociative anesthesia)라고 하는데, 이는 타 진정 마취제와 구분되는 케타민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케타민은 두 개의 광학이성질체인 S(+ ) 케타민과 R(-) 케타민이 라세믹 혼합물로 공급되고, 각각의 수용체들에 대한 생리적 활성도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라세믹 케타민의 환각 유발 효과가 R(-) 케타민에 기인한다는 보고에 따라 항우울제로써의 S(+) 케타민 비강 분무제가 사용되고 있다.
케타민의 해리성 마취 및 진정이 타 진정 마취제와 달라 사용자로 하여금 환자가 마치 의식이 있는 듯 인식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진정 및 마취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케타민은 진정 효과 이외에도 프로포폴, 벤조다이아제핀 및 에토미데이트와 달리 진통 효과를 지니고 있어[11], 의식 상실, 진통 및 기억 상실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는 면에서 이상적인 진정 마취제에 가깝다고 간주된다. 또한 정맥, 근육, 경피, 비강 및 구강을 통해 투여 가능하며, 타진정 마취제에 비해 호흡억제 및 혈압저하가 현저하게 적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특성에 의해 수술실 외에 시행되는 소아 환자의 진정 및 응급실에서의 사용에 적합한 진정 마취제로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진통 효과가 있어 마약성 진통제와 병용 시 마약성 진통제를 감량하여 부작용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반복 투여 및 고용량 투여 외의 경우에는 교감신경항진에 의해 심박출량, 심박수 및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안압 및 두개내압이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프로포폴, 벤조다이아제핀 등의 병합 사용으로 완화할 수 있으나, 관상동맥 질환 및 비조절 고혈압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 뇌동맥류 및 대동맥류, 외상성 뇌손상 및 안압 증가 시의 사용은 금기해야 하며 부득이 하게 사용할 경우 각별하게 주의해야 할 것이다.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으나 타액이 증가할 수 있어 천식 및 기도과민 환자에서의 사용에 유의해야 하며, 타액 증가는 항콜린제에 사용으로 경미화할 수 있다. 각성 시 환각 경험, 악몽 경험 및 불쾌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소아 환자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기상 반응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조현병과 같이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주의하여 사용해야 하며, 벤조다이아제핀의 전처치는 이러한 반응을 막는 데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어 병용 투약이 임상에서 흔하게 이루어진다. 간에서 대사되어 신장으로 배설되며, 장기간 반복투여 시 간독성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간경화 시 주의하여 사용해야 한다.

5. 덱스메데토미딘

덱스메데토미딘은 동물약으로 쓰여지는 메데토미딘(medetomidine)에서 활성형인 Dex 광학이성질체를 분리한 제제로 클로니딘(clonidine)과 같은 α2-아드레날린 작용제(α2-adrenergic agonist)이다. 임상에서는 진정, 마취 및 진통에 사용되며, 호흡억제와 심혈관계 억제가 적은 특징이 있어, 1999년 미국 FDA에서 중환자실 기계환기 환자의 초기 및 진정 유지와 성인에서의 수술 및 시술 시 진정 적응증이 허가되었고, 2010년 국내에서 역시 중환자실 및 수술 및 시술 시 진정에 허가가 되어 임상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12].
덱스메데토미딘은 진정 효과 이외에도 진통 효과가 있어 전신마취제의 보조제로 사용되며, 특히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는 널리 보고되고 있다[13].
덱스메데토미딘의 투여 시 일반적으로 심박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고혈압 혹은 저혈압이 나타나며, 용량의존적인 변화를 보인다.
호흡기의 억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아, 최근 중환자실 기계환기 프로토콜에 포함되는 자발호흡 회복, 의식하 광섬유 기관삽관 및 각성하 뇌수술 등에 적합한 약물로서 선택된다. 또한, 덱스메데토미딘은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sleep,NREM sleep)과 유사한 뇌파를 유도하여 수면 질을 개선한다는 보고도 있어, 기계환기 적용 환자 외의 중환자에서도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덱스메데토미딘은 타액분비 감소 효과가 알려져 있어, 앞서 말한 시술 및 수술에서의 불편감 감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덱스메데토미딘의 진정 및 마취는 용량의존적이나 진정 용량에서 사용 시 방치하면 진정 상태가 되며 자극 시 쉽게 각성되는 각성 진정(arousal sedation) 혹은 협력 진정(cooperative sedation)이라는 타 진정제와 구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의해 중환자 진정 시 비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의 대체 약물로 선택되기도 하는데, 현재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기계환기 전체 기간 동안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며, 중환자실 환경에서 중등도 이상의 진정이 필요한 경우엔 단독 사용보다는 타 진정제 병합 요법 및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덱스메데토미딘에 의해서 유발되는 서맥은 사용 시 주의를 요하는데 심부전, 베타길항제 등의 환자에서는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할 것이다. 덱스메데토미딘은 간에서 대사되어 대부분의 대사물이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간부전 환자에서는 진정 지속시간이 연장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덱스메데토미딘의 역전제는 메데토미딘의 역전제인 아티파메졸(atipamezole)이 있는데 동물약으로써 시판되고 있으나, 사람에서의 사용은 허가되지 않았다.
덱스메데토미딘의 투여 방법은 정맥투여만이 허가되어 있으나 근육주사와 비강분무법이 보고되었다. 특히 비강분무법은 소아 진정 영역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 추후 관심을 요하는 용법이다[14].

6. 에토미데이트

에토미데이트는 카르복실화 이미다졸(carboxylated imidazole) 유도체로 주로 GABAA 수용체에 결합하고, 망상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를 억제하여 진정 및 마취 작용을 나타내는 제제이다. 타 진정제와 구조적 유사성은 없으며 진통 작용은 거의 없으며, 추체외로의 일부를 억제하여 환자의 30-60% 정도에서 간대성근경련(myoclonus)을 보인다.
에토미데이트는 정맥으로만 투여 가능하며, 벤조다이아제핀 중 디아제팜 및 로라제팜과 동일하게 유기용매제인 프로필렌 글리콜(propylene glycol)로 용해된 무색 제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주입 시 정맥주사 통증이 심해 프로포폴과 같이 리도카인과 혼합 및 병용하여 사용한다. 또한 지속 주입 시에는 프로필렌 글리콜 중독이 보고되어 있기 때문에 유의를 요한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프로포폴과 같은 지질 유탁액 형태의 제제가 도입되었고,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단일 품목인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는 지질 유탁액 형태의 제제이다.
에토미데이트는 간과 혈장 에스터라제로 인하여 비활성 대사산물로 빠르게 가수분해되고 주로 소변으로 배출된다. 또한 단독 투여 시 프로포폴과 티오펜탈에 비교할 만한 진정 발현을 유도하지만, 심혈관계나 호흡계에 대한 억제작용이 적으며 무호흡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정도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진정 영역에서의 연구가 활발하게 보고되었으며, 2024년 현재 프로포폴과 미다졸람과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이 아니기에 개원가에서 사용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술하였듯 간대성근경련이 많이 발생하여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고, 후두경련에 의한 호흡마비의 발생도 가능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전신마취 유도제로서만 허가하였고[15], 2020년 대한소화기내시경 학회에서도 일반 진료 목적의 진정에서의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 바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진정 용량 사용 시 프로포폴이나 티오펜탈보다 경련 문턱값(역치, threshold)를 덜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어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의 경련지속시간 증가시키는데 우수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또한 뇌혈류 및 두개내압을 감소시키는데 비해 심혈관계 영향이 적어 뇌혈류압은 잘 유지되며 뇌파의 돌발파억제(burst suppression)을 유도하는 고용량에서는 뇌의 산소소모량 또한 감소시키기 때문에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 사용에서의 이점이 연구되었다. 하지만 중환자에서의 지속 주입 시 부신피질호르몬 억제를 유발하여 사망률 증가가 보고되었으며, 단일 투여에서 역시 명확하지는 않으나 부신피질호르몬의 억제가 보고되었기 때문에 중환자 진정에서의 사용이 감소하였다. 에토미데이트는 또한 수술 후 구역 및 구토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수술 후 구역 및 구토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연구 영역에서는 기존 에토미데이트의 단점인 간대성경련, 부신피질호르몬 억제 및 수술 후 구역 및 구토를 보완하기 위하여 methoxycarbonyl etomidate, carboetomidate, methoxycarbonyl-carboetomidate, cyclopropyl-methoxycarbonyl metomidate 및 dimethyl-methoxycarbonyl metomidate과 같은 여러 새로운 제제가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 사람 대상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경구, 직장 내 또는 흡입 투여용 진정제

앞서 소개한 진정제는 임상에서 보통 정맥투여 및 피하, 근육주사로 투여되는 주사약제인 데 반해, 주사를 사용하기 힘들거나 다른 임상적 목적 하에 경구, 직장 내 투여 및 흡입을 통하여 투여되는 진정제도 현재 사용되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1. 클로랄 하이드레이트

클로랄 하이드레이트(chloral hydrate)는 1832년 Justus von Liebig에 의해서 합성되어 1869년 이후 진정 목적으로 사용된 약물이며, 경구 및 직장 경로로 투여 가능하고, 1872년에 Pierre-Cyprien Oré에 의해 동물 및 사람 정맥마취에도 사용한 기록이 있다. 당시 경구 및 직장 경로로 투여되던 타 진정제에 비교하여 성공률 및 부작용 측면에서 이점이 있어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에 걸쳐 흔하게 사용되어왔지만, 점차 바비튜르산염과 벤조다이아제핀에 의해서 대체되었다. 또한 오랜 사용 경험에서 용량 오류, 과도한 진정 및 정맥투여 사고 등이 일어났고, 기도폐쇄 및 호흡억제, 저혈압, 부정맥 및 장기간의 진정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동물 실험에서 발암성이 보고되면서 현재 미국 FDA와 유럽 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에서 의료적 목적으로 승인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1938년 이전 사용되던 약은 안전성에 대해 FDA 승인없이 사용 가능하였으므로, 이미 시장에서 많은 사용이 이루어졌으며 관련 사용 지침까지 만들어져 현재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를 진정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직까지 단일 제품으로는 포크랄 시럽이 유통되어 소아 대상의 진단적 시술 시 진정 및 치과 시술 시 진정에 경구용 진정제로써 사용되고 있다. 2016년 대한소아마취학회에서 발간한 소아진정가이드라인에서도 클로랄 하이드레이트의 사용을 소개하고 있으나, 진정 실패 시 약물 용량을 증량하는 것이 아닌, 타 약제를 시도하거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의 자문을 구하도록 권고한다[16]. 클로랄 하이드레이트의 진정 실패율은 13-33% 정도로 보고된다.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는 5 g 및 10 g 사용에서의 사망 사례가 보고되었고, 현재 최대 용량은 120 mg/kg 또는 2 g으로 권고되고 있기 때문에 사용 시 상한 용량을 확인하고, 진정 실패 시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로 재시도하지 않도록 한다.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는 소화관으로 흡수 후 간과 적혈구에서 빠르게 트리클로로에탄올(trichloroethanol)로 대사된 후 이후 간에서 glucuronic acid와 결합하여 소변으로 배출된다. 클로랄 하이드레이트와 주요 대사물인 트리클로로에탄올에 의해 진정 작용을 일으키며 진통 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용 메커니즘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GABAA 수용체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하나의 증례에서 클로랄 하이드레이트 과다복용 시 플루마제닐로 역전한 케이스가 있어 사용 시 참고할 만하다[17].
일반적으로 클로랄 하이드레이트의 맛이 맵거나 쓰다고 호소하며 소화기계를 자극하기 때문에 진정 시 구토가 잦아 이에 대해 대비하여야 하며, 간부전 및 포르피린증에서의 사용은 금기되고 있다.

2. 흡입마취제

흡입마취제(inhalation anesthetics)는 마취 분야에서 가장 흔하고 오랜 시간 동안 전신마취 유지에 사용되어 왔다. 이는 흡입마취제의 투여 및 제거가 호흡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마취심도를 신속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특성에 의함이다. 또한 흡입마취제의 물리화학적 특성, 약리적 특성이 잘 밝혀져 있으며, 이에 따라 흡입마취제의 농도와 마취심도와의 관계도 비교적 잘 밝혀져 있어, 다양한 수술에서 흡입마취제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특성에 의해 진정분야에서도 흡입마취제가 차용되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임상적 사용은 치과 시술에서의 경비마스크(nasal mask, nasal hood)를 통해 주입하는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N2O)를 이용한 진정과 중환자 진정 분야에서의 할로겐화 에테르 흡입마취제인 세보플루란(sevoflurane), 아이소플루란(isoflurane), 데스플루란(desflurane)의 사용이다.
역사적으로 할로탄(halothane), 엔플루란(enflurane), 클로로포름(chloroform) 등 많은 흡입마취제가 합성되고 사용되었으나, 폭발성, 심장독성, 간 및 신장독성에 의해서 사용이 감소하였고, 또한 빠른 마취 유도, 회복에 대한 요구 및 경제성에 의해 임상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흡입마취제는 몇 가지로 추려지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술하였던 아산화질소, 세보플루란, 아이소플루란, 데스플루란 총 4종류의 흡입마취제가 유통되고 있다.
흡입마취제의 사용에 있어 농도의 설정과 감시를 위한 장치는 정맥마취제에 비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개발되었다. 이 때문에 흡입마취제의 농도와 마취심도에 대한 상관관계가 빠르게 조사되었다. 현재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상관지표는 최소폐포농도(minimum alveolar concentration, MAC)이며, 정의는 피부절개 등 표준자극에 50%의 환자군이 움직이지 않을 때의 폐포 속 마취제의 농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MAC는 흡입마취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환자의 연령, 상태 및 동반질환 등에 따라 변화된다. 이러한 MAC은 연구자 및 임상가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일반적으로 기억 소실을 일으키는 농도는 0.25 MAC, 의식 소실을 일으키는 농도는 0.5 MAC으로 알려져 있는 등 진정 및 마취심도에 따른 환자 반응에 대한 흡입마취제 농도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신마취에서 흡입마취제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져 있는 데 비해 진정에서의 사용은 비교적 최근 도입되었기 때문에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적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용하는 흡입마취제의 독성, 부작용 및 합병증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환자에게 가해지는 위해를 줄일 수 있다.
동물 실험에서 흡입마취제의 신경독성이 있음이 관찰됨에 따라, 소아에서의 흡입마취제 사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현재 사람에서의 단기간의 흡입마취제 노출이 신경독성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입증은 논란이 있으나, 불필요한 진정 및 마취 행위는 피해야 할 것이다. 흡입 마취제가 신경독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제안되었음에도, 이들은 허혈 및 재관류 손상에 대한 신경 및 심장 보호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에 의해 할로겐화 에테르 흡입마취제인 세보플루란, 아이소플루란, 데스플루란이 관상동맥수술을 받은 환자에서의 기계환기 시 진정에 사용되었으나, 이들 약제는 현재 국내에서는 해당 적응증이 승인되지 않아, 연구적 목적으로 사용 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흡입마취제 진정요법의 급여기준에 대한 고시가 2020년 8월 발표되었는데, 급여 횟수는 환자 당 최초 1회, 최대 96시간의 기간만이 인정되므로 사용 시 참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흡입마취제가 염증성 폐 손상에 대해 보호 작용 및 기관지 확장 효과가 알려져 있어, 코로나바이러스병-19 폐렴 환자에서의 사용이 보고된 바 있다.
아산화질소의 사용이 수술 후 오심 및 구토를 일으키기 때문에 전신마취 영역에서는 사용이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치과 진정에서는 꾸준하게 사용이 보고되고 있다. 치과 진정의 특성 상 반복적인 진정을 요할 경우가 있는데, 아산화질소의 장기간 사용 시 vitamin B12 및 DNA 합성에 영향을 주어 골수억제에 따른 거대적혈모구빈혈(megaloblastic anemia) 및 말초신경염을 일으킬 수 있어 유의를 요한다. 사용 중 주의해야 할 점은 아산화질소는 혈액 내 질소보다 용해성이 35배 높기 때문에 체내 공기가 포함된 무효공간(사강, dead space)에 빠르게 확산되어 해당 공간에 더 많은 기체가 유입되게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흉, 공기색전증, 장팽창을 동반한 급성 장폐쇄, 두개, 안구, 중이 등의 폐쇄 및 잔존 공기의 존재 등에서 사용 금기로 간주된다. 또한 진정 종료 후 아산화질소가 폐포에 빠르게 확산되어 폐포 내 산소 농도를 감소시키는 확산성 저산소증(diffusion hypoxia)이 발생하므로 회복 시 추가적인 산소를 공급하도록 한다.
할로겐화 흡입마취제의 전신마취 시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악성고열증 및 간염, 신장독성에 대해서는 진정 관리 시에도 마찬가지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맥진정제에 비해 QT 간격 연장 및 아이소플루란 및 세보플루란의 신장 혈류량 감소 등 역시 진정 관리 시 고려해야 한다.
최근 흡입마취제의 환경에 대한 영향 및 지속 가능한 의료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아산화질소와 할로겐화 흡입마취제는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며, 오존층을 손상시킨다. 이 때문에 2023년 미국마취과학회에서는 지속가능한 마취를 위해, 가능할 경우 부위마취, 정맥마취 고려 및 흡입마취 시 저유량 마취를 권고하고 있다[18].
최근 기계 환기를 받는 중환자의 진정에 도입된 할로겐화 흡입마취제의 주입은 전통적인 기화기(vaporizer)를 사용한 마취기에서의 주입과 달리 AnaConDa (Sedana Medical, Uppsala, Sweden)나 Mirus (Pall Medical, Dreieich, Germany)와 같은 소형 기화기(mini-vaporizer)를 사용하여 기존 중환자실의 인공호흡기에 부착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마취기는 이산화탄소 흡수제를 이용한 폐쇄순환식 마취(closed circuit general anesthesia)이므로 신선가스유량을 줄이고 흡입마취제 소모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반해, 소형 기화기는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부착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가스유량을 줄이지 못하여 고유량 진정을 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이는 전술하였던 지속가능한 마취에 반하여 최근 관심이 대두되는 환경 문제와 상충하기 때문에 향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진정의 깊이는 진정제 외에도 중재 시술의 통증 자극 및 환자의 상태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시술 및 환자에 따른 진정 용량 및 사용법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각 임상의사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시술에서 안전하고 성공적인 진정을 위해서는 해당 시술의 진정에 대해 기술한 문헌을 잘 참고해야 할 것이며, 참고 근거가 적을 경우에는 각 진정제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용량을 적정하여 진정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ement

The author thanks deeply to the members of Kore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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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등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진정제들의 특성과 유의점에 대하여 최신 문헌을 정리한 논문이다. 진정제는 종류가 다양하고, 경도의 심혈관계 저하부터 호흡억제까지 크고 작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임상 현장에서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진정제 선택과 투여에 앞서 약제별 약리 기전과 임상 효과를 충분히 이해한 뒤 개별 환자에 따라 신중하게 진정제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이 논문에서는 진정제의 종류별로 주된 사용 환경과 예상 효과를 구분하여 설명하고, 실제 임상 상황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최근 주목받는 진정제와 진정 기법을 포함하여 진정제 사용에 대한 최신 지침을 잘 정리하고 있어, 여러 임상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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