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약물치료의 최신지견
Recent advances in the pharmacological treatment of obesity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Obesity is a chronic disease associated with substantial health consequences, including cardiovascular disease, type 2 diabetes, and certain cancers. Although lifestyle modifications remain foundational to treatment, pharmacotherapy has become a crucial strategy, particularly for patients unable to achieve sustained weight loss. This review aims to provide an updated overview of long-term anti-obesity medications, discussing their mechanisms of action, efficacy, safety profiles, clinical applicability, and future perspectives on emerging therapeutic agents.
Current Concepts
Recent pharmacological advancements have substantially transformed obesity management. Glucagon-like peptide-1 (GLP-1) receptor agonists such as semaglutide (2.4 mg) and the dual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GLP-1 receptor agonist tirzepatide (15 mg) have demonstrated significant weight loss effects (15–21%) and have shown benefits across various obesity-related comorbidities, including type 2 diabetes, cardiovascular disease, and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Additionally, investigational agents such as CagriSema, retatrutide, and oral GLP-1 receptor agonists hold promise for enhanced efficacy and improved patient convenience. These developments underscore a shift toward personalized, mechanism-based pharmacotherapy.
Discussion and Conclusion
Despite encouraging outcomes, significant challenges remain. Issues such as weight regain after discontinuation, limited long-term safety data, and access barriers due to high treatment costs continue to present obstacles. In Korea, the absence of insurance reimbursement for most anti-obesity medications severely restricts patient access, even among high-risk populations. Given the recognition of obesity as a chronic, relapsing disease, treatment strategies should incorporate the individual patient's comorbidity profile and personal needs. Alongside pharmacologic advancements, healthcare policies must evolve to ensure equitable medication access and optimize clinical outcomes.
서론
1. 배경
비만은 단순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닌 만성질환으로, 고혈압, 2형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지방간, 폐쇄수면무호흡, 골관절염, 암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1]. 국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38.4%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사조절, 운동, 행동치료를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장기적인 체중 감량 및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의 장기 추적 연구들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체중의 장기적인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3,4]. 체중 감소 후 나타나는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leptin)의 감소와 식욕촉진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증가, 그리고 기초대사량 감소 등의 생리학적 적응 현상으로 인해 체중이 재증가하여, 대개 1년 이내에 감량된 체중의 1/3–2/3가 회복되고 5년 이내에는 95% 이상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6]. 따라서, 비만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약물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최근의 연구들은 비만 약물치료의 우수한 장기 효과와 동반질환 개선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2. 목적
이 논문에서는 현재까지 승인된 장기 사용 가능한 비만 치료제인 orlistat, naltrexone/bupropion, phentermine/topiramate, liraglutide, semaglutide, tirzepatide의 작용 기전, 임상 연구 결과, 용법 및 부작용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향후 출시 예정이거나 연구 중인 주요 약제들에 대해 알아보며, 동반질환에 따른 최적의 약제 선택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비만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약물치료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비만 약물치료의 기본 원칙
비만 치료에 있어 약물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2024)에 따르면, 약물치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따른다[7]. (1)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식사치료, 운동치료 및 행동치료이며, 약물치료는 이들에 부가적으로 사용한다; (2)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25 kg/m² 이상인 성인에서 비약물치료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3) 장기간의 체중 관리를 위해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승인된 약제를 사용한다; (4) 유지 용량의 비만 치료약제를 투여한 후 3개월 내에 5% 이상의 체중 감량이 없다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한다.
특히,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환자의 동반질환, 기존 약물 복용력, 금기사항 등을 고려하여 개인화된 약물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비만은 만성질환이므로, 효과적인 경우 약물치료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승인된 장기 사용 가능한 비만 치료제
1. Orlistat
Orlistat는 위와 췌장의 지방분해효소(lipase)를 억제하여 섭취한 지방의 약 30%가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도록 함으로써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7,8]. 이 과정에서 지방분해효소의 활성 부위인 세린 잔기에 공유결합하여 중성지방 분해를 방해한다. 1년간 사용 시 위약군에 비해 평균 2.6 kg의 추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달성할 확률은 약 2.7배 높았다[9]. XENical in the prevention of diabetes in obese subjects (XENDOS) 연구에서는 orlistat 4년간 사용 시 위약 대비 약 2.8 kg의 추가 체중 감소를 유지했으며, 당뇨병 발생 위험을 37% 감소시키는 효과도 보여주었다[10]. 또한 저밀도지단백질-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혈압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 효과도 있다.
Orlistat는 120 mg을 1일 3회, 식사와 함께 또는 식사 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한다[7,8,11].
주로 소화기계 증상으로 지방변, 유상반점변, 방귀, 변실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은 지방 섭취량에 비례하여 빈번하게 나타나며, 복용을 지속하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7,8,11]. 지용성 비타민 흡수 감소를 고려하여 종합비타민제를 취침 전 또는 약물 투여와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만성흡수불량증후군이나 담즙 울체가 있는 환자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드물게 간 손상이 보고될 수 있으므로 투약 후 간기능 이상 징후가 있을 때는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고수산뇨증이나 수산칼슘 신장결석 병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2. Naltrexone/bupropion extended-release
Naltrexone/bupropion은 이중 기전을 통해 식욕을 억제한다[7,8,12]. Bupropion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시상하부의 프로오피오멜라노코틴(proopiomelanocortin, POMC) 뉴런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α-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이 분비되어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elanocortin-4 receptor)를 자극함으로써 식욕 억제 및 에너지 소비 증가를 유도한다. 그러나 POMC 뉴런은 μ-아편양 수용체(μ-opioid receptor)가 있어 β-엔도르핀(β-endorphin)을 통해 자가 억제 피드백을 받는데, naltrexone은 이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이 피드백을 차단하여 POMC 활성을 지속시킨다. 이러한 기전은 음식에 대한 갈망과 보상감을 줄여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Contrave Obesity Research (COR)-I 연구에서는 naltrexone/bupropion 32/360 mg을 56주간 투여한 결과, 평균 체중이 위약군의 1.3% 감소에 비해 6.1% 감소하여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고,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도 위약군 16%에 비해 48%로 유의하게 높았다[13]. COR-II 연구에서도 56주 후 위약군의 1.2% 체중 감소에 비해 투여군에서는 6.4%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효과도 함께 나타났다[14]. COR-Behavior Modification (BMOD) 연구에서는 약물 투여와 함께 집중적인 행동 수정 프로그램을 병행했을 때 56주 후 평균 9.3%의 체중 감소가 관찰되었고, 이는 위약+행동 수정군(5.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15]. 5% 이상(66.4%) 및 10% 이상(41.5%)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각각 위약군보다 23.9%p, 21.3%p 더 높았다. 한편,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R-Diabetes (DM) 연구에서는 위약군 대비 약 3.7%의 추가 체중 감소와 함께 당화혈색소가 평균 0.5% 감소하였다[16].
용법은 1주 차에 오전 1정으로 시작하여, 2주 차에는 오전 1정과 오후 1정을, 3주 차에는 오전 2정과 오후 1정을 복용하며, 4주 차부터는 오전 2정, 오후 2정으로 증량한다(총 32/360 mg/일) [7,8,11].
주요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변비, 두통, 어지러움, 불면, 구강건조, 혈압 상승, 다한증, 심계항진 등이 보고되었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금기이며, 발작장애 또는 발작 병력이 있는 환자, 양극성 장애, 중추신경계 종양, 최근 알코올 또는 벤조디아제핀 중단 이력, 아편유사제 의존성 환자에게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7,8,11]. 또한 모노아민산화효소 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최근 14일 이내에 복용한 환자에게도 금기이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심박수와 혈압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간기능 또는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3. Phentermine/topiramate controlled-release
Phentermine/topiramate는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7]. Phentermine은 교감신경 자극제로, 시상하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하며, 도파민 및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효과도 일부 갖는다. Topiramate는 원래 간질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로, gamma-aminobutyric acid (GABA) 수용체의 활성화,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길항, 탄산탈수효소 억제 등의 복합 작용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며, 미각 변화를 유발하여 음식 섭취에 대한 만족감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이나, 체중 감소 기전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두 약물의 병용은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해 상승 효과를 나타내며, 서방형 제제 형태로 부작용은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EQUIP 연구에서는 BMI 35 kg/m² 이상인 환자에서 56주 후 phentermine/topiramate 15/92 mg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10.9%의 추가 체중 감소를 보였다[17]. CONQUER 연구에서는 비만과 동반질환(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전단계 또는 당뇨병, 복부비만)을 앓는 환자들을 2:1:2의 비율로 위약군, 중간 치료 용량군(7.5/46 mg), 최대 치료 용량군(15/92 mg)으로 각각 무작위 배정하였다. 56주의 연구 종료 시점에서 중간 및 최대 치료 용량군에서 각각 위약 그룹 대비 6.6% 및 8.6%의 유의한 체중 감소가 확인되었다[18]. SEQUEL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 효과가 108주까지 지속됨이 확인되었다[19]. 고용량(15/92 mg) 투여 시 평균 체중 감소는10.5%로, 위약군 대비 9.8%p 더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또한, 심혈관 위험인자, 폐쇄수면무호흡의 개선 및 2형당뇨병 발생 예방 효과도 함께 관찰되었다. 특히 당뇨병전단계 또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고용량 투여 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위약군 대비 78.7% 감소하였다[20].
용법은 3.75/23 mg 1일 1회로 시작하여 2주간 유지한 후, 7.5/46 mg으로 증량하여 12주간 복용한다. 이 기간 동안 체중 감량이 3% 미만이면 용량 증량 또는 치료 중단을 고려한다. 이후 11.25/69 mg을 2주간 복용하고, 최대 용량인 15/92 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한다[7,8,11].
부작용으로는 감각이상, 미각이상, 기분장애, 수면장애, 인지기능 관련 문제, 혈액검사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7,8,11]. 녹내장, 갑상선기능항진증, 심혈관계 질환, 중등도-중증 고혈압, 폐동맥고혈압,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의 환자 등에서 사용이 금기이다. Topiramate는 태아 구개열 발생 위험이 있어 임신 중 사용이 금기이며, 가임기 여성은 효과적인 피임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또한, 중등도 신기능 또는 간기능 장애 환자에서는 7.5/46 mg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약물 중단 시 발작 가능성이 있으므로 점진적인 감량이 필요하다.
4. Liraglutide 3.0 mg
Liraglutide는 glucagon-like peptide-1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시상하부 궁상핵의 POMC/cocaine- and amphetamine-regulated transcript (CART) 뉴런을 직접 자극하고, GABA 신경전달을 통해 식욕 촉진 뉴런을 간접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7,8,21,22]. GLP-1은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으로, 식후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Liraglutide는 인체 GLP-1과 97%의 아미노산 서열 동일성을 가지며, 혈장 내 dipeptidyl peptidase-4 (DPP-4) 효소에 의한 분해에 저항성을 갖도록 설계되어 반감기가 약 13시간으로 연장되었다. 중추신경계에서 GLP-1 수용체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위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증가시키며, 췌장 베타세포에서는 포도당 의존적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glucagon)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낸다.
Satiety and Clinical Adiposity–Liraglutide Evidence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연구에서, 56주간 liraglutide 3.0 mg투여 시 평균 체중이 8% (8.4 kg) 감소하여 위약군 대비 5.4%p 추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64%, 10% 이상은 33%로 나타났다[23].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연구의 3년 추적 분석에서 liraglutide 3.0 mg은 당뇨병전단계에서 2형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위약 대비 79% 감소시켰다[24]. SCALE Maintenance 연구에서는 저칼로리 식이로 체중을 감량한 후 liraglutide를 추가한 환자들에서 위약군 대비 체중 유지 효과가 우수함을 보여주었다[25].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CALE Diabetes 연구에서는 liraglutide 3.0 mg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4.0%의 추가 체중 감소와 함께 당화혈색소 1.3% 감소 효과를 보였다[26]. 당화혈색소 수치는 대조군 대비 0.93% 더 낮았고 이상지질혈증의 개선도 확인되었다. 폐쇄수면무호흡 환자를 대상으로 한 SCALE Sleep Apnea 연구에서는 liraglutide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4.2%의 추가 체중 감소와 함께 무호흡-저호흡지수(apnea-hypopnea index, AHI)가 12.2회/시간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27]. Liraglutide Effect and Action in Diabetes: Evaluation of Cardiovascular Outcome Results (LEADER) 연구에서 liraglutide 1.8 mg이 심혈관질환 고위험 2형당뇨병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MACE) 발생을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이는 liraglutide의 대사질환 동반 환자에서의 심혈관 보호 가능성을 시사한다[28].
용법은 시작 용량으로 0.6 mg 1일 1회 피하주사하고, 매주 0.6 mg씩 증량하여 최대 3.0 mg까지 투여한다[7,8,11].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변비, 소화장애, 복통, 두통, 어지럼증, 피로, 담석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7,8,11]. 갑상선수질암 및 2형다발내분비샘신생물(multiple endocrine neoplasia type 2)의 병력 또는 가족력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 금기이며, 췌장염, 담석증, 담낭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해당 증상 나타날 경우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저혈당 위험에 유의해야 하며, 특히 인슐린이나 설포닐유레아와 병용 시 위험이 증가하므로 용량 조절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5. Semaglutide 2.4 mg
Semaglutide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liraglutide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나 혈중 반감기가 더 길어 주 1회 투여가 가능하다[7,8,29]. C-18 지방산 사슬과 스페이서를 포함한 디아실화된 측쇄를 가지며, 알부민과의 강한 결합을 통해 DPP-4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과 약 일주일의 반감기를 확보하였다. 이러한 약동학적 특성으로 liraglutide보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작용 기전은 시상하부 궁상핵과 외측 시상하부의 GLP-1 수용체를 자극하여 POMC/CART 뉴런을 활성화하고, agouti-related peptide/neuropeptide Y (AgRP/NPY) 뉴런을 억제함으로써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일부 전임상 연구에서는 지방 조직의 갈색 지방 활성화와 지방산 산화를 유도하여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임상적으로는 여러 Semaglutide Treatment Effect in People with Obesity (STEP) 연구를 통해 semaglutide의 체중 감량 효과와 대사적 이점이 입증되었다. STEP 1 연구에서는 평균 14.9%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위약군 1.3%), 5%, 10%, 15% 이상 체중 감소 비율은 각각 86.4%, 69.1%, 50.5%였다[30]. STEP 2 연구에서는 2형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 semaglutide 2.4 mg 투여 시 평균 체중이 9.6% 감소하였으며, 이는 위약군(3.4%) 대비 6.2%p의 추가 체중 감소에 해당하며, 68.8%가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하였다[31]. STEP 3 연구에서는 집중적 생활습관 중재와 병행 시 위약 대비 10.3%의 추가 체중 감소가 관찰되었고[32], STEP 4 연구에서는 지속 투여군에서 체중 유지 효과가 입증되었다[33]. STEP 5 연구에서는 104주간 장기 투여 시 위약 대비 12.6%의 추가 체중 감소가 유지되었으며, 이는 semaglutide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결과이다[34].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STEP 6 및 STEP 7 연구에서, semaglutide 2.4 mg을 68주간 투여 시 평균 체중 감소는 각각 13.2% 및 12.2%로 나타났으며,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각각 93.3%와 90.5%에 달했다[35,36]. STEP 8 연구에서는 semaglutide 2.4 mg과 liraglutide 3.0 mg을 직접(head-to-head) 비교한 결과, 68주 후 평균 체중 감소가 각각 15.8%, 6.4%로 나타나 semaglutide의 우월성이 입증되었다[37]. 비만과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을 동반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semaglutide 2.4 mg 68주간 투여 시 위약 대비 평균 13.7%의 체중 감소와 함께 무릎 통증(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Index, WOMAC 점수)이 평균 41.7점 감소하여 증상이 유의하게 호전되었다[38]. STEP 10 연구에서는 당뇨병전단계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 semaglutide 2.4 mg 투여 시 평균 체중이 13.9% 감소하였으며, 위약군(–2.7%) 대비 11.2%p의 추가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2형당뇨병으로의 진행 위험은 80% 감소하였고, 81.0%의 환자가 정상 혈당으로 회복되었다[39].
특히 주목할 만한 연구는 Semaglutide Effects on Cardiovascular Outcomes in People with Overweight or Obesity (SELECT) 연구로,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비당뇨병 비만 환자 17,6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서 semaglutide 2.4 mg은 MACE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20% 감소시켰으며, 하위 분석에서는 심부전 관련 복합 평가지표 18%, 총사망 19%, 비치명적 심근경색 28%의 위험 감소도 보고되었다[40]. 이는 비만 치료제로서 semaglutide가 처음으로 심혈관 이득을 입증한 결과로, 향후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주요 연구이다. 또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과 비만을 동반한 환자 529명을 대상으로 한 STEP HFpEF 연구에서는 52주간 semaglutide 2.4 mg 투여 시 위약군(2.6%) 대비 13.3%의 체중 감소와 함께(10.7%p), 6분 보행거리 증가, 증상 및 삶의 질 개선, 심혈관 바이오마커 호전이 함께 나타나, 비만으로 인한 심부전 예후 개선 가능성을 제시하였[41].
용법은 1–4주차는 0.25 mg, 5–8주차는 0.5 mg, 9–12주차는 1.0 mg, 13–16주차는 1.7 mg, 이후 2.4 mg을 유지 용량으로 주 1회 피하주사한다[7,8].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두통, 피로, 담석증, 췌장염 등이 있으며, 당뇨병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증상 악화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7,8]. 최근 자살사고와의 관련성이 일부 보고되었으나, 2024년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자살 행동 간의 유의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42]. 갑상선수질암 또는 2형다발내분비샘신생물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금기이다.
6. Tirzepatide
Tirzepatide는 GLP-1 수용체와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 수용체에 모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로, 식욕 억제, 포만감 증가, 위배출 지연, 인슐린 분비 촉진, 글루카곤 분비 억제 등의 대사 조절 효과를 나타낸다[8,43,44]. 분자 구조는 GIP 기반 골격에 GLP-1 수용체 활성을 유도하는 아미노산 치환이 가해졌으며, C20 지방산 사슬이 결합되어 알부민과의 결합력을 증가시킴으로써 주1회 투여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중 작용 기전은 기존 GLP-1 수용체작용제 대비 더 우수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한다. GIP 수용체의 활성화는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더욱 촉진하고, 알파세포에서의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며, GLP-1 수용체 자극과의 상승작용을 통해 혈당 강하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GIP 수용체의 자극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PASS 연구 시리즈에서는 tirzepatide의 우수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었다. SURPASS-1 연구는 tirzepatide 단독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이중맹검 연구로, 40주 투여 후 위약군과 비교하여 5 mg, 10 mg, 15 mg군에서 당화혈색소가 각각 1.91%, 1.93%, 2.11% 더 감소하였다[45]. 전체 tirzepatide치료군의 87–92%가 당화혈색소 7.0% 미만의 조절 목표에 도달하였다. 체중 감량 측면에서도 위약군의 –0.7 kg에 비해, 각 용량군에서 각각 7.0 kg, 7.8 kg, 9.5 kg의 유의한 감소가 관찰되었다. SURPASS-2 연구는 tirzepatide와 semaglutide 1.0 mg을 비교한 시험으로, 40주간의 치료 후 tirzepatide 5 mg, 10 mg, 15 mg군의 평균 체중 감소는 각각 7.6 kg, 9.3 kg, 11.2 kg로, semaglutide 1.0 mg군(–5.7 kg) 대비 모든 용량에서 유의하게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46].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MOUNT 연구 시리즈에서는 tirzepatide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SURMOUNT-1 연구에 따르면, 72주간 tirzepatide 5 mg, 10 mg, 15 mg 투여군에서 각각 15.0%, 19.5%, 20.9%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 위약군(–3.1%) 대비 추가 체중 감소율은 각각 11.9%, 16.4%, 17.8%에 달하여[47], 현존하는 비만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갖는다. 특히 15 mg 투여군의 36.2%는 체중의 25% 이상을 감량해 비만대사수술에 필적하는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SURMOUNT-4 연구에서는 36주간 tirzepatide를 지속 투여한 군과 위약으로 전환한 군의 결과를 비교하였다[48]. 지속 투여군에서는 체중이 추가로 1.9% 더 감소한 반면, 위약 전환군에서는 14.0%의 체중이 다시 증가하여, 체중 유지에 있어 tirzepatide의 지속적인 사용이 중요함을 시사하였다. 최근 발표된 SURMOUNT-OSA 연구에서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폐쇄수면무호흡을 동반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tirzepatide 15 mg을 52주간 투여한 결과,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평균 약 55% 감소했으며, 수면장애로 인한 삶의 질 또한 유의하게 개선되었다[49]. 또한, 비만과 HFpEF를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52주간 진행된 SUMMIT 연구에서, tirzepatide 치료는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위험이 38% 감소시키고, 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Clinical Summary Score (KCCQ-CSS) 점수를 유의하게 개선하여, HFpEF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었다[50].
용법은 시작 용량으로 2.5 mg 주 1회 피하주사하고, 4주마다 2.5 mg씩 증량하여 최대 15 mg까지 투여한다.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변비 등의 위장관계 이상반응, 저혈당, 담석증,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GLP-1 수용체작용제와 유사한 주의사항이 있으며,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8,43].
향후 출시 예정 및 연구 중인 비만 치료제
비만 치료 분야에서는 현존하는 약제의 효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일부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들은 더 효과적인 체중 감량과 대사질환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어 임상적 기대가 크다. 주요 약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경구용 semaglutide
경구용 semaglutide는 최초의 경구 투여가 가능한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위장에서 흡수를 촉진하는 흡수보조제(sodium N-[8-(2-hydroxybenzoyl)amino] caprylate, SNAC)와 함께 제형화되어 위에서 안정적으로 흡수된다. 하루 1회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며, 현재 2형당뇨병 치료용으로 14 mg까지 승인되었고, 비만 치료를 위한 고용량(50 mg)은 승인을 위한 신청 중이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OASIS 1)에서 경구 semaglutide 50 mg을 68주간 투여한 결과, 위약군의 2.4%에 비해 평균 15.1%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다[51].
2. Orforglipron
Orforglipron은 비펩타이드(non-peptide) 구조의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로, 하루 한 번 복용하며 주사제에 비해 환자 편의성이 우수한 약물이다.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36주간의 2상 임상시험에서, 26주차 체중 감소율은 12 mg 투여군에서 8.6%, 45 mg 투여군에서 12.6%였으며, 36주차에는 각각 9.4%와 14.7%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위약군, 2.0%)[52].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비만 및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ATTAIN)이 진행 중이다.
3. CagriSema (cagrilintide/semaglutide 병용요법)
CagriSema는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인 cagrilintide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인 semaglutide의 복합 제제다. 아밀린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위배출을 지연시키며,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2형당뇨병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에서, CagriSema 투여군은 단독 semaglutide 또는 cagrilintide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우수한 체중 감소(–15.6%)와 당화혈색소 개선(–2.2%p)을 보였다. 특히 체중 감량 효과는 semaglutide 단독군(–5.1%) 및 cagrilintide 단독군(–8.1%)보다 현저하게 우수했으며, 당화혈색소 개선 효과도 cagrilintide 대비 유의하게 컸다(–1.3%p) [53]. 치료군 간 안전성은 대체로 양호하였고,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의 위장관 증상이었다. 3상 임상시험(REDEFINE 1)에서 68주 후 CagriSema 투여군은 위약 대비 20.4%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cagrilintide 2.4 mg 단독 투여군의 11.5%, semaglutide 2.4 mg 단독 투여군의 14.9% 감소보다 우수한 결과였다[54]. 추가 3상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며, 향후 비만 및 2형당뇨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 Retatrutide
Retatrutide는 GLP-1, GIP, 그리고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이다. 글루카곤은 전통적으로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GLP-1 및 GIP와 함께 작용할 때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338명을 대상으로 48주간 진행한 2상 연구 결과, retatrutide 12 mg 투여군에서 평균 24.2%의 체중 감소가 관찰되어, tirzepatide보다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55]. 2형당뇨병 환자 281명을 대상으로 36주간 실시한 2상 연구에서는, 12 mg 투여군에서 당화혈색소가 평균 2.02% 감소하였고, 체중도 평균 16.9% 감소하여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모두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56].
Table 1에는 향후 출시 예정이거나 현재 임상 연구 중인 비만 치료제를 요약하였다.
동반질환에 따른 비만 약제 선택
1. 2형당뇨병 및 당뇨병전단계
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금기가 없다면 대부분의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혈당 조절 효과가 우수한 GLP-1 수용체 작용제(liraglutide, semaglutide), GIP/GLP-1 이중 작용제(tirzepatide)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7,57]. 2형당뇨병과 비만을 동반한 환자에서 liraglutide 3.0 mg은 당화혈색소를 약 1.3% 감소시켰고(위약 대비 0.93%)[26], semaglutide 2.4 mg은 약 1.6% (위약 대비 1.2%) [31], tirzepatide는 약 2.3%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46]. Tirzepatide는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 3년 추적 시 2형당뇨병으로의 진행을 93% 감소시켰다[58]. 당뇨병전단계 환자에서는 liraglutide, semaglutide, tirzepatide 외에도 orlistat, phentermine/topiramate가 2형당뇨병 발생 예방 효과를 보였다[10,20,24,39]. Naltrexone/bupropion 역시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및 대사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가 관찰되었다[16].
한편, 인슐린이나 설포닐유레아와 병용 시 저혈당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용량 조절 및 자가혈당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혈당을 빠르게 강하시키는 약제는 당뇨병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Semaglutide 1.0 mg은 장기 사용 시 망막 합병증 위험이 76% 증가한 바 있으며[59], tirzepatide는 아직 명확한 연관성은 없으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거나, 기존 망막병증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사전 안과 평가와 추적 관찰이 권고된다.
2.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비만 환자에서는 semaglutide 2.4 mg이 MACE를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하였으며[40], HFpEF 환자에서도 증상 및 기능 개선 효과를 보여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다[41]. Liraglutide 1.8 mg 역시 LEADER 연구에서 심혈관 사망을 13% 감소시켰으며[28], HFpEF에서의 유익한 효과가 보고되었다[60,61]. 단, 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환자에서는 위약군 대비 좌심실 박출률의 유의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고, 맥박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어 liraglutide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62]. Tirzepatide는 사후 분석과 메타분석에서 심혈관 위험 증가 없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며[63,64], SUMMIT 연구를 통해 HFpEF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었다[50].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임상시험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
기존 약제 중 orlistat, naltrexone/bupropion, phentermine/topiramate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나,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단, naltrexone/bupropion은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또는 관상동맥질환에서, phentermine/topiramate는 진단된 심혈관질환 및 중등도 이상 고혈압 환자에서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7,57].
3. 정신 질환
우울증은 비만과 상호 연관되어 있으며, 일부 항우울제 및 항정신병약과의 상호작용 가능성, 자살사고에 대한 위험 등을 고려해 약제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하다[7,57]. Orlistat는 중추신경계 작용이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Naltrexone/bupropion은 항우울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특히 젊은 우울증 환자에서 자살사고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Phentermine/topiramate는 저용량(7.5/46 mg)에서는 비교적 안전하나, 고용량(15/92 mg)에서 우울감 및 불안감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GLP-1 수용체 작용제(semaglutide, liraglutide 등)는 자살사고와의 연관성이 낮고[42], 일부 연구에서는 우울 증상을 경감시켰다는 보고도 있으나[65], 고위험군은 임상시험에서 제외되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신증 환자에서 비만 약물치료는 항정신병약제와의 상호작용, 정신증 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며, 충분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57]. Orlistat는 제한된 효과만 보였으며, naltrexone/bupropion과 phentermine/topiramate는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 Liraglutide는 일부 무작위연구에서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어[66] 항정신병약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 면밀한 추적 관찰 하에 고려 가능하다. 반면, semaglutide와 tirzepatide는 정신증 환자 대상 연구가 부족하여 현재로서는 근거가 제한적이다.
4. 신기능 장애
대부분의 비만 치료제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신기능 장애 환자에게는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중증 신부전 또는 투석 환자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7,57].
Orlistat는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은 필요 없으나, 수산염 배설 증가로 인해 고수산뇨증, 수산칼슘 신장결석, 옥살산 신장병증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해당 병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Naltrexone/bupropion은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중등도(크레아티닌[creatinine] 청소율 30–50 mL/min) 또는 중증(15–30 mL/min) 신기능 장애 환자에서 최대 16 mg/180 mg/일(2정)으로 용량 제한이 필요하다. 말기 신부전에서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Phentermine/topiramate은 신장 배설을 통해 제거되며,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가 용량에 따라 나타날 수 있어 중등도 또는 중증 신장애에서는 7.5/46 mg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신장결석(인산칼슘) 발생 가능성이 있어 수분 섭취 증가, 전해질 모니터링 및 탄산탈수효소 억제제와 병용 금지가 권고된다. GLP-1 수용체 작용제(liraglutide, semaglutide, tirzepatide)는 경증–중등도 신장애(≥30 mL/min)에서는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 특히 liraglutide는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으며[67], semaglutide와 tirzepatide 역시 심혈관질환 및 신장질환 동시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다[68,69]. 그러나 말기 신부전에서는 구역, 구토, 탈수 등 부작용 위험으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5. 간기능 장애
모든 비만 치료제는 중증 간기능 장애(Child-Pugh 점수 >9점) 환자에서는 사용이 권고되지 않으며, 5–9점 사이의 경증~중등증 장애 환자에서는 약제별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7,57].
Orlistat는 용량 조절은 불필요하나, 시판 후 드물게 심각한 간손상이 보고되어 간기능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간효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Naltrexone/bupropion은 중증 간장애에서는 금기이며, 경증–중등도 간장애 환자에서도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Naltrexone 성분은 드물게 약물 유발 간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Phentermine/topiramate는 간기능 저하 시 7.5/46 mg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GLP-1 수용체 작용제(liraglutide, semaglutide, tirzepatide)는 경증–중등증 간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절은 필요 없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내약성이 양호하고 부작용 위험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중증 간장애 환자에서는 임상 경험이 제한적이므로 용량 증량 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급격한 체중 감량(기저 체중의 25% 이상 혹은 주당 1.5 kg 이상)은 담석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필요 시 예방적 치료(예, 우르소데옥시콜산)를 고려한다. Orlistat및 GLP-1 수용체 작용제 및 tirezepatide [70]는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 억제를 통해 담낭운동을 저해하여, 담석 및 담낭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able 2에는 동반질환에 따른 비만 치료제 선택 기준을 요약하였다.
결론
비만 약물치료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다중 호르몬 작용제의 도입으로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와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켰다. Semaglutide와 tirzepatide는 각각 15–21%에 이르는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심혈관질환, 2형당뇨병, 심부전 등 주요 비만 관련 합병증의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하였다. CagriSema, retatrutide, orforglipron 등 차세대 약제는 더욱 향상된 체중 감량 효과와 복용 편의성을 바탕으로 임상적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장기 안전성에 대한 근거 부족, 약물 중단 후 체중 재증가, 그리고 높은 약가와 보험 비급여로 인한 낮은 접근성은 여전히 해결이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만 진료 및 약물치료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고위험 환자조차 적절한 치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에는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환자의 특성과 동반질환에 따른 맞춤형 약물 전략뿐 아니라 건강보험 제도 개선 등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This study was supported by a Korea University grant (2025).
References
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현재 사용되는 약물과 새롭게 출시 가능성이 있는 약물들을 잘 정리하였으며, 각 치료제의 작용 기전, 임상 연구 결과, 용법 및 부작용에 대해 자세하게 작성 된 논문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