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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68(6); 2025 > Article
췌장암의 항암치료: 최신 지견과 향후 전략

Abstract

Purpose: Pancreatic cancer remains one of the most lethal malignancies, with a 5-year survival rate below 3% for metastatic disease. Despite advancements in systemic therapy across various solid tumors, pancreatic cancer has seen only incremental survival improvements. Chemotherapy continues to serve as the cornerstone of treatment due to these tumors’ poor immunogenicity and lack of actionable targets. Since gemcitabine monotherapy became standard in 1997, numerous efforts have sought to improve outcomes via combination regimens and precision approaches.
Current Concepts: FOLFIRINOX and gemcitabine plus nab-paclitaxel have become superior first-line therapies for selected patients. More recently, nanoliposomal irinotecan, 5-fluorouracil, leucovorin, and oxaliplatin (NALIRIFOX) demonstrated improved survival compared to gemcitabine-based therapy in the NAPOLI-3 trial, although its advantage over FOLFIRINOX remains uncertain. As illustrated by the Pancreas Cancer Olaparib Ongoing (POLO) trial, Olaparib maintenance therapy in patients with germline BRCA mutations signifies progress toward biomarker-driven treatment. Nevertheless, most patients are still ineligible for targeted therapy or immunotherapy, and the overall benefits remain modest.
Discussion and Conclusion: Pancreatic cancer poses unique challenges due to its biological aggressiveness, inherent chemoresistance, and limitations in clinical trial designs. While recent trials provide hope, meaningful clinical benefits are typically restricted to a small patient subset. A multimodal approach integrating chemotherapy, targeted agents, immunotherapy, and early detection is critical. Future research must prioritize patient selection, adaptive trial designs, and translational collaborations to foster innovation and improve outcomes in this challenging disease.

서론

1. 배경

췌장암은 예후가 가장 불량한 암 중 하나로, 진행성 질환의 5년 생존율이 3% 내외에 불과하다[1]. 특히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진단 후 중앙생존기간(median overall survival, OS)이 1년 미만으로, 지난 수십 년간 일부 암종에서 괄목할 만한 생존 향상이 있었음에도 췌장암 환자의 생존 개선은 매우 제한적이다[2]. 현대 항암치료의 발전으로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가 다양한 고형암에서 도입되었으나, 췌장암에서는 여전히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cytotoxic chemotherapy)이 치료의 근간이다[3].

2. 목적

이 논문에서는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췌장암 항암치료의 발전 흐름을 고찰하고,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효과와 한계를 분석하며, 정밀의료와 면역치료의 현황, 임상시험 설계상의 문제점, 그리고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췌장암 항암치료의 역사적 흐름(1997년–현재)

1. 젬시타빈의 등장과 단독요법 시대(1990년대 후반)

1997년 젬시타빈(gemcitabine) 단독요법이 췌장암의 새로운 표준치료로 확립되었다[4]. Burris 등[4]이 보고한 이 3상 임상시험에서 젬시타빈은 기존의 플루오로우라실(5-fluorouracil, 5-FU)보다 환자의 증상 완화와 삶의 질을 유의하게 개선하였고, 중앙생존기간도 약 1개월 연장시켰다. 구체적으로 젬시타빈 투여군의 중앙생존기간은 약 5.6개월로, 5-FU 투여군의 4.2개월에 비해 향상되었고, 1년 생존율도 18%로 2%인 5-FU와 비교하여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4]. 비록 4주 연장에 불과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이점이었으며, 통증 감소와 체중 증가 등 뚜렷한 임상적 개선을 보여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승인을 받았다[5]. 젬시타빈의 도입으로 말기 췌장암에서도 증상 경감을 통한 완화적 화학요법의 중요성이 입증되었고, 이후 약 10여 년간 젬시타빈 단독요법이 전이성 췌장암의 일차 치료로 자리매김했다[6].
그러나 젬시타빈 승인 후 한동안 췌장암의 생존 개선은 정체되었다[7]. 2000년대에 접어들어 젬시타빈을 기반으로 수많은 약제들이 추가 또는 비교되었지만 상당수가 실패로 돌아갔다[8]. 2000–2013년 사이 임상시험 빈도는 매우 높았는데, 해당 기간 동안 485건의 1상, 614건의 2상, 85건의 3상 시험이 등록되었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9]. 젬시타빈과 병용한 항암제들(예를 들어, 5-FU 계열인 카페시타빈[capecitabine], 또는 표적치료제인 베바시주맙[bevacizumab], 에르로티닙[erlotinib] 등)의 다수 3상 시험에서 생존 향상이 입증되지 못했고, 그 결과 10여 년간 젬시타빈을 능가하는 치료가 나오지 못했다[10].

2. 새로운 병합요법의 출현(2010년대 전반)

2007년 젬시타빈에 에르로티닙을 추가한 병용요법이 젬시타빈 단독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존 연장을 보고한 첫 연구로 주목받았다[11]. 이 시험에서 중앙생존기간은 젬시타빈+에르로티닙군이 약 6.2개월, 젬시타빈 단독군이 5.9개월로, 단지 10일 차이에 불과했지만 대규모 모집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11]. 비록 임상적 의미는 미미했으나, 해당 결과로 에르로티닙은 췌장암에 FDA 승인을 받았다[11].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피부 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 대비 효과가 미약하여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치료로 남았다. 이처럼 2000년대 후반까지의 연구들은 젬시타빈 대비 개선을 목표로 했지만 대부분 실패하거나 미미한 개선에 그쳤다.
췌장암 치료에 진일보를 가져온 획기적 항암요법은 2011년 보고된 폴피리녹스(FOLFIRINOX) 요법이다[12]. 이 프로토콜은 5-FU, 류코보린(leucovorin), 이리노테칸(irinotecan),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의 4제 병합요법으로, 젬시타빈 대비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프랑스의 PRODIGE4/ACCORD11 연구에서 전이성 췌장암 환자들에게 변형 폴피리녹스(modified FOLFIRINOX, mFOLFIRINOX)를 투여한 결과, 중앙생존기간이 11.1개월로 젬시타빈군의 6.8개월보다 약 4개월 연장되었고(hazard ratio [HR], 0.57; P<0.001), 1년 생존율도 48%대로 젬시타빈군의 20%보다 크게 개선되었다[12]. 이와 함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과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도 유의하게 높았으며, 치료 중 삶의 질 악화 비율도 젬시타빈보다 낮아 환자 선별 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치료로 평가되었다[12]. 다만 FOLFIRINOX는 중증 부작용의 빈도가 높아 3, 4등급 호중구감소증(45.7%), 피로, 말초신경병증, 설사 등이 흔하게 보고되었고, 5% 내외 환자에서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했다[12]. 이러한 독성으로 인해 75세 미만의 젊고 체력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게만 권장되며, 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 지원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12]. FOLFIRINOX는 신규 약물 도입이 아님에도 기존 약제들의 효과적인 병합을 통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생존 연장을 이뤄낸 사례로서, 이후 젬시타빈 기반을 대체하여 적극 치료가 가능한 환자의 표준요법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13].
2013년에는 또 다른 병합요법인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nanoparticle albumin-bound paclitaxel, nab-paclitaxel)이 등장했다[7]. 미국에서 수행된 MPACT 3상 연구에서 알부민 결합 나노입자 파클리탁셀(아브락산, abraxane)을 젬시타빈과 병용 투여한 결과, 중앙생존기간이 8.5개월로 젬시타빈 단독의 6.7개월보다 약 1.8개월 향상되었고(HR, 0.72), 1년 생존율도 35% 대 22%로 개선되었다[7]. 이로써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 요법도 전이성 췌장암의 새로운 일차 치료 옵션으로 승인받았다[7]. 다만 해당 연구 시점에 이미 FOLFIRINOX 결과가 2011년에 발표되었음에도 비교군으로 젬시타빈 단독을 사용한 한계가 있다[10]. 실제로 FOLFIRINOX와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단순 수치상 FOLFIRINOX의 생존 연장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독성을 견딜 수 있는 환자에서는 FOLFIRINOX가 선호되고, 고령이거나 체력이 낮은 환자에서는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이 대안으로 고려되는 식으로 두 요법이 병행 활용되었다[10].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골수억제(호중구감소증)와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며, 3상 시험에서 3등급 이상 호중구감소증 발생률은 38%로 젬시타빈 단독(27%) 대비 높았고, 감각 신경병증도 17%에서 관찰되었으나 대부분 조절 및 회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7].

3. 이차 치료제 개발과 근소한 진전(2010년대 후반)

일차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들을 위한 이차 치료제 개발도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리포좀 이리노테칸(nanoliposomal irinotecan, nal-IRI) 제제로, 2015년 발표된 NAPOLI-1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승인받았다. NAPOLI-1 연구에서는 젬시타빈 기반 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5-FU/류코보린+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을 평가했으며, 5-FU/류코보린 단독요법 대비 중앙생존기간이 약 1.9개월 연장되어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HR, 0.67; P=0.012) [14]. 이에 따라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이 젬시타빈 불응성 환자의 2차 표준치료로 승인되었는데, 이 역시 생존 이득은 2개월 내외의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작용 프로파일은 기존 이리노테칸과 유사하게 골수억제(3–4등급 호중구감소증, 27%)와 소화기 독성(설사 13%, 구토 11%) 등이 주요하게 보고되었다[14].
요약하면, 1997년 젬시타빈 도입 이후 약 25년간 전이성 췌장암에서 승인된 주요 항암요법은 5-FU,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등의 기존 약제들을 조합하거나 약물 전달방식을 변형한 것들이었으며, 그로 인한 중앙생존기간의 연장도 수개월 수준에 머물렀다. 아래 Table 1은 췌장암의 주요 1차 및 2차 항암요법 임상시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4,7,11,12,14,15].

최신 임상시험 결과 및 해석

1. NAPOLI-3: 일차 치료에서 NALIRIFOX의 역할

NAPOLI-3 시험은 앞서 기술한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을 활용한 병합요법(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5-FU+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 NALIRIFOX)을 전이성 췌장암의 일차 치료로 평가한 최신 3상 연구이다[15]. 2020–2021년 사이 환자 770명을 등록하여 NALIRIFOX와 기존 표준 중 하나인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을 직접 비교했다[15]. 2023년에 Lancet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중앙생존기간이 NALIRIFOX군은 11.1개월, 대조군이 9.2개월로 나타나 약 2개월의 생존 연장을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다(HR, 0.83; P=0.036) [15]. 무진행생존기간의 중앙값 역시 NALIRIFOX 군이 7.4개월로,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군의 5.6개월보다 개선되어 있었고(HR, 0.69; P<0.0001), 객관적 반응률은 각각 41%와 36%로 큰 차이는 없었다[15].
치료 유해반응 측면에서는 두 군 모두 3등급 이상 부작용 발생률이 86%와 87%로 비슷했다[15]. NALIRIFOX군에서 흔한 3, 4등급 부작용은 설사(20%), 저칼륨혈증(15%), 호중구감소증(14%) 등이었고,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군에서는 호중구감소증(25%)과 빈혈(17%)이 두드러졌다[15]. 중증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중단 비율도 두 군이 25%와 23%로 유사했으며, 치료 관련 사망은 각각 2%에서 발생했다[15]. 전반적으로 새로운 조합인 NALIRIFOX는 예상된 범주의 독성을 보이며, 기존 요법 대비 내약성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NAPOLI-3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NALIRIFOX를 새로운 일차 치료 옵션으로 제시하였으며, 일부에서는 이를 새로운 기준(regimen of reference)으로 제시하였다[15]. 특히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 대비 우월성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체력이 되는 환자에서는 NALIRIFOX 혹은 FOLFIRINOX를 선택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젬시타빈 병용요법을 고려하는 치료 전략의 변화를 기대했다. 다만 본 시험은 FOLFIRINOX와의 직접 비교가 없었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NALIRIFOX를 기존 FOLFIRINOX를 완전히 대체하는지에 대해 논의가 있다[15]. 실제로 FOLFIRINOX는 여러 국가에서 이미 확립된 강력한 요법이고, NALIRIFOX가 생존 이점 면에서 FOLFIRINOX보다 확실히 우수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NALIRIFOX의 성분 중 하나인 나노이리노테칸의 높은 비용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FOLFIRINOX 대비 뚜렷한 우위 없이 비용만 증가시키는 조합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12]. 결국 NALIRIFOX는 새로운 1차 옵션의 하나로 인정되면서도, 임상적 유용성 대비 경제성과 기존 요법과의 비교 우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환자에 맞게 선택되어야 할 것이다.

2. POLO: 표적 유지치료의 가능성과 논쟁

2019년에 시행된 Pancreas Cancer Olaparib Ongoing (POLO) 시험은 췌장암에서 표적치료제의 역할을 보여준 대표적인 연구다. 이 3상 임상시험은 BRCA1/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췌장암 환자들을 선별하여, 일차 치료로 플라티넘 계열 항암요법(주로 FOLFIRINOX) 투여 후 병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PARP 저해제 올라파립(olaparib) 유지치료를 평가했다[16]. 시험에 참여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 중 소수(약 4–7% 정도)인 생식세포 BRCA 돌연변이 보유자였으며[16], 1차 화학요법에 반응 또는 안정병변을 보인 154명을 올라파립 유지요법군(92명)과 위약군(62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16].
POLO 연구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올라파립 유지군에서 7.4개월, 위약군에서 3.8개월로 크게 개선되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켰다(HR, 0.53; P=0.004) [16]. 그러나 전체 생존기간의 중간 분석에서는 올라파립군 18.9개월, 위약군 18.1개월로 차이가 없었고(HR, 0.91; P=0.68) [16], 최종 생존기간 분석에서도 유의한 격차를 보이지 못했다. 즉, 올라파립 유지요법은 병의 진행을 지연시켰으나 궁극적인 수명 연장에는 입증된 바 없다. 치료에 따른 삶의 질도 두 군 간 차이가 없었으며,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은 올라파립 40%, 위약군 23%로 나타났지만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16].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라파립은 생식세포 BRCA (germline BRCA mutation, g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일차 치료 후 유지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췌장암에서 최초로 승인된 생물표지자 기반 표적치료제가 되었다.
POLO 시험에 대한 해석과 논점은 학계에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우선, 치료대상 환자가 극히 일부(gBRCA 변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이는 정밀의료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 BRCA 변이가 있는 췌장암은 DNA 복구 결함으로 플라티넘계 항암제에 민감하고 poly(adenosine diphosphate–ribose) polymerase (PARP) 억제에도 취약한 특성이 있어서, 이러한 생물학적 취약점을 공략한 치료 전략이 유효함을 증명한 것이다[16]. 이는 곧 유전체 기반으로 분류된 환자군에서 맞춤치료를 함으로써 일부 환자라도 혜택을 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 시험 이후 전이성 췌장암 진단 시 유전성 돌연변이 검사를 시행하여 BRCA1/2 변이가 확인되면 일차 치료로 FOLFIRINOX 등 플라티넘 포함요법을 사용하고, 반응을 보이면 올라파립 유지요법을 고려하는 알고리즘이 자리잡았다.
반면, POLO 시험의 설계에 대한 비판도 존재하는데, 이 시험의 대조군이 유지요법 대신 위약을 투여받았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다[16]. 즉, 1차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여 종양이 조절되고 있는 환자들에게 통상 임상에서는 지속적인 항암치료나 간헐적 유지요법을 고려할 법한데, POLO 시험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치료중단(위약)을 시행한 것이 비현실적 설정이라는 지적이다[17]. 특히 치명적인 질환인 췌장암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환자에게 치료 공백을 두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강한 비판도 제기되었다. 이는 올라파립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디자인이었지만, 이상적인 대조군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의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한 POLO는 전체 생존이 아닌 무진행 생존기간을 1차 평가변수로 삼았는데, 췌장암처럼 예후가 나쁘고 이차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암종에서는 전체 생존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견해도 있다[16]. PFS 연장을 입증하고도 OS 개선을 보이지 못한 점은, 유지요법을 통해 일시적인 억제는 가능하지만 결국 자연 경과를 바꾸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OLO 시험은 췌장암 정밀의료의 포문을 연 연구로서 의미가 있고, 향후 개선된 설계를 통한 PARP 억제제의 역할 재평가와 더불어, 다른 표적치료 개발의 교훈이 되고 있다.

정밀의료와 면역치료: 현황 및 한계

췌장암은 유전적으로 상대적 균질한 편으로, 비소세포폐암이나 흑색종 등에 비해 눈에 띄는 표적 변이가 드물다[18]. 가장 흔한 변이는 KRAS (90% 이상)이나 TP53 등이지만 이들은 효과적인 표적 약물이 없고, 치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변이(예를 들어, 드물게 발생하는 BRCA1/2, 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NTRK 융합 등)는 환자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밀의료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췌장암에서도 분자 표지자에 따른 치료 전략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 BRCA 및 DNA 복구 이상

췌장암 환자의 약 5%가량은 생식세포 또는 체세포 BRCA1/2 변이를 갖고 있으며, 이들은 유전성 유방난소암 증후군(hereditary breast and ovarian cancer syndrome)과 관련되어 췌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집단이다[16]. 이러한 암종 불문 DNA 복구 유전자 결함 환자들은 플라티넘 제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앞서 POLO 시험에서 증명되었듯, 이들 환자군에서는 PARP inhibitor인 올라파립이 유지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며, 진행 시 다른 PARP 억제제 또는 항암제 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아직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올라파립 유지요법 적용 환자 중 일부는 장기 생존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개별 환자 차원의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BRCA 변이 외에도 PALB2, ATM 등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광범위한 상동재조합 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환자군을 어떻게 치료할지는 연구 중이다. 현재 임상시험에서는 다른 PARP 억제제나 면역치료와의 병용 등을 BRCA 유사군에 평가하고 있다.

2. 그 외 주요 유전자 및 발현 기반 표적

K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오랜 기간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표적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 폐암에서 KRAS G12C 돌연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이를 췌장암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KRAS G12C 변이는 췌장암 환자의 약 1–2%에서만 발견되어, 적용 가능한 환자군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다[20]. 이에 비해, 췌장암에서 비교적 흔한 돌연변이인 KRAS G12D는 전체 환자의 약 30–45%에서 나타나며, 이는 가장 흔한 KRAS 변이 유형이다[21]. 이에 따라, 기존 KRAS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선택적 KRAS G12D 억제제인 MRTX1133은 전임상 모델에서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 연장 효과를 보여주었으며[21], RMC-9805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실제 종양 크기 감소를 유도하는 유망한 결과를 보였다[22]. 이와 더불어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표적으로는 Claudin18.2가 있다. Claudin18.2는 위장관 상피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세포막 단백질로, 췌장암 환자의 약 30–50%에서 과발현이 보고되고 있으며, 위암에서 효과를 입증한 항-Claudin18.2 항체 졸베투시맙(zolbetuximab)의 췌장암 적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23]. 또한 Claudin18.2를 표적으로 한 CAR-T 세포치료제도 일부 환자에서 완전 관해 사례가 보고되며, 차세대 면역치료 접근으로 부상하고 있다[24].

3. MSI-H/dMMR 및 면역치료

췌장암은 전형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가 거의 없고 면역원성이 낮은 종양, 즉 cold tumor이다. 종양미세환경이 면역세포 침윤을 차단하고, 종양 항원이 다양하지 않아 항 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 (PD-1)/programmed death-ligand 1 (PD-L1) 항체 단독요법은 대부분 효과를 보지 못했다[25]. 예컨대, 초기 면역항암제 시험에서 췌장암 환자 14명을 포함했으나 객관적 반응이 0건이었던 실망스러운 결과가 있다[26]. 그러나 예외적으로 MSI-H 또는 MMR 유전자 결함이 있는 극히 드문 췌장암 환자(약 1% 미만)에서는 면역항암제가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다[27]. 이러한 환자에서는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등의 항PD-1 요법으로 상당수에서 지속적 반응과 장기 생존이 관찰되며, 이미 2017년부터 미국 FDA는 암종과 무관하게 MSI-H/deficient mismatch repair (dMMR) 종양에 면역항암제 사용을 승인하였다. 따라서 췌장암에서도 진단 시 조직의 MSI 검사 또는 유전체 프로파일에서 MMR 유전(MLH1, MSH2 등) 변이 여부를 확인하여, 해당되는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정밀의료적 접근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대다수의 췌장암은 MSI 안정적(microsatellite stable)이므로 대부분의 환자는 면역치료의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4. 췌장암 백신과 기타 면역요법

면역치료의 또 다른 접근으로 췌장암 백신과 면역조절 항체들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GVAX라는 췌장암 백신이나 알겐판투셀-L (algenpantucel-L) 등의 면역치료제는 초기에는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임상 3상에서 생존율 개선에 실패하였다. 또한, 종양침투 T세포(tumor-infiltrating lymphocytes)를 증강하기 위한 CD40 작용제, 예를 들어, 소티갈리맙(sotigalimab)과 PD-1 항체의 병용을 화학요법과 함께 투여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2상 무작위 시험에서 생존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였다[28]. 이처럼 면역조절기전의 단일 약제 또는 단순 병용으로는 췌장암의 면역관문을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맞춤형 mRNA 암백신인 세부머란(autogene cevumeran)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Nature에 발표된 Rojas 연구팀의 1상 임상시험에서는, 수술이 가능한 췌장선암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아테졸리주맙(anti-PD-L1), 세부머란, mFOLFIRINOX를 순차적으로 투여한 결과, 절반의 환자에서 신생항원에 반응하는 강력한 T세포 반응이 유도되었고, 18개월 이상 무재발 생존이 확인되었다. 반면, 백신 반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평균 13.4개월 내 재발이 발생하였다. 이 연구는 개인 맞춤형 mRNA 백신이 췌장암과 같은 면역저항성 고형암에서도 작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결과로 평가된다. 현재 이 연구는 IMCODE003 임상연구로 확장되어, 한국을 포함한 다국적 연구기관에서 진행 중이다[29]. 아울러, CAR-T 세포요법이나 TCR-T 세포요법 등 세포치료제 기반 면역요법과 함께,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 Tregs) 및 골수유래 면역억제세포(myeloid-derived suppressor cell, MDSC) 등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접근들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략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추가적인 연구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5. 정밀의료와 면역치료의 한계

결국 췌장암에서 분자 표적치료나 면역치료는 일부 선택된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그 외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여전히 세포독성 항암제에 의존해야 한다. 또한 설령 표적 변이가 있어도 췌장암 특유의 불량한 약물 반응성 때문에 예상보다 제한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PARP 억제제도 BRCA 변이가 없는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었고, 면역항암제도 MSI-H가 아닌 경우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췌장암의 생물학적 특성인 유전자 변이의 제한성과 내재적 치료 저항성 및 간질(tumor stroma)로 인한 약물침투 제한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정밀의료 시대에도 췌장암은 여전히 획기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췌장암 치료의 근본적 한계와 임상시험 설계상의 문제점

췌장암은 흔히 난공불락의 질환으로 불린다. 이는 이 질환이 지닌 생물학적, 임상적 특징들 때문에 치료 성과를 내기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1. 생물학적 한계

췌장암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미미하여 진단 시 80% 이상이 수술 불가능한 진행암이다. 종양은 치밀한 섬유화 기질로 둘러싸여 있어 약물이 종양세포까지 도달하기 어렵고, 혈관밀도가 낮아 항암제 전달 효율도 떨어진다. 또한 췌장암 세포는 내재적으로 다약제 내성(multi-drug resistance)을 보이는 특징이 있어, 다른 암에서 효과적인 요법도 췌장암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26]. KRAS는 췌장암의 주요 돌연변이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효과적인 억제제가 개발되지 못했으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인 에르로티닙은 전체 생존기간을 평균 10일 연장하는 데 그쳤고,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억제제인 베바시주맙 역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따라서 치료 표적 자체의 부재와 약물 반응성 결여가 근본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2. 임상시험 설계와 해석의 문제

췌장암 3상 임상시험에서 임상시험 규모의 확대도 중요한 논점으로 거론된다. 초기 연구와 비교하면 등록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1997년 젬시타빈 연구는 1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지만, 2013년 MPACT 연구는 861명, 2023년 NAPOLI-3 연구는 770명에 달했다[4,7,15]. 이처럼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면서, 효과 크기가 작더라도 P<0.05를 만족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로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는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과장할 위험이 있으며, 환자와 의사에게 불필요한 기대와 실망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치료 효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재현되지 않는 경향(실효성 격차, effectiveness gap)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FOLFIRINOX의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중앙생존기간은 11.1개월이었으나, 네덜란드 환자 등록자료에 따르면 일반 환자군에서의 실제 중앙생존기간은 8개월 수준에 불과했다[12,30]. 따라서 임상시험 결과를 해석할 때는 단순한 통계적 유의성을 넘어, 실제 임상적 유용성과 현실진료에서의 효과를 신중히 평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췌장암은 질병 자체의 어려움과 더불어 임상시험상의 도전이 겹쳐 발전이 더딘 영역이었다. 앞으로는 새롭지만 실질적 진전이 없는 것을 성과로 포장하기보다 환자 삶의 질과 생존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연구 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치료 전략 및 연구 방향

췌장암 정복을 위해 학계는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 비록 현재까지 큰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다각도의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1. 조기진단과 수술적 치료 극대화

근본적으로 완치를 위해서는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향후 췌장암의 전체 예후를 개선하려면 증상이 없는 고위험군에 대한 스크리닝과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개발이 필수적이다. 진단 시 수술가능 환자 비율을 높이고,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예를 들어, FOLFIRINOX 보조치료)을 통한 치료율 향상이 목표다.

2. 신규 약제 발굴 및 기전 탐색

오랜 기간 신약 개발이 부진했던 KRAS 경로 등에 대해 표적신약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 KRAS 직접억제제 중 G12C 표적 약물은 일부 진행성 췌장암에 사용되어 일부 환자에서 제한적인 반응이 관찰되었으며, 더욱 흔한 G12D 변이를 겨냥한 저분자 화합물이 전임상 단계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종양미세환경 표적치료로, PEGPH20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이 결합된 재조합 히알루로나제)와 같은 치료제로 단단한 기질인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시도[31]는 과거 3상에서 실패했지만 아예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fibroblast activation protein) 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대두되고 있다[32]. 대사항암제나 RNA 치료제 등 비전통적 접근도 검토 중이며[29], 이러한 신약들이 결국 임상시험에 진입하여 젬시타빈 이후 새로운 작용기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3. 병용요법 및 다중표적 접근

단일 약제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웠던 만큼, 향후에는 다중 기전을 동시에 노리는 병용 전략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면역치료+표적치료+화학요법을 함께 투여하여 시너지를 유도하거나, 이중 표적 항체 같은 한 분자에서 두 기전을 아우르는 치료제가 검토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들 중에는 PARP 억제제+면역항암제 병용, CD40 작용제+CAR-T 세포 병용 등 창의적인 설계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췌장암의 복잡한 생물학을 고려할 때 다각적인 공격(multimodal attack)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정밀의료의 확대 적용

비록 췌장암에서 표적 치료가 가능한 환자의 비율은 적지만, 전체 염기서열 분석(whole exome sequencing) 등을 활용하여 각 환자의 종양 프로파일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표적 치료가 가능한 변이를 찾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33]. 예를 들어, BRCA 변이뿐만 아니라 ATR, BRCAness, 스플라이싱 돌연변이 등 항암제 감수성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탐색하여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오가노이드 모델이나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patient-derived xenograft)을 이용한 전임상 시험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개인 맞춤치료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찾아 생존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5. 임상시험의 혁신

췌장암 환자들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임상시험 설계가 중요하다[34]. 향후 연구에서는 적응적 임상시험(adaptive trial) 방식을 도입하여, 효과가 미미한 치료군을 조기에 배제하고 보다 유망한 치료 옵션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여러 치료제를 동시에 평가하는 Precision Promise Trial과 같은 플랫폼 임상시험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이 도입되고 있다[35]. 또한 임상시험 성공을 위해 바이오마커 선택을 정교하게 하고, 전체 환자군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낮은 특정 아형(subtype)에 초점을 맞춘 시험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전략들은 시간과 자원을 아끼고, 환자에게도 보다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6. 지속적인 다학제 연구와 환자 참여

췌장암처럼 난치성 질환일수록 기초부터 임상까지 모든 분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종양생물학자, 면역학자, 약학자, 임상의들이 한 팀으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 그룹은 서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가능성 있는 전략을 신속하게 임상으로 연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 역시 중요한 파트너다. 임상시험 참여, 생체시료 제공 등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가 이어질 때, 췌장암 치료 혁신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환자 중심의 연구 문화가 자리잡을 때 비로소 과학과 임상의 간극을 좁히고, 보다 나은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췌장암의 항암치료는 지난 수십 년간 더딘 발전을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병합요법의 등장과 분자 표적 치료의 도입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997년 젬시타빈이 등장한 이후 FOLFIRINOX와 젬시타빈+나브-파클리탁셀 요법으로 중앙생존기간 1년 시대에 가까워졌고, 정밀의료를 통해 특정 환자군에서 맞춤치료의 효능도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환자들에게 췌장암은 치료 전망이 암울한 질환이며,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상의로서는 최신 지견을 토대로 환자별 최선의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임상시험을 고려하여 환자가 신약이나 새로운 접근을 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젊은 환자나 비교적 건강한 환자에서는 FOLFIRINOX 또는 NALIRIFOX 같은 강력한 병합요법을 통해 최대한 연장을 도모하고, 고령이거나 취약한 환자에서는 젬시타빈 기반 요법으로 증상 완화와 안정 유지를 목표로 한다. 아울러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혹시 적용 가능한 올라파립, 펨브롤리주맙 등의 표적치료가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되는 경우 표준치료에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췌장암 치료의 향상을 위해서는 임상의들의 꾸준한 관심과 근거 기반 접근이 필수적이다. 최신 임상시험 결과와 문헌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눈앞의 작은 통계적 유의성이 아닌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이득을 줄 수 있는 치료를 선별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치료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췌장암 환자의 인생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가짜 혁신이 아닌 진정한 혁신을 성취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이다[7,12,16,25].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None.

Table 1.
Summary of major clinical trials in metastatic pancreatic cancer chemotherapy
Clinical trial Year Treatment (experimental vs. control) Median overall survival (mo) Survival benefit (mo)
Burris et al. [4] 1997 Gemcitabine vs. 5-FU 5.7 vs. 4.2 +1.5
Moore et al. [11] 2007 Gemcitabine+erlotinib vs. gemcitabine 6.2 vs. 5.9 +0.3
Conroy et al. [12] 2011 mFOLFIRINOX vs. gemcitabine 11.1 vs. 6.8 +4.3
Von Hoff et al. [7] 2013 Gemcitabine+nab-paclitaxel vs. cemcitabine 8.5 vs. 6.7 +1.8
Wang-Gillam et al. [14] 2016 5-FU+nanoliposomal irinotecan (nal-IRI) vs. 5-FU (second-line treatment) 6.1 vs. 4.2 +1.9
Wainberg et al. [15] 2023 NALIRIFOX (5-FU+oxaliplatin+nal-IRI) vs. gemcitabine+nab-paclitaxel 11.1 vs. 9.2 +1.9

5-FU, 5-fluorouracil; mFOLFIRINOX, modified FOLFIRIN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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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췌장암 항암치료의 시계열적 흐름을 리뷰하면서 젬시타빈 단독 요법, 이후 병합 요법, 그리고 2011년 이후의 FOLFIRINOX를 소개하고 있다. FOLFIRINOX는 췌장암 치료에 진일보를 가져온 항암요법으로서 5-FU, 류코보린,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의 4제 병합 요법으로 젬시타빈 대비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중증 부작용의 빈도가 높은 편이나, 효과적인 면에서 다른 약제보다 뛰어나 부작용을 견딜 수 있는 체력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게서 권고된다. FOLFIRINOX는 신규 약물 도입이 아닌 기존 약제들의 병합을 통해 생존율의 향상을 이루어낸 경우가 되겠다. 이 외에도 다양한 최신 임상 시험의 결과들과 표적치료, 정밀의료와 면역치료의 최신 지견들이 소개되고 있다. 췌장암에서의 항암제 치료 역사와 함께 최근 치료의 동향과 한계점,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잘 정리된 논문이 되겠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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