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관절경 치료는 정형외과 수술 치료 영역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온 최소 침습 치료기법 중 하나로, 피부에 작은 절개를 통해 관절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관절경을 삽입하고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에 필요한 술식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1912년 사체의 무릎 관절을 방광경을 이용하여 관찰한 것을 시초로, 1930년대에 들어서며 관절에 삽입한 관절경에 수술자의 눈을 가져가 대어 육안으로 직접 관찰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으며[
1,
2], 1970년대부터는 섬유광학 케이블(fiber optic cable)과 카메라를 관절경에 연결하여 모니터를 통해 관절 내 구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영상 관절경(video arthroscopy)’ 기술이 도입되면서, 관절경의 사용은 급속히 확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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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에 따라 관련 수술 기법과 기구 또한 빠르게 발전하였으며, 모니터를 통한 시야 확보를 통해 수술 과정을 기록하고 교육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단순 진단을 넘어 교육 및 치료 영역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무릎 관절에서의 반월상 연골 절제술, 활막 절제술, 관절 내 유리체(loose body) 제거술 등이 대표적인 치료적 응용 사례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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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990년대 이후부터는 무릎을 넘어서 어깨, 손목, 팔꿈치, 발목, 고관절, 척추 등 인체의 모든 관절로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어깨 관절경은 회전근 개 병변 및 관절와순 파열에 대한 이해 증진과 더불어 술기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학회와 관련 논문들도 빠르게 커지고 증가하는 효과까지 발생되었다.
관절경 수술은 개방형 수술 술식(open procedure)을 기반으로 발전하였으며, 기존의 술식에 비해 절개에 따른 흉터의 크기가 작아 미용적 이점이 크며, 조직 손상이 적어 수술 후 통증 감소, 회복 기간 단축, 빠른 기능회복을 통한 빠른 일상 복귀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이환율(morbidity)과 합병증 발생률(complication rate)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임상적 의의가 크고, 수술 자체의 결과 역시 개방형 수술에 비해 나쁘지 않음이 이미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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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관절경은 초창기에는 주로 진단적 목적에 활용되었으나,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고해상도 초음파 등 비침습적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단독 진단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축소되었으며, 최근에는 대부분 최소 침습 수술(minimal invasive surgery)을 시행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관절경은 무릎(반월상연골 파열, 전방 및 후방 십자인대 손상, 유리체 제거, 활막염, 연골 손상 등), 어깨(회전근 개 파열, 어깨 충돌 증후군, 관절와순 파열, 만성 불안정성 등), 손목 및 발목(인대 손상, 활막염, 유리체 제거 등)에서 해당 질환들은 관절경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최근에는 고관절(대퇴비구충돌증후군, 관절와순 파열, 연골 병변, 인대 손상, 경계성 고관절 이형성증 등) 및 척추(요추 추간판 탈출증, 경추관 협착증, 경추 추간공 협착증, 척추부 감염 등)에서도 점차 그 적응증을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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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관절경 치료는 개방형 수술와 비교하였을 때 동등하거나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이며, 특히 회복 기간 단축, 합병증 감소 등의 이점이 있다는 결과도 이미 많이 보고된 바 있어, 현재 상당수의 근골격계 질환에서 관절경 치료가 기존의 개방형 수술 술식을 대체하는 최적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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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관절경 수술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3년의 한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자료에 따르면, 전체 관절경 수술 건수는 2010년 대비 2020년에 약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ronavirus disease 2019) 범유행의 영향으로 선택적 수술이 일시적으로 제한되면서 관절경 수술 건수 또한 일시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시기에는 수술 건수가 점차 회복되며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정형외과 영역에서 관절경 수술의 임상적 활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절경 수술의 증가는 인구 구조의 고령화와 함께 스포츠 활동 증가 및 생활 습관의 변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 질환자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관절경 치료의 시행 빈도 증가는 관절경을 비롯한 여러 수술 기구(surgical instrument)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관절경 수술은 고해상도 내시경 카메라와 정밀 수술 기구의 발전에 힘입어 수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으며, 영상 해상도 또한 기존의 표준 해상도(standard definition)에서 고해상도(high definition), 나아가 4 K 초 고해상도(4 K ultra high definition)로 발전함에 따라 관절내 구조물을 더욱 선명하고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기존의 단순한 기계적 기구에서 발전한 전동식 절삭기(power shaver), 고주파 소작기(radio frequency) 등의 장비는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조작성을 향상시켰으며, 조직 절제 및 지혈 기능의 고도화로 인해 수술의 정밀도와 효율성이 또한 현저히 개선되었다. 수술 재료의 개선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삽입물(implant) 중 하나인 봉합 나사(suture anchor)를 예로 들면 초창기에는 금속으로 제작되었으나, 이후 방사선 투과성(radiolucent) 생체적합성 중합체(biocompatible polymer)를 사용한 골 흡수성 봉합 나사(biodegradable suture anchor) 및 조직 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비 흡수성 봉합 나사(biologically inert suture anchor)가 개발되었으며, 최근에는 직물(fabric)과 봉합사로만 구성된 연성 봉합 나사(soft suture anchor 또는 all-suture anchor)가 기존의 봉합 나사에 비해 골 결손이 적다는 것을 장점으로 점차 사용량을 늘려가고 있어 환자의 조직 상태에 따른 최적의 선택을 가능할 수 있게 해주며, 봉합사 및 기타 수술 재료의 설계 및 구성에 있어서도 유사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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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절경 수술은 개방형 술식에 비해 시야가 한정되어 있고, 기술적으로도 난이도가 높은 만큼 숙련될 때까지 상당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관절경 치료로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3차원 해부학적 구조를 2차원의 한정된 시야를 통해 해석할 수 있는 뛰어난 공간 지각 능력을 갖추고, 화면에 표시되는 영상 정보와 손의 감각을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술식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3차원(3-dimensional, 3D) 관절경의 임상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2010년대부터 외과 및 흉부외과 영역에서는 3D 복강경 및 흉강경 장비가 빠르게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정형외과 영역에서는 2020년대 초부터 3D 관절경의 임상적 사용이 보고되고 있다. 3D 관절경은 두 개의 광학 채널(또는 이중 렌즈)을 통해 입체 영상을 구현함으로써, 해부학적 구조물에 대한 깊이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되었다. 아직까지는 도입 초기 단계로 전면적인 활용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관절 내 구조가 복잡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어깨 및 고관절 수술에서의 시범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술기 훈련 및 보조적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5].
최근 관절경 치료는 로봇 수술 시스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증강현실 기반의 수술 내비게이션 등과 융합되어 발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16]. 로봇 보조 수술은 수술자의 손 떨림을 보정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정밀하게 수행함으로써,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이 관절경 치료에 접목될 경우,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16], 수술 중 실시간 정보 교환과 통한 수술 기구의 위치 추적을 통해 삽입물을 보다 정확한 위치에 고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형외과 영역에서 로봇 보조 수술은 주로 인공관절 치환술(arthroplasty)에 국한되어 있으며, 관절경 치료에의 적용은 아직 초기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다[
17]. 그 원인 중 하나는 관절경 수술 고유의 시야 확보 방식에 있다. 기존의 da Vinci (Intuitive Surgical, Sunnyvale, CA, USA) 로봇 보조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흉강경 등과 유사하게 불활성 기체를 사용하여 시야를 확보하는 반면, 관절경은 관류액을 이용한 수압 팽창(hydraulic expansion) 및 세척을 통해 시야를 확보하고 출혈을 억제한다. 관류액 외에 불활성 기체를 이용한 관절경 시술이 시도되지 않았었던 것은 아니나, 수술 시야 확보 및 출혈 억제 측면에서 불리하고, 어깨 및 고관절 같이 체간과 직접 연결된 근위부의 대관절은 무릎이나 팔꿈치 등 사지에 위치한 관절과는 달리 출혈 억제를 위한 지혈대의 사용이 불가능한 만큼 더욱 적용이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da Vinci 시스템은 연부 조직 장기(soft tissue organ)에 대한 수술을 목적으로 개발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뼈에 대한 천공, 절삭 등이 포함되는 골성 술식(bony procedure)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따라서 정형외과 영역에서 관절경 수술 시 단순 진단을 넘어 치료적 목적으로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술 시야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골 구조에 대한 조작이 가능한 수술 기구의 개발이 필수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18].
한편, 또 다른 기술적 발전 방향으로는 관절경의 침습성을 최소화하여 진단적 목적의 관절경을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있다. 광학 기술과 영상 처리 기술의 진보에 따라, 바늘 형태의 초소형 미세 관절경이 개발되었으며, 이는 외래 환경에서도 활용이 가능하여 MRI 촬영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영상 판독이 불분명할 경우 시행할 수 있는 second-look arthroscopy의 대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19]. 특히 이러한 바늘 형태의 미세 관절경은 외래 기반 시술시에도 어깨 및 무릎 모두에서 감염률이 0%에 수렴하는 높은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진단 영역에서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20].
최근 정형외과 영역에서 재생의학의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인공관절 치환술 같이 기존의 해부학적 병변을 절제하고 대체하는 수술을 넘어, 손상된 조직을 생물학적 재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1]. 특히 관절경 치료는 최소침습적 시야 확보 및 정밀한 병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생의학적 접근과 매우 상호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관절경 기반 치료에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 골수 농축액(BMAC), 줄기세포 치료 등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표준 치료의 일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어깨 관절에서는 관절경 하 회전근 개 봉합술을 시행하며 PRP를 이용한 생물학적 보강을 할 경우 수술 후 통증 감소 및 치유 촉진에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으며[
22]. 무릎 관절에서는 골수농축액,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등을 퇴행성 연골 손상을 비롯한 연골 결손 환자에게 관절경을 활용하여 관절강 내로 투여하고 있다[
23,
24]. 관절경은 앞서 언급한 주사 형태 제제 외에도 물리적인 지지체 형태의 삽입물을 이용한 보강에도 활용되고 있다. 탈세포화된 동종 진피 조직(acellular dermal matrix)을 활용한 회전근 개 봉합 부위의 보강은 이미 활성화가 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단순한 물리적인 지지체의 역할을 벗어나 봉합한 부위의 생물학적 재생 자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양한 성분의 삽입물이 연구되고 있어 향후 기술 발전이 기대된다[
25].
향후 관절경 수술은 환자의 연령, 활동 수준,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오마커(biomarker) 및 분자영상(molecular imaging) 기술의 발달로 관절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예후 예측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이는 관절경 수술의 시기 결정과 수술 후 모니터링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 특히 이러한 정보는 수술의 필요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환자 개개인에 맞춘 정밀하고 환자 중심적인 치료 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비용의 신기술을 임상 진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근거 기반의 확보라는 과제가 존재하나, 관절경 치료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생물학적 치료 전략의 융합을 통해, 침습성을 줄이면서도 치료의 정밀성과 예측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유전적 손상 소인에 기반한 위험군 조기 선별 및 환자 특성에 맞춘 개인적 맞춤 치료와 퇴행성 질환의 예방 전략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현재 국내 관절경 치료는 임상적 유효성과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관절경 수술에 사용되는 소모품, 고가 장비 및 임플란트에 대한 수가, 그리고 관련 수술 수가가 실제 원가에 비해 현저히 낮게 책정되어 있어, 관절경 수술 자체가 의료 기관에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실 상 일회용 소모품을 제도적으로 재사용을 하도록 유도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6]. 이러한 저수가 구조는 최신 기술과 장비의 도입을 저해하고 있으며, 다수의 해외 의료기기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신제품 출시를 보류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의료진은 최신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고, 환자 또한 최신 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관절경 수술의 질적 향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관련 소모품 및 장비에 대한 현실적인 수가 책정이 필요하며, 의료기술 발전을 반영한 제도 개선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