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사결정과 의사의 설명의무: 의료소송 위험에 대한 윤리적·법적 함의

Shared decision-making and physicians’ duty to explain and their ethical and legal implications for the reduction of medical litigation risk: a narrative review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Med Assoc. 2026;69(1):69-7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6 January 10
doi : https://doi.org/10.5124/jkma.25.0161
1Department of Medical Humanities and Ethics, Hanyang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2Law School, Inha University, Incheon, Korea
유상호1orcid_icon, 백경희,2orcid_icon
1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인문학교실
2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Corresponding author: Kyounghee Baek E-mail: khbaek@inha.ac.kr
Received 2025 December 26; Accepted 2025 December 28.

Trans Abstract

Purpose

Shared decision-making (SDM) is a core element of patient-centered care; however, traditional approaches to informed consent and physicians’ duty to explain have often remained procedural and predominantly physician-driven. This review aims to examine how SDM substantively strengthens the physician’s duty to explain and how it may contribute to reducing medical litigation risk while simultaneously improving patient–physician relationships.

Current concepts

SDM is a collaborative process in which patients and physicians jointly consider available treatment options, relevant medical evidence, and patients’ individual values and preferences. Evidence from systematic reviews indicates that SDM improves patients’ knowledge, promotes more realistic expectations, reduces decisional conflict, and enhances satisfaction and trust. From a legal perspective, inadequate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asymmetry constitute major contributors to medical disputes. By emphasizing meaningful dialogue, documenting deliberative processes, and incorporating patient decision aids, SDM reframes informed consent from a largely formal requirement into an interactive process that supports patients’ substantive understanding and autonomous decision-making.

Discussion and conclusion

Although direct evidence demonstrating that SDM reduces medical errors remains limited, existing findings suggest that SDM may mitigate structural causes of medical disputes by addressing communication failures and unmet patient expectations. By reinforcing the physician’s duty to explain in a substantive and patient-centered manner and by fostering a trust-based therapeutic alliance, SDM has the potential to reduce medical litigation risk. Integrating SDM into routine clinical practice through education, institutional support, and supportive legal frameworks may represent an emerging standard for fulfilling physicians’ duty to explain and for promoting sustainable patient–physician relationships.

서론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근대 의학윤리와 의료법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잡아 왔으며, 이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의사의 설명의무와 환자의 설명동의가 발전해 왔다[1,2]. 그러나 전통적인 설명의무는 주로 의사가 주도적으로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동의를 획득하는 절차에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에, 환자의 실질적인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3]. 이러한 한계로 인해 의료현장에서는 환자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거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설명의무 위반 여부는 의료소송에서 반복적으로 쟁점화되어왔다[46].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공유의사결정(shared decision-making)이다. 공유의사결정은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가 상호작용하며 함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자 관계를 의미하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환자의 가치와 선호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협력적 의사결정 모델이다[7]. 이 논문은 공유의사결정이 의사의 설명의무를 형식적 절차가 아닌 환자 중심의 실질적 이해와 동의 과정으로 확장함으로써, 의료분쟁과 의료소송의 가능성을 낮추고 환자–의사 간 신뢰관계를 강화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론적 고찰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와 의료인이 의료 선택지의 위험과 이득을 검토하고, 환자의 가치관과 선호를 함께 고려하여 최선의 치료 방침에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다[8]. 이는 전통적인 의사 주도형(paternalistic) 의사결정 모델이나 설명 후 동의 모델을 넘어, 상호성에 기반한 협력적 의사결정 모델로 이해된다[9]. 특히 현대 의학에서는 많은 의료행위가 환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될 수 있는 선호 민감적 영역(preference-sensitive situations)에 속하며, 단일한 의학적 정답보다는 환자의 가치 판단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10].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정보 제공과 동의 관행은 의사가 주도적으로 설명하고 환자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어, 환자의 실질적인 이해와 참여, 그리고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공유의사결정의 도입은 정보 제공과 동의의 과정을 환자 중심의 상호작용적 절차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적인 개혁으로 제시되어 왔다[11].

여러 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에 따르면, 공유의사결정의 도입은 환자 관련 결과와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의 질병과 치료에 대한 지식 수준을 향상시키고, 치료 결과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기대를 형성하도록 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치료 선택 이후의 후회나 의사결정 갈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12]. 실제로 환자가 의료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충분한 설명을 제공받은 경우, 치료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유의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러한 효과는 성별이나 교육 수준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요인보다 공유의사결정 경험 자체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13]. 또한 환자가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치료 결정에 참여할수록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와 수용도가 높아지고, 의료인에 대한 신뢰 역시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14,15]. 이처럼 공유의사결정은 환자 중심 의료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의학적 근거와 환자 가치의 조화를 통해 치료 결정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공유의사결정의 기능과 법적 의의

설명의무의 강화

공유의사결정은 의사의 설명의무를 형식적 이행에 그치지 않도록 하고, 환자의 실질적 이해와 자율적 결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전통적으로 의사의 설명의무는 환자에게 질병의 상태, 치료 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을 설명하여 환자가 해당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16]. 그러나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서면 동의서에 서명을 받거나, 시술 직전에 구두 설명만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어 환자의 실질적 이해와 자율적 의사결정이 충분히 담보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15].

공유의사결정은 의사가 주도적으로 정보만 제공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상호 대화를 통해 환자가 제공된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와 선호에 비추어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절차로 제시된다[7,8]. 예컨대 과거에는 수술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법적 형식 요건을 충족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공유의사결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가능한 치료 대안과 각 선택지의 위험과 이득을 폭넓게 설명하고, 환자가 질문과 숙고의 과정을 거쳐 동의에 이르도록 하는 점이 강조된다[11,15]. 이러한 과정은 충분한 이해에 기초한 동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며, 설명의무를 강화하여 법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한 환자 중심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

의료소송 위험 감소

의료소송의 상당 부분은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인식하거나, 의사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6,15]. 여러 연구에 따르면 환자 불만족의 가장 흔한 원인은 불충분한 의사소통이며, 의사가 치료의 위험과 대안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환자의 질문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하는 경우 의료과오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5,17]. 실제로 의료과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필요한 설명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례들이 존재하며, 이는 의사에게 상당한 법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16].

이러한 맥락에서 공유의사결정은 의료소송 위험을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환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스스로 치료 방침을 선택하였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경우, 치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의사의 과실로 귀속시킬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18,19]. 환자의 선호가 무시되거나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환자의 가치와 선호를 진지하게 반영하는 공유의사결정 과정은 의료분쟁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4]. 또한 공유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의사가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그 내용과 결정 과정을 의무기록이나 동의서에 구체적으로 남기게 되는데, 이러한 기록은 사후 분쟁 발생 시 설명의무 이행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19]. 실제로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인증된 결정지원도구를 환자에게 제공하고 공유의사결정을 거쳐 동의를 얻은 경우, 이를 적법한 설명동의의 증거로 인정하는 법적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20].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공유의사결정을 충실히 이행한 의사에게 설명의무 이행이 추정되는 효과를 부여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소송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더 나아가 공유의사결정은 의료소송 대신 의사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강화할 수 있다[5,15]. 실제로 의료소송을 경험하지 않은 의사들은 환자와의 대화 시간이 더 길고 관계 형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특징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5]. 이는 환자-의사 간 신뢰관계 자체가 의료소송을 예방하는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5]. 종합하면,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의 불신과 오해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의료소송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적인 위험관리 도구로서 기능할 수 있다.

환자–의사 관계 개선

공유의사결정은 궁극적으로 환자–의사 간 관계의 개선을 이끈다[3,9,21]. 환자는 자신의 가치관이 존중되는 치료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의사를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이자 치료의 동반자로 인식하게 되고[11,13], 의사는 환자의 삶의 맥락과 선호를 보다 깊이 이해함으로써 환자 중심적 태도를 강화하게 된다[9,14]. 이러한 협력적 관계는 치료 순응도의 향상과 환자 만족도의 증가로 이어질 뿐 아니라[12,13], 의료인에게도 윤리적 보람과 전문성의 증진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제공한다[3,7]. 공유의사결정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의사는 최신 의학 정보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질문에 응답해야 하므로 자신의 임상적 판단 근거를 재검토하게 되고 그 결과 의학 지식의 갱신과 의사소통 역량의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22,23]. 환자 역시 치료 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기주도적 돌봄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인의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12,24].

정리하면, 공유의사결정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환자와 의사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치료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치유적 동맹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임상 실천으로 평가할 수 있다[9,11,21].

과거 법적 판례와의 연계성

의료분쟁에 관한 법원 판례들은 점차 환자 관점에서의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며, 이러한 흐름은 공유의사결정이 지향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2,3]. 대한민국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의사의 설명의무를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의 전제로 파악하여,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의무”라고 판시해 왔다[16]. 또한 설명의무의 인정 범위에 대해서도,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 즉 침습적 시술이나 중대한 위험이 수반되는 의료행위에 한하여 설명의무가 적용된다고 보아, 환자의 선택여지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까지 의사가 무한정 설명할 의무는 없음을 명확히 하였다[2,17]. 이는 환자에게 실질적인 선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중요한 의사결정 상황에서만 설명의무가 핵심적으로 문제됨을 의미하며, 공유의사결정이 적용되는 임상적 범위와도 일치한다. 나아가 대법원은 최근 “환자의 숙고할 시간”의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 ‘대법원 2017다248919 판결(2020년 선고)’은 의사가 설명을 제공한 직후 곧바로 시술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충분한 숙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함으로써, 설명의 내용뿐 아니라 그 방식과 시점 역시 환자의 이해와 실질적 결정을 보장해야 함을 분명히 하였다[2,6]. 이는 설명의무를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참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공유의사결정의 핵심 정신과 부합한다.

해외에서도 법적 기준은 공유의사결정의 방향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영국 대법원의 ‘몽고메리 판결(Montgomery v. Lanarkshire Health Board, 2015)’은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한 법적 평가 기준을 근본적으로 환자 중심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이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환자에게 제공할 정보의 범위를 의사의 전문적 재량에만 맡길 수 없으며, 환자가 중요하다고 여길 만한 모든 유의미한 위험과 대안은 적극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였다[25]. 이로써 영국에서는 치료 결정 과정에서 환자가 보다 능동적이고 정보에 입각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 법적으로 기대되게 되었고, 설명의무의 기준 역시 의사의 관점이 아닌 환자의 자율성과 정보 요구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11,25]. 이러한 변화는 공유의사결정 모델을 사실상 법률 차원에서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도 여러 주에서 설명의무와 관련된 법제에 공유의사결정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워싱턴주의 경우, 2007년 법 개정을 통해 공유의사결정을 거친 동의를 법적으로 유효한 설명동의의 한 형태로 인정하였다[20]. 이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은 환자 참여를 촉진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비용을 줄이려는 목표를 추구하였다[26]. 실제 연구에서도 환자결정지원도구(patient decision aid, PtDA)를 제공받은 환자들은 침습적 수술보다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으며[12,24], 이는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와 선호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요약하면, 국내외 판례와 법제의 변화는 설명과 동의의 과정에 환자의 적극적 참여와 관점을 점차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며, 이는 공유의사결정의 원리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이러한 법적 기준의 전환은 공유의사결정이 의료현장에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이자 강력한 촉진 요인으로 기능한다.

환자결정지원도구의 활용

공유의사결정을 실제 진료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PtDA의 활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PtDA란 특정 의학적 의사결정 상황에서 환자가 선택 가능한 대안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와 선호에 근거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표준화된 정보 제공 도구를 의미한다[27]. 예컨대 수술과 약물치료와 같이 복수의 합리적 선택지가 존재하는 경우, PtDA는 각 대안의 이점과 위험, 성공률, 부작용 등에 관한 근거 기반 정보가 시각자료 등을 활용하여 이해하기 쉽게 제시된다[27]. 이러한 도구는 의료인의 설명을 보완함으로써 환자가 진료실 밖에서도 충분한 정보를 학습하고 숙고할 수 있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12].

PtDA의 효과는 다수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일관되게 입증되어 있다. 2024년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PtDA를 활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해당 의학적 문제에 대한 지식 수준이 유의하게 향상되고, 치료 결과에 대한 기대가 보다 현실화되며,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 또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험하는 갈등(decisional conflict)이 감소하고, 최종 선택된 치료가 환자의 가치관과 선호에 더 잘 부합하는 경향을 보였다[12]. 나아가 선호 민감적 치료 영역에서 PtDA의 사용은 재량적·침습적 시술의 빈도를 감소시키고 보다 보존적인 치료 선택을 촉진함으로써 의료비용 절감과 환자 안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2,24].

이러한 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료현장에서 PtDA의 활용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시간 제약, 숙련도 부족, 제도적 지원의 부족 등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23,28].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정책적·법적 장치를 통해 PtDA의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유의사결정을 충실히 이행한 경우 의료분쟁 위험이 감소한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PtDA를 활용한 의사에게 법적·보험적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논의가 제기되어 왔다[11,15]. 특히 워싱턴주의 경우, 공유의사결정과 PtDA를 활용한 동의를 법적으로 유효한 설명의무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사후 분쟁 시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추정하는 법적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조항을 명문화하였다[20]. 한편 영국에서는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가 임상진료지침에 PtDA의 활용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 의료인의 적극적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며[8], 독일과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공적 재원과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PtDA를 공유의사결정의 핵심 도구로 개발하고, 이를 임상 진료 과정에 체계적으로 적용·확산하고 있다[29,30]. 우리나라에서도 연명의료 결정이나 정신건강 치료 영역을 중심으로 일부 의사결정지원도구가 개발된 사례가 있으나, 아직 임상 현장에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PtDA에 대한 표준화 및 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건강보험 수가나 행정적 지원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공유의사결정의 실천율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와 의사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치료 방침을 함께 결정하는 의사소통 패러다임으로, 환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의료인의 전문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실천 모델이다[21]. 이 고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유의사결정의 도입은 의사의 설명의무를 단순한 서면 동의 절차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실질적 이해와 숙고, 그리고 동의의 과정으로 전환시킴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한층 두텁게 보장한다[11].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는 치료 선택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숙고할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의료행위를 보다 능동적으로 승인하게 되며, 그 결과 예기치 못한 치료 결과나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의사 관계를 일방적 지시와 순응의 구조에서 벗어나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치료 동맹으로 전환시킨다. 환자는 자신의 가치와 의견이 존중되는 과정에 만족감을 느끼고, 의사는 환자의 삶의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공감과 책임의식을 강화하게 된다[13,14]. 이러한 긍정적 관계 형성은 치료의 질을 제고할 뿐 아니라 의료현장을 환자 중심의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토대가 된다.

물론 공유의사결정을 의료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인식 제고와 함께 제도적·법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PtDA의 개발과 인증, 의료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적정한 진료시간 보장과 적절한 수가 체계 마련 등이 뒷받침될 때 공유의사결정은 실효성 있게 구현될 수 있다[8,28,29]. 더 나아가 법률적으로도 공유의사결정의 가치를 명시적으로 반영하여, 해당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의료인에게는 법적 안정성을 부여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책임을 명확히 하는 규범 체계가 확립될 필요가 있다[31].

결론적으로, 공유의사결정은 설명의무 이행의 새로운 표준으로서 환자와 의사가 함께 결정하는 문화를 의료계에 정착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환자의 권익 향상과 의료인의 방어의료 완화, 그리고 신뢰에 기반한 환자–의사 관계 회복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통해 보건의료체계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This study was supported by the Korean Health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 Project grant (Grant No. RS-2023-KH142275) through the Patient-Doctor Shared Decision-Making Research,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of the Republic of Korea.

Data availability

Not appli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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