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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69(3); 2026 > Article
의대 증원의 본질은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어떻게 잘’ 양성하는가

Abstract

Purpose: This opinion piece challenges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of Korea’s recent move to further expand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t argues that increasing admission numbers alone does not address the core constraints on physician workforce capacity. Drawing on unresolved lessons from the 2024 medical crisis, it urges policymakers to move beyond a narrow focus on quotas and instead prioritize strengthening educational infrastructure and pursuing meaningful systemic reform.
Current concepts: Medical education must not become merely a tool for inflating workforce numbers. Producing competent physicians requires safe clinical learning environments, sufficient faculty for supervision and feedback, and deliberate cultivation of professionalism and ethics. Many medical schools already face declining instructional quality at current enrollment levels, with faculty stretched thin and students receiving inadequate clinical exposure. Crucially, imbalances in Korea’s healthcare system arise not from an overall physician shortage but from structural failings—particularly in essential fields such as emergency medicine, pediatrics, and obstetrics—where excessive workloads, inadequate compensation, and unstable working conditions persist.
Discussion and conclusion: Expanding admission quotas without addressing structural flaws is a superficial remedy that may worsen workforce maldistribution and erode public trust in healthcare quality. Meaningful reform requires quality assurance in medical education; investments in care infrastructure and compensation; redesign of regional healthcare ecosystems; integrated national strategies linking education, training, and deployment; and restoration of social trust through transparency. Building an adequate physician workforce is a vital national goal, but it requires comprehensive, quality-driven reform rather than rapid numerical expansion.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의대 정원을 추가 증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바이러스병-19 (coronavirus disease 2019) 이후 지속돼 온 의료 인력 수급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정부가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고자 하는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임상의학의 미래를 고민해 온 한 사람으로서, 이번 발표를 접하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불과 얼마 전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안으로 촉발된 갈등과 파행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1]. 당시 의정사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교육과 인력 양성의 본질이 얼마나 손쉽게 도외시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로 인해 빚어진 갈등과 혼란의 상처는 아직 회복되지도 못한 상황이다[2]. 이러한 시점에서 다시 정원 증원을 서두르는 것은 증원 규모의 적정성을 떠나, ‘좋은 의사’ 양성이라는 의학교육 본연의 사명과 그 과정의 실질적 여건을 철저히 외면한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의학교육은 단기간에 인력을 양적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없다. 학생 한 사람을 교육해 ‘좋은 의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환자 안전이 보장되는 임상 현장의 학습 환경, 충분한 수련과 피드백을 담당할 수 있는 교수진의 확보, 그리고 의학교육 전 주기에 걸친 인성·윤리·전문성 교육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이미 상당수 의대 교수와 교육 전문가들이 “현재의 인력·인프라 수준으로는 기존 정원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이전보다 더욱 큰 규모의 증원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정원 확대 이후 교수들의 교육 시간과 지도 여력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임상실습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충분한 환자 접촉 경험을 충분히 확보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교육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실질적 보완 없이 추가 증원을 단행한다면, 의학교육의 질적 저하는 물론 궁극적으로 의료의 질 저하와 국민 신뢰의 훼손이라는 역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사안은 의료 인력의 단순 부족이라는 통계적 접근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의료 불균형은 단지 의사 수의 절대적 부족이 아니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누적된 결과이다. 현장의 젊은 의사들이 중증·응급·소아·산과 등 필수 분야를 기피하게 되는 근본적 요인 또한 과중한 업무 부담, 불합리한 보상 체계, 불안정한 근무 환경[3] 등 복합적인 요인에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정원만 늘리는 것은 단순히 분모를 키우는 통계적 처방에 불과하며, 의료 불균형을 해결하는 근본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
지난 의정사태는 의사 양성 과정의 전 단계에 걸쳐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정원 조정보다 앞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교훈을 우리에게 남겼다.
(1) 의학교육의 질 보장 체계 확립: 학생 복지와 건강권 지원, 교육·수련 시설 확충, 교원·교육 전담 인력 확충 등 교육 여건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장치 마련; (2) 필수의료 인프라 개선: 중증·응급·외상·산과·소아 분야의 근무 환경과 보상 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젊은 의사들이 해당 분야로 진입하고 지속할 수 있는 여건 조성; (3) 지역의료 생태계 재설계: 단순한 정원 배분이 아니라 지역 병원의 역량 강화와 교육권역 내 연계체계 구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력 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 (4) 의학교육과 보건의료정책의 연계: 졸업 후 진로, 수련, 전문의 배출, 지역 배치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체계로 설계하는 국가적 로드맵 수립; (5) 사회적 신뢰 회복: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와 국민이 함께 논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를 확립하는 일.
이러한 선행 조건들이 충실히 마련되지 않는 한, 의대 정원 확대는 도리어 의료 인력의 왜곡된 분포를 심화시키고,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의사는 산업적 자원이 아니라, 국민과 사회의 생명과 안전을 맡은 전문직이다. 그만큼 의사 양성 과정의 모든 요소는 보다 신중하고 책임 있게 다뤄져야 한다.
충분한 의료 인력 확보는 당연한 국가적 과제이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많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잘’의 문제이다. 교육과 수련, 의료 현장의 현실을 함께 바라보는 통합적 접근이 없다면 우리는 또다시 같은 논쟁과 갈등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다.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단기적 수급 조정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의료인 양성 체계의 질적 혁신과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에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의학교육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과 성실한 자세로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 부디 정부가 의학교육계의 깊은 우려와 진지한 제언에 귀 기울여 주기를 요청한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None.

Data availability

Not applicable.

References

1. Huh S. The new placement of 2,000 entrants at Korean medical schools in 2025: is the government's policy evidence-based? Ewha Med J 2024;47:e13.
crossref pmid pmc pdf
2. Huh S. Halted medical education and medical residents’ training in Korea, journal metrics, and appreciation to reviewers and volunteers. J Educ Eval Health Prof 2025;22:1.
crossref pmid pmc pdf
3. Kim HS, Ahn DS. Probability of criminal punishment of physicians in Korea is remarkably higher than in Japan and France. Ewha Med J 2025;48: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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