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장애의 현재와 미래: 진단, 유전학, 약물치료, 비약물치료를 아우르는 통합적 조망” 특집 호에 대한 소개
Guest editorial introduction to the special issue on “The Present and Future of Bipolar Disorder: an Integrated Perspective on Diagnosis, Genetics, Pharmacotherapy, and 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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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는 조증 또는 경조증 삽화와 우울삽화가 반복적으로 교대하는 만성 정신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4,000만 명이 이환되어 있으며, 1990년 이후 유병률이 약 59%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 국내에서도 양극성장애의 유병률은 0.1–0.3%로 추정되지만, 초기 삽화의 대부분이 우울증으로 발현되어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6–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진단 지연은 부적절한 항우울제 단독치료로 이어져 조증 전환, 급속순환형(rapid cycling)의 유발, 자살 위험 증가 등 심각한 임상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양극성장애는 높은 자살률, 인지기능 저하, 사회직업적 기능 손상 등으로 인해 환자와 가족에게 막대한 질병 부담을 안기고 있어 조기 진단과 근거에 기반한 통합적 치료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번 특집 호에서는 양극성장애의 최신 지견을 진단, 유전학적 기반, 약물치료, 비약물치료의 네 가지 축으로 나누어 조망함으로써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각 논문은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정밀정신의학(precision psychiatry)이라는 공통된 지향점을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집 논문 소개
Lee와 Ha [2]의 논문 “양극성장애의 진단 및 타 질환과의 감별진단”에서는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Text Revision과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1th revision에 근거한 양극성장애의 진단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주요우울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조현병과의 감별 전략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양극성장애 환자의 50% 이상이 우울삽화로 처음 발현한다는 점에서, 기분장애설문지(Mood Disorder Questionnaire), 경조증체크리스트-32 (Hypomania Checklist-32), 양극성연속선 진단 척도(Bipolar Spectrum Diagnostic Scale) 등의 선별도구를 활용한 체계적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Ghaemi가 제안한 양극성연속선장애 개념을 소개하며, 역치하(subthreshold) 증상을 보이는 환자군에 대한 임상적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Lim 등[3]의 논문 “양극성 정동장애의 유전적 조성에 대한 연구 동향 및 임상 적용”에서는 양극성장애의 유전학적 기반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양극성장애는 58–85%의 높은 유전율을 보이며, 최근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에서 298개의 위험 유전자좌가 확인되었다. 특히 CACNA1C, ANK3, SHANK2, GRIN2A 등 이온채널과 시냅스 기능 관련 유전자가 핵심 후보로 부각되고 있으며, 희귀변이 연구에서는 AKAP11 돌연변이가 리튬 반응성과 관련된 GSK3β 경로를 매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약물유전체학적 응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대상 연구(Asian Bipolar Genetics Network)의 진행 현황과 다중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의 임상적 활용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
Ryu [4]의 논문 “양극성장애 약물치료 동향과 지침 비교: 리튬에서 정밀 정신의학까지”에서는 1949년 리튬의 발견에서 비정형항정신병약물 중심의 현대적 치료까지의 패러다임 변화를 조명하고 있다. 리튬의 처방률은 1997년 30%에서 2016년 15%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비정형항정신병약물의 사용은 10%에서 50%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저자는 KMAP-BP 2022, CINP-BD 2017, CANMAT 2018/2021, WFSBP 등 주요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비교 분석하여 급성 조증, 양극성 우울, 유지치료 각 단계별 최적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 기반 치료 개인화, 바이오마커 개발, CRISPR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 등 미래 정밀정신의학의 전망을 조망하고 있다.
Baek과 Cho [5]의 논문 “양극성장애의 비약물적 치료: 정신사회적 치료부터 디지털 치료까지”에서는 약물치료의 보조적 치료로서 정신사회적 중재, 신경조절술, 디지털 치료기술의 최신 근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정신건강교육, 인지행동치료, 가족 중심 치료, 대인관계 및 사회적 리듬 치료(interpersonal and social rhythm therapy)는 각각 고유한 기전을 통해 재발 예방과 기능 회복에 기여하며, 전기경련치료(electroconvulsive therapy)는 치료저항성 양극성 우울증에서 73.9–80.2%의 반응률을 보이는 가장 강력한 근거를 가진 비약물치료이다. 주목할 것은 스마트폰 기반 모니터링 앱(LiveWell, circadian rhythm for mood [CRM])과 인공지능 예측 모델이 재발을 3일 전에 85–9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점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양극성장애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음을 시사한다.
논의
이 네 편의 논문을 통합적으로 조망하면, 양극성장애 관리의 미래는 ‘정밀정신의학’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진단[2]은 유전학적 위험 계층화[3]와 결합되어 환자 개별화된 약물 선택[4]의 근거를 마련하고, 비약물적 중재와 디지털 모니터링[5]은 장기적 치료 반응을 추적하며 진단과 치료를 지속적으로 정교화하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AKAP11 변이를 가진 양극성장애 제II형 환자에서 리튬 기반 치료를 선택하고, 대인관계 및 사회리듬치료로 일주기리듬을 안정화하며, CRM 앱을 통해 재발 위험을 실시간 감시하는 것은 이러한 통합적 접근의 구체적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유전학적 발견이 임상에서 실행 가능한 바이오마커로 전환되기까지의 간극, 디지털 치료기기의 장기 효과에 대한 근거 부족, 저소득 국가에서의 치료 접근성 격차, 그리고 소아청소년기 조기 개입 전략의 미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아시아인 대상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의 확충과 한국형 정밀정신의학 모델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론
이번 특집이 양극성장애에 대한 최신 지견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유전학–약물치료–비약물치료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임상 진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극성장애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기능 회복을 위한 최적의 치료 전략 수립에 이 특집 호의 논문들이 의미 있는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Chul-Hyun Cho serving as an editorial board member of the journal was not involved in the following: selection of the peer reviewer, evaluation of the article, and decision process of acceptance of this editorial.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None.
Data availability
Not applic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