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능 국가검진 도입의 의미와 향후 방향성
Introduction of pulmonary function testing into the National Health Screening Program in the Republic of Korea: significance and future dir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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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ose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is a major but under-recognized public health burden in Korea. Although its prevalence is 12.7% among adults aged ≥40 years, fewer than 3% of affected individuals are aware of their diagnosis. This article reviews the significance of the planned introduction of pulmonary function testing (PFT) into the Korean National Health Screening Program (NHSP) in January 2026 and proposes directions for successful implementation.
Current concepts
Beginning in January 2026, basic or simple PFT will be offered through the NHSP to all adults aged 56 and 66 years, primarily to support the early detection of COPD. Approximately 1.5 million adults are expected to undergo screening annually, and conservative estimates suggest that more than 150,000 new COPD cases may be identified each year. PFT may also enable the incidental detection of asthma, asthma-COPD overlap, and interstitial lung disease. This policy decision is supported by accumulating evidence that early identification, together with risk-factor modification, vaccination, and indicated pharmacotherapy, may reduce disease progression and acute exacerbations.
Discussion and conclusion
To achieve the expected benefits of this program, several implementation issues should be addressed, including public awareness campaigns, structured spirometry education for primary care physicians, a clearly defined pathway linking screening with confirmatory diagnosis and treatment, and a national reimbursement framework for inhaler-use education. A Korean “health-screening COPD” care pathway that connects screening centers, pulmonologists, and primary care clinics will be essential for increasing clinical benefit while reducing the risks of overdiagnosis and overtreatment.
서론
2025년 9월 18일 제1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는 2026년 1월 1일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의 검사 항목에 폐기능검사를 포함하기로 의결하였다[1]. 적용 대상은 56세와 66세의 일반 성인으로, 생애주기 동안 두 차례 폐기능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정책은 단순히 검사 항목 하나가 추가된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가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을 국가 차원의 만성질환 관리 체계 안으로 본격적으로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의 COPD 유병률은 12.7% (남성 18.6%, 여성 7.1%)이며, 65세 이상에서는 25.6%에 달하여 당뇨병(11.7%)보다도 높은 수준이다[2–4]. 그러나 제4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08년) 자료에서 환자 본인이 자신의 질환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2.4%, 실제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은 2.1%에 불과하였고[5], 이후 2011–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후속 연구에서도 의사 진단율 2.8%, 치료율 1.6%로, 인지율과 치료율의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으며[4], 경증–중등증 COPD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약물치료를 받는 비율은 16.7%, 흡입제 사용률은 6.1%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6]. 즉 약 360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COPD 환자 중 대다수가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진단·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정점이 이번 폐기능 국가검진 도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론에서는 폐기능 국가검진의 도입 의의와 운영 방안을 정리하고, 검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향후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건강검진 폐기능검사 도입의 배경과 의의
COPD는 폐기능이 정상의 50% 이하로 저하될 때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방문할 시점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단계인 경우가 적지 않다. COPD 환자 사망의 주요 원인인 급성악화는 진단이 지연될수록 빈번해지며, 일단 입원이 필요한 중증 악화를 한 차례 경험한 환자의 3년 내 사망률은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7,8]. 반대로 조기에 진단된 COPD 환자는 금연, 백신접종, 흡입제 치료 및 동반질환 관리를 통해 폐기능 저하 속도와 급성악화 빈도를 의미 있게 줄일 수 있어[9,10] 조기 진단의 임상적 가치는 분명하다.
과거에는 COPD가 장기간의 흡연력을 가진 중장년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비흡연자 COPD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함이 확인되고 있다[11,12]. 소아기 호흡기감염, 미숙아 출생에 의한 폐 발달 저하, 장기간의 천식, 직업적 분진 노출, 대기오염 등 다양한 병인이 작용하며, 이러한 인자가 누적되는 50대 중반 이후에 임상적으로 발현하는 양상을 보인다[13,14]. 따라서 흡연력이라는 단일 기준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검진을 시행하는 우리나라의 접근 방식은, 한국형 COPD의 역학적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 결정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한편 무증상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집단선별검사(population screening)에 대해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권고하지 않고 있다[15].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전국 단위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무증상 단계라 하더라도 50대 중반 이후 한국인의 COPD 유병률이 10%를 넘어 상당히 높으며, 증상에 의존한 선별의 민감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전략의 실효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핵심 과제는 ‘검사 시행 여부’가 아니라 ‘검진 결과를 어떻게 임상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게 된다.
검사 대상, 시행 방법, 그리고 판정 기준
2026년 1월 7일 공포된 ‘건강검진 실시기준’ 일부개정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26-6호)에 따라, 새로 도입되는 폐기능검사의 대상은 일반건강검진 및 의료급여생애전환기검진 대상자 중 56세와 66세의 수검자이다[1,16]. 이 연령대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COPD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과 일치하며, 50대 후반에서 약 10% 이상, 60대 후반에서 2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2,3]. 매년 약 150만 명의 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검진 수검률과 보수적인 진단율을 가정하더라도 매년 약 15만 명의 신규 COPD 환자가 새롭게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고 정도관리(calibration)가 가능한 기본 폐활량계(spirometer)를 사용하는 기본 폐기능검사가 원칙이며, 일차 진료 환경의 현실을 고려하여 휴대용 간이 호흡기능검사기를 이용하는 것도 허용된다[16,17]. 간이 검사 시에는 노력성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 대신 6초간 노력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6 seconds, FEV6)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 기류제한의 기준은 FEV1/FEV6 0.73 미만으로 적용된다[16]. 검진 결과는 정상, COPD 의심, 기타 폐질환 의심의 세 가지로 판정되며, 각 결과의 기준과 수검자에게 제공되는 표준 안내 문구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16].
Result classification criteria and standard messages for spirometry in the National Health Screening Program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국가건강검진의 결과 판정은 기관지확장제 투여 전(pre-bronchodilator) 검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COPD의 확진은 국제 가이드라인 및 국내 진료지침에서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post-bronchodilator) FEV1/FVC <0.70을 기준으로 하므로[13,18], 검진에서 의심 소견을 보인 수검자는 반드시 호흡기내과 등 관련 전문의에게 의뢰되어 확진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기타 폐질환 의심’ 판정군은 Table 1에서 보듯 임상적으로 이질적인 두 가지 양상을 모두 포함한다. 첫째, FEV1/FVC는 정상이면서 FEV1이 감소된 양상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폐쇄성 폐기능 저하(preserved ratio impaired spirometry)에 해당할 수 있으며, 정상 폐기능군에 비해 향후 COPD 발생 위험, 심혈관질환, 그리고 사망률 증가와 관련됨이 보고되고 있어 적극적인 추적과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하다[19,20]. 둘째, FEV1/FVC와 FEV1은 정상이나 FVC만 감소된 양상은 제한성 환기장애를 시사하는 패턴으로, 간질성 폐질환, 비만에 의한 환기장애, 신경근육질환, 결핵성 파괴폐 등 다양한 원인 감별이 필요하다[18]. 이 경우 흉부 영상검사와 폐용적·확산능 검사 등 추가 평가가 권장되며, 호흡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 질환을 규명하고 적절한 추적·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용-효과성과 기대 효과
2020년 질병관리본부의 정책연구용역사업에서 시행된 경제성 평가 결과, 56세 및 66세 흡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회 폐기능검사를 시행할 경우 점증적 비용-효과비(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는 약 2,900만 원/질보정생존년(quality-adjusted life year, QALY)으로, 국내에서 통용되는 임계값인 3,050만 원/QALY를 충족하여 비용효과적임이 확인되었다[21]. 폐기능검사 자체의 단가는 기본 폐기능검사가 약 12,665원, 간이 호흡기능검사가 약 4,6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며, 매년 약 150만 명의 검진 대상자 전원에게 시행할 경우 검사 시행료에 더하여 정도관리, 결과 보고 인프라, 검진기관 운영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한 연간 추가 소요 재정은 기본 폐기능검사 기준으로 약 235억 원, 간이 검사 기준으로 약 69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21].
이러한 검진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명확하다. 첫째, COPD 환자의 조기 발견과 적시 치료를 통해 급성악화와 입원, 그리고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7,8,22]. 둘째, COPD 환자가 다수의 동반질환(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폐암 등)을 가진 복합이환(multimorbidity) 상태임을 고려하면[23,24], 검진을 매개로 한 통합적 만성질환 관리가 가능해진다. 셋째, COPD로 인한 직·간접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약 1조 4천억 원에 달하며, GDP의 약 0.087%를 차지하는 점[25], 그리고 2014년 국내 자료 분석에서 중증(GOLD 4단계) COPD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가 약 506만 원으로 경증(GOLD 1단계) 환자(약 139만 원)의 약 3.6배에 달한다는 점[25]을 고려할 때, 조기 발견을 통한 중증화 예방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폐기능검사는 COPD뿐 아니라 천식, 천식·COPD 중복(asthma-COPD overlap), 간질성 폐질환 등 다양한 만성 호흡기질환의 조기 발견 기회를 제공한다.
향후 과제와 정책적 방향
성공적인 정책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검사의 질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일차 의료기관 대상 교육과 정도관리 체계가 시급하다. 폐기능검사는 수검자의 노력에 크게 좌우되는 검사(effort-dependent test)이며,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인의 숙련도와 장비의 정도관리 상태에 따라 결과의 신뢰도가 크게 달라진다[17,26,27]. 학회·정부·의사회 차원의 일차 진료의 대상 폐기능검사 시행 및 해석 교육 프로그램과 정기적인 정도관리 점검 체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둘째, 의심 소견자에 대한 명확한 확진·치료 연계 체계(검진 후 진료 흐름)와 사후 관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의 국가건강검진은 의심 소견자에게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검진을 통해 발견된 환자가 실제 확진검사(기관지확장제 흡입 후 폐활량측정)와 치료에 연결되지 않으면 검진의 의미는 반감된다. ‘검진기관 → 일차 의료기관 → 호흡기내과 전문의 → 장기 추적’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진료 흐름을 명문화하고, 검진 후 6개월 이내 확진검사 수검률, 약물치료 시작률 등 과정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확진된 COPD 환자에 대한 흡입제 사용 교육 수가의 신설이 시급하다. COPD 핵심 치료제인 흡입지속성기관지확장제와 흡입스테로이드는 정확한 사용법을 익히지 않으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부적절한 흡입은 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28,29]. 새로 진단되는 환자가 매년 약 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단 시점 또는 급성악화 후 입원 시점, 그리고 외래 재진 시점에 단계별 흡입제 교육이 보장될 수 있도록 별도의 보험 수가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 기존 제도와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넷째, 심각한 과소진단 현실을 고려한 적극적 환자 발견을 우선하되, 과잉치료는 임상적 균형 감각으로 회피해야 한다. 국내 COPD 환자의 대다수가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검진을 통한 적극적 환자 발견과 평가가 우선되어야 하며, 과잉진단에 대한 우려가 소극적 접근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Pre-COPD 및 GOLD 1 단계의 경증 COPD에서도 폐기능 감소와 악화·사망 위험이 정상 대비 증가함이 보고되고 있어 이들 집단에 대한 적극적 식별과 추적은 임상적으로 분명한 가치가 있다[30,31]. 다만 모든 의심 소견자가 흡입제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RETHINC 연구에서 보듯, 흡연력과 증상은 있으나 폐기능이 보존된 환자에서 지속성베타2작용제(long-acting beta2-agonist)와 지속성무스카린길항제(long-acting muscarinic antagonist) 병합치료가 위약 대비 의미 있는 증상 개선을 보이지 못하였다[32]. 따라서 검진에서 발견된 환자에 대해서는 금연·백신·동반질환 관리를 공통 기반으로 하고, 국내 COPD 진료지침의 고위험군·저위험군 분류와 혈중 호산구 등 임상 지표에 기반한 단계적 약물치료 전략을 적용함으로써 과잉치료를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13,18,33].
다섯째, 검진 결과를 활용한 한국형 COPD 코호트 구축과 연구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 국가건강검진 자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연계 가능하므로, 56세 및 66세에 측정된 폐기능 자료를 표준화하여 축적한다면 한국인 COPD의 자연사, 비흡연자 COPD의 특성, 동반질환 관리 효과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대규모 자료원이 될 수 있다. 이는 향후 정책 평가와 진료지침 개정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2026년 1월 시행되는 폐기능 국가검진은 우리나라 호흡기 보건의료 정책에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검사 항목을 추가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국민 건강의 향상이 자동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검사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위한 일차 의료 교육, 의심 소견자의 확진과 치료를 연결하는 진료 흐름, 흡입제 사용 교육 수가의 신설, 과잉진단·과잉치료의 회피, 그리고 검진 자료의 학술적 활용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이 정책의 의미가 완성될 것이다. 일차 진료의, 호흡기내과 전문의, 학회, 정부, 그리고 보험자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한국형 health-screening COPD 관리 체계’를 정립한다면, 폐기능 국가검진은 국민의 호흡기 건강 향상과 사회경제적 부담 감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None.
Data availability
Not applic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