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형평성

Health equ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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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2015;58(12):1104-110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5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5124/jkma.2015.58.12.1104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조성일orcid_icon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Corresponding author: Sung-Il Cho, E-mail: scho@snu.ac.kr
Received 2015 November 20; Accepted 2015 December 4.

Trans Abstract

Health equity implies the absence of unjust and preventable differences in health among groups of people. The Korean government has been promoting health equity policies by setting National Health Plan objectives for improving health equity, along with specific programs to achieve the targets by 2020. As shown by a World Health Organization commission, tackling the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is essential to making progress in health equity. So far, there appear to be some hopeful trends in Korea toward a reduction in the social disparity in healthy life years according to the evaluation of National Health Plan 2020. Further effort is needed to continue measuring the problems and evaluating the associated actions, as well as strengthening policies and programs to overcome the weaknesses in the ability of the National Health Plan 2020 to improve health equity.

서론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5년마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수립하여 국민건강증진의 기본목표 및 추진방향을 정하고 있다. 지금 시기에 해당하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은 그 총괄목표를 “건강수명연장과 건강형평성 제고”로 두었다[1]. 건강형평성 목표는 2005년에 수정된 종합계획에서부터 포함되어, 적어도 목표달성이 어느 정도될 때까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형평성을 국가 보건정책의 중심목표 중 하나로 앞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대부분이 건강형평성을 중요한 정책목표로 설정하기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국에서는 각국의 건강불평등 상황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목표가 얼마나 달성되고 있는지에 대해 꾸준히 조사와 연구를 하여 보고한다[2]. 아울러,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세계 각국의 형평성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영역별로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에 사용할 보건지표들도 개발하고 있다[3]. 아직 2020 목표 시점을 5년 앞두고 있는 현재, 건강형평성 목표가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남은 기간에 목표달성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을 염두에 두고, 이 글에서는 건강형평성의 의미와 정책의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중점을 두어 노력해야 할 과제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건강형평성의 뜻과 가치

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형평성이란 인구집단 간에 불공평한, 그리고 피하거나 고칠 수 있는 건강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3]. 여기서 인구집단에는 사회적, 인구학적, 경제적, 또는 지역적 요인에 따른 모든 집단들이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건강불평등은 인구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건강수준의 차이를 뜻하며, 이러한 차이가 없는 상태를 건강형평성의 최고 수준이라고 할 것이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보자면 건강형평성은 건강불형평이 없는 상태이고, 건강불형평은 건강불평등의 부분집합으로서 그중 불공정한 부분이며 또한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한 부분을 의미한다. 여기서, 공정성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나 예방과 치료기술의 수준에 따르는 회피가능성은 시대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져 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정책의 목표는 건강형평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해도, 실제적으로는 측정이 객관적이고 명확한 건강불평등의 지표, 즉, 여러 가지 집단 사이의 건강수준의 차이에 대한 지표를 정책에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강형평성을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건강의 가치와 정의의 문제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윤리적 측면은 Daniels [4]가 충실하게 검토하였다. 일반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의 정부와 시민사회가 목표로 하는 것이다. 다른 재화에 비해서, 건강과 관련한 정의와 공평성에 더욱 중요한 가치를 두는 것에 대부분 동의한다. 이는 건강이 사람의 정상적인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을 잃으면 삶의 목표를 추구할 기회의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불평등은 공정한 사회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기회의 평등을 제한하는 것이다. 나아가, 질병과 고통은 삶의 본원적 가치인 생명과 행복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므로, 사람의 가치를 동등하게 보는 만큼 건강형평성의 중요성을 인정하여야 한다. 요약하자면, 건강은 행복추구의 필수적이며 직접적인 조건으로서 다른 어떤 자산에 비해서도 큰 가치를 지니는 것이며, 이에 대한 불공평은 그만큼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인구집단 사이의 건강수준 차이를 나타내는 원인을 건강 결정요인, 또는 건강 위험요인이라고 한다. 건강 결정요인에는 오랜 연구로 밝혀진 수많은 요인들이 있으며, 이들을 편의상 큰 범주로 분류하면 생물학적 요인, 행태요인, 환경요인, 그리고 사회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에는 유전적 특성을 포함한 개인의 생물학적, 생리적, 인구학적 특성이 포함된다. 행태요인에는 흡연, 음주, 운동, 영양 등의 건강 관련 행태가 포함된다. 환경요인에는 기후변화, 대기오염, 유해물질의 노출 등 환경보건학적 위험요인들이 포함된다. 사회적 요인에는 교육, 직업, 소득 등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아울러 사회정책과 문화, 제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결정요인들의 분류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으나, 노출과정과 작용기전의 특성을 공유하는 범주로 분류하는 것은 중재방안을 도출하는 데 쓸모가 크다. 질병의 발생을 포함하여 인구집단의 건강수준을 결정하는 기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복합적 작용은 신체활동과 영양섭취가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각 범주 내 여러 요인들의 공동작용에 의해서 일어날 수도 있으며, 유전-환경 상호작용과 같이 서로 다른 범주에 있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은 여러 원인들의 작용을 사회적 기전에 의해 재조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인 중의 원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빈곤지역에서 거주하는 경우 대기오염과 부적절한 식품에 대한 노출이 함께 증가하거나, 장시간 근무로 인해 사업장 유해요인 노출시간이 늘어나면서 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사회적 요인은 다른 요인들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고 중첩되게 하여 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08년에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위원회(Commission on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CSDH)”라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층적인 정책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그 결과를 각국의 정책에 적용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5]. CSDH에서는 방대한 문헌의 체계적 고찰 결과를 집약하기 위해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들이 건강불평등을 만들어내는 기전을 설명하는 모형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Kim과 Lee [6]가 소개한 바 있다. 이 모형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정치적 맥락이 사회를 계층화시켜 사람들에게 사회적 위치를 부여하고, 이러한 위치에 따라 유해환경에 대한 차별적 노출과 취약성을 일으킨다. 이 단계에서 보건의료체계는 조정작용을 하는 중요한 사회적 결정요인으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이해에 근거하여 CSDH의 최종보고서는 건강형평성을 이루어내기 위한 세 가지 행동원칙을 다음과 같이 간단명료하면서도 포괄적으로 제안한다. 1)일상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라. 2)권력, 돈, 자원의 불평등한 분포를 개선하라. 3)문제를 측정하고 이해하며, 중재활동의 효과를 평가하라. 보고서는 이 세 원칙 아래에 세계 여러 나라의 정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상세한 방안들을 열거하고,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사례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건강형평성 정책의 계획과 성과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에는 건강형평성 제고를 총괄목표의 하나로 설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부내용에 대한 추진계획에 있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6]. 건강형평성 관련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총괄목표를 위한 실행도구가 되는 32개의 중점과제에는 취약인구집단 대상 사업으로서 다문화가족건강 사업, 취약가정방문건강사업, 장애인건강사업 등이 있다. 그밖에도, 세부목표나 정책에 형평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항목들이 하나라도 포함된 중점과제까지 모두 합하면 13개가 된다. 더 나아가, 노인건강사업, 에이즈관리사업 등의 중점과제는 굳이 목표에 명시하지 않더라도 사업 자체로 형평성 개선 효과가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총괄목표에 다가가는 결과가 있는지는 실증적인 효과평가가 필요하다. 전 영역에 걸쳐, 모두 16개의 대표지표가 선정되었으나, 이중에는 형평성 초점의 목표가 하나도 없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 성과의 모니터링을 위한 자료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건강보험코호트 등의 자료에서 마련된다. 자료수집에서 공개까지의 시차가 있으므로 최근에 이루어진 Jung 등[7]의 연구에서는 2010-2013년 동안의 결과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을 4구간으로 나누었을 때 최상과 최하 소득군의 기대여명 격차의 추이는 2010년의 4.98년에서 2013년의 4.56년으로 약간 줄어들었다. 즉, 소득별 기대여명의 형평성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 추이를 성별로 나누어 볼 때, 개선은 주로 여성에서 일어났으며, 남성에서는 오히려 격차가 약간 커졌다. 각 질병의 장애가중치를 이용하여 계산한 건강수명의 소득별 격차는 4.56년에서 3.51년으로 역시 약간 감소하였고, 이는 남녀 모두 약간 감소한 결과이다. 이 기간 중에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자체는 남녀 모두에서 약간씩 증가하였다. 요컨대, 총괄목표에 제시된 건강수명 목표와 함께 건강형평성 목표도 2013년까지는 다행히 개선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결론

건강증진종합계획의 건강형평성 추진전략이 매우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초기 3년간에는 성과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특히, 각 중점과제별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추세는 향후 총괄목표 성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모니터링을 수행할 자료수집과 분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총괄목표와 아울러 각 중점과제별 성과의 관계를 분석하려면 앞으로 시간과 노력이 꽤 필요할 듯하다. 현재 어느 정도의 조사자료는 분석을 시작할 만큼 나오고 있으므로, 앞으로 몇 년간 건강형평성 정책의 성과를 상세히 모니터링함으로써, 다음 단계의 건강증진종합계획에는 건강형평성 정책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그동안 부족했던 정책들을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보완하여 2020까지 건강형평성 목표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그러한 동력을 다음 시기의 보다 발전된 단계의 추진력으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1.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The third National Health Plan (2011-2020) Seoul: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1.
2.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Health inequalities [Internet] Paris: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cited 2015 Nov 1]. Available from: http://www.oecd.org/health/inequalities-in-health.htm.
3. World Health Organization. About the health equity monitor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cited 2015 Nov 1]. Available from: http://www.who.int/gho/health_equity/about/en/.
4. Daniels N. Just health: meeting health needs fairly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8.
5. World Health Organization.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Internet] Geneva: orld Health Organization; [cited 2015 Nov 1]. Available from: http://www.who.int/social_determinants/thecommission/finalreport/en/.
6. Kim MH, Lee J. Current status of policy developments in tacling health inequalities and the next steps to be taken in Korea. J Korean Med Assoc 2013;56:206–212.
7. Jung YH, Ko SJ, Kim DE, Choi SE. Effectiveness evaluation of the major objectives in the 3rd Korea National Health Plan Sejong: 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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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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