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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58(7); 2015 > Article
전 and Jun: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우리나라를 위한 감염병 관리체계

Abstract

After the first diagnosis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in Korea on May 20th, 2015, significant fear and anxiety surrounding infectious diseases has emerged in the community. Using the recent MERS case in Korea as an example, we hope to identify problems in the governance of infectious diseases management and to suggest improvements. Korean Health authorities have demonstrated inadequacy in several areas in preparing for and responding to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threats. There is lack of monitoring or education regarding prevention, and there are no systems for monitoring people visiting or residing in infectious disease risk areas. Moreover, operating a continuous monitoring system by the Korea Centers for Diseases Control and Prevention (KCDC) is very difficult due to the lack of permanent support for a clear command and control system and specialists for responding to public health emergencies. The MERS situation has highlighted the importance of risk communication during public health crises. In order to advance the governance of infectious disease management, the KCDC should be improved as a priority. The Korean government should nurture the development of professional personnel who can respond to global health crises. Furthermore, the expansion of medical isolation facilities within hospital wards and emergency departments is needed. However, the cooperation of the public is a critical factor in this campaign. The public should be educated about appropriate action during disasters and public health crises, including strategies for practicing this action in everyday life.
jkma-58-590-au001

서론

2015년 7월 6일 기준 국내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환자는 총 186명으로, 이 중 병원환자가 82명, 가족 또는 방문객 65명, 병원 종사자가 39명이다[1]. MERS로 인한 사망자는 총 33명으로 이 중 30명이 각종 만성질환자, 고연령층 등 고위험군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20일 첫 확진자가 생긴 이후로 우리나라는 심각한 감염병 공포증이 생긴 듯하다.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부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2015년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에볼라 확산 등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감염병 발생의 위험성은 이번 우리나라에서의 MERS 환자 급증으로 더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MERS 사태는 환자 발생 초기 단계부터 정부의 대응미숙에 따른 환자의 확산으로 국민들에게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분명 우리나라는 과거 주요 감염병 발생시 즉각적이고도 효과적인 방역활동을 실시해온 것으로 평가를 받아 왔었고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감염병 관리 거버넌스와 법령 체계를 갖추었다고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의 MERS라는 새로운 신종 해외 유입 감염병에 직면하면서 우리나라의 감염병 관리 체계가 얼마나 무기력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대단히 유감스러울 뿐이다. 따라서 이번 MERS 사태를 통해서 우리나라 감염병 관리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선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감염병관리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점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2012년 9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MERS가 발생 했다는 사실을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고 MERS의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에 대한 정부차원에서의 사전 대비가 대단히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MERS 국내 유입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를 토대로 중앙정부, 지방정부, 의료기관간의 역할을 사전에 점검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으며, 해외 유행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최일선에서 책임져야할 검역소에서조차도 MERS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한 위험지역을 방문 또는 거주하는 출·입국자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예방 교육은 물론 만약 해당 질병의 증상을 보일 경우 즉각 신고하도록 하는 교육 및 홍보도 미흡했다. 이는 해외 여행객 대상의 감염병 감시, 검역, 이상 증상자 확진 과정 및 입국자 격리단계 전반에 걸친 시전 대비가 충분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공중보건위기가 감지되었을 시, 해당 국가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을 파견하여 해당 사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필요한 정보의 수집 등을 통해 해외 유행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치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국제기구 또는 현지 공관의 보고서만을 참고하여 국제공중보건위기 사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와 같은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 발발 시 질병관리본부 내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즉각 대응팀의 편성과 이를 가동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가동되어야 함에도 절대적인 전문 인력 부족과 자원 부족으로 제 역할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질병관리본부 내에는 국내 신종 감염병 등의 발생에 따른 각종 조치사항 등을 외국의 전문기구(예: 미국의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WHO 등)와 수시로 논의하고 협조체계를 가동하므로써 우리나라의 감염병 발생 실태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알릴 수 있는 국제협력 전담부서도 없고, 더 더욱 아쉬웠던 점은 감염병 발생 현장에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해야 할 역학조사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은 물론이고 그나마도 이들 조사관 대부분이 군 복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사로서 1년 내지 3년의 복무기간 이후에는 또 다시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공중보건의사 역학조사관으로 대치되게 되어 감염병 발생 현장에서의 과거 경험과 전문성이 측적되지도 않아 늘 새로운 역학조사관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MERS 환자의 급속한 확산에 우리나라의 진료전달 체계 및 병원이용 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세계보건기구의 합동 평가단에서 지적했듯이 우리나라 병원 현장은 다인용 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와 가족, 간병인이 함께 생활하고 친지와 가족들이 수시로 환자를 문병하는 등 환자진료와 무관한 이들과의 접촉 사례가 매우 빈번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의 간호 인력이 환자를 돌봐야함에도 제도 미비로 가족이 간병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역시 의료기관에서의 감염관리가 미흡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형병원의 응급실이 입원 대기 장소로 전락하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쇼핑 문화 때문에 이번에 병원 간에 MERS 감염 확산을 증대시켰다.
아울러 MERS 사태는 공중보건위기상황 발생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케 하였다. 우리 정부는 MERS 감염 진행 상황에 대해 국민과 해외 보건당국 등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데 실패했으며, 정부의 공식 발표시 발표자를 수시로 변경하면서 정부 대응의 신뢰도를 떨어 뜨리게 하였으며, 더 나아가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캠페인과 주제어 선정 실패, 집중 홍보 대상자 선정 실패, 단계별 홍보 전략 부재 등으로 단 기간내에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에 따라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리게 되었다.

개선 방향

우리나라 보건영역의 감염병 관련 거버넌스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질병관리본부 내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 3,158억 원 가량의 예산과 본부 내 157명의 인력을,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검역소를 합하여 총 636명의 직원을 운용하고 있다[2]. 그에 반해 미국 CDC는 동일 연도 기준으로 약 12조 5,000억원(110억 달러)의 예산과, 2008년 기준으로 약 1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3].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적은 예산으로 기관 특성상 정책 계획, 조사, 연구 등 다방면의 전문적 업무를 이행해야만 하며, 이를 위해 많은 수의 보건의료전문가를 필요로 하나 기관장에게 인사권이 없어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기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청 단위로 기관 승격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WHO나 미국의 CDC와 같은 국제기구와 각 국가의 감염병 관리기관에 질병관리본부 전문가 등을 파견하여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국제공중보건위기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신종 감염병 예방은 제2의 국방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보건위기에 대응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감염병의 경로와 주요 증상 등을 규명하는 역학분야 연구와 병원체 등에 대한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 치료 및 예방을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 관련 분야의 학문적 연구를 위해 중장기적인 범정부 차원의 계획이 필요하다. 그리고 예방과 준비 차원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 하에 백신, 치료제, 진단 시약 등 필요 물품들을 비축하고, 병원의 인력과 물자를 공중보건위기대응에 있어 상시동원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여야만 한다. 그 외에도 질병의 감시와 보고체계 구축을 위해 실시간 전산보고 시스템, 전국 실험실망 구축, 현장의 역학조사 체계 정비 등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이번 MERS 사태는 의료기관 내 병동과 응급실 격리시설 등 시설기준과 밀접히 연관되어있다. 이는 기존 신종인플루엔자 이후 지적 되었던 사항으로 공중보건위기대응사업단 등을 통해 이미 논의 된 바 있으나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였다[4,5]. 특히 격리 진료실 및 음압 병실 확보, 호흡기 감염 등을 대비한 별도의 환기시스템, 감염환자 관리를 위한 응급실 내 구조개선과 격리 환자를 위한 처치실, 격리 및 치료지침 등이 보완되어야한다. 또한 간병인 시스템이 아닌 감염병에 대한 적절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간호사 등 의료인이 환자를 간병하게 해야 한다. 이는 국민을 보호하고 환자로 하여금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누리도록 할 것이다.

결론

2015년 7월 6일 현재 186명의 확진 환자를 끝으로 더 이상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7월 4일을 기점으로 감염병원체의 최대잠복기의 2배 이상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해당 감염병의 종식을 선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환자의 발생일을 7월 4일로 가정한다면 적어도 8월 2일경에는 정부는 메르스의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메르스라는 질병의 생물학적인 종식선언에도 불구하고 메르스를 통해서 커다란 아픔을 겪은 사회 전체의 치유를 위해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선 메르스로 인해 불행히도 생명을 잃은 당사자와 그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물론이고 생존 확진 환자와 확진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최대 잠복기간인 14일동안 격리조치를 당한 격리대상자들에 대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지원과 성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20일 최초의 메르스 환자 확진 판정이후 메르스 퇴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인 전국의 수 많은 의료기관의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정책적인 지원을 강구해야함은 물론이고 실제 국가 위기상황에서 헌신적으로 환자 진료에 임하였던 수 많은 의료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제 정부 당국이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게 될 것이다. 이후에도 정부는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필자가 지적한 개선방안이외에도 정부가 수립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 학계, 의료계, 시민사회 단체, 국제기구 등의 건의 및 권고사항 등을 최대한 수렴하여 중장기적으로 선진국형 국가 감염병 관리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1.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Internet] Cheongju: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5;cited 2015 Jul 7. Available from: http://www.mers.go.kr/mers/html/jsp/main.jsp

2.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Vision of the organization [Internet] Cheongju: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5;cited 2015 July 7. Available from: http://www.cdc.go.kr/CDC/contents/CdcKrContentView.jsp?cid=16529&menuIds=HOME001-MNU0719-MNU0014-MNU0235

3.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Justification of estimates for appropriation committees [Internet] Washington, DC: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12;cited 2015 Jul 7. Available from: http://www.cdc.gov/fmo/topic/Budget%20Information/appropriations_budget_form_pdf/FY2012_CDC_CJ_Final.pdf

4.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Korea Centers for Diseases Control and Prevention. White paper on responding to novel influenza A (H1N1) 2009-2010. Cheongju: Korea Centers for Diseases Control and Prevention; 2010.

5. Kim MS. Report on public health emergency response project. Cheongju: Centers for Diseases Control and Preventio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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