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946년 탄도 계산을 목적으로 탄생한 초기 컴퓨터인 ENIAC (Electrical Numerical Integrator and Calculator)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하였으며 수소폭탄의 설계 등 연구에도 사용되었으나 무게가 30톤이나 되었고 150 kW의 많은 전력을 소모하여 가동 시 펜실베이니아의 모든 가로등이 희미해질 정도였다고 한다[1]. Apple II와 IBM PC 등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거쳐 20세기 말에는 컴퓨터가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고, 각종 메시지와 이메일을 확인하며, 뉴스를 보거나 들으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공유하는 일, 지도나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빠르고 편한 길을 찾아 가는 일, 쇼핑하고 주문 결제하는 일 등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모바일 앱을 통하여 실현되고 있고 인간의 생활양식을 급속도로 바꾸어 가고 있다.
의료 영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진료안내나 병원홍보, 건강관리, 의료정보 제공 및 교육에 관한 앱들이 여럿 공개되어 있으며, 실제 진료기록이나 의료영상을 모바일 앱으로 공유하고 있거나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의료기관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2011년 4월 MEDLINE 검색 55개 논문에서 언급된 83개의 스마트폰 앱 중 질병의 진단, 약물 참조 그리고 의학용 계산기 앱들이 가장 유용하다고 보고 하였으며[2], 특정 의료 공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및 관련 앱 사용에 관한 이메일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3]. 이 글에서는 진료에 도움이 될 만한 모바일 앱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각각의 앱은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으며 가능하면 무료 앱을 대상으로 하였고 일부의 앱은 한가지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만을 지원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OneDrive(이전 이름 SkyDrive), Google 드라이브 등
여기 저기서 찍은 사진, 동영상을 한 곳에 모으거나 수시로 작성한 문서들을 여러 기기에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이 모두 있을 것이다.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반화 되어 있어 집에서 작성한 문서를 직장에서 편집하기 위해 보조 저장장치에 넣어 출근할 필요가 없어졌다. 보통 수 기가 바이트에서 수십 기가 바이트의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Microsoft Office 365를 유로로 구독할 경우 현재 1 테라바이트의 대용량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거의 모든 작업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하다. Microsoft Office Mobile 앱을 같이 사용할 수 있어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문서작업이 가능하며, 지정된 폴더나 파일을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6]. Google 드라이브를 비롯한 네이버 N드라이브, iCloud Drive 등 다른 서비스들도 약간씩은 다르지만 거의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자체 문서편집기를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클라우드로 저장되는 시간이 다르므로 작업을 마치고 PC를 종료할 때 클라우드에 잘 저장이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Evernote
평소 노트 정리에 관심이 많다면 이미 Evernote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한 메모에서부터 방대한 연구자료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노트를 작성하고 정리할 수 있으며 각각의 노트는 손글씨, 오디오, 알리미, 첨부파일, 사진이나 동영상, 텍스트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고, 영수증이나 예약 내용, 티켓 등을 모아 둘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모든 노트는 장치간 동기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PC나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서 접속이 가능하지만 무료 용량을 초과해서 이용할 경우는 프리미엄 계정으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7].
Calculate by QxMD, MediCalc, MyScript 계산기
진료 중에 계산기를 찾게 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가 얼마나 될지,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나 LDL cholesterol 수치가 얼마나 될지, 하다 못해 체질량지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면 계산기 앱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Calculate by QxMD는 처음 입력한 전문과목을 기억하여 그 분야에 사용되는 항목을 펼쳐서 보여 준다. 사용한 항목을 모아 놓은 메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사용하는 항목을 별도로 등록시킬 수도 있어 비교적 빠르게 원하는 항목을 찾을 수 있다[8]. 여기에서 충분한 답을 얻을 수 없다면 MediCalc를 이용하면 된다. MediCalc는 다양하고 좀 더 많은 분량의 자료를 가지고 있는 만큼 원하는 항목을 찾는데 익숙해지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9]. 단순한 숫자 계산을 위해서는 필기 인식 기능이 있는 MyScript 계산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10].
의약품 검색 킴스 KIMS Smartphone/Tablet과 약품정보검색 드럭인포(Druginfo)
진료실에서 항상 열어 두고 수시로 참조하는 웹사이트 중 하나가 KIMS OnLine이다. 의약품 식별부터 임부금기 사항, 건강심사평가원 및 보건복지부의 고시정보까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Figure 1). 유료회원과 무료회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달라서 NovaMD 사이트를 통하면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진료실에서 항상 접속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KIMS Smartphone/Tablet 앱을 통하면 회진 중이거나 기타 어느 곳에서도 언제든지 참조가 가능하다[11,12]. 드럭인포의 경우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글씨가 매우 작아서 개선이 필요하다[13].
Medscape와 Epocrates
Medscape은 WebMD에서 제공하고 있는 방대한 분량의 임상의학 자료집이다. 대부분의 자료는 바로 인용이 가능할 정도의 서지정보를 갖추고 있고 게다가 모든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Medscape은 빠르게 변하는 의학지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매우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에서의 의사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진료에 유용한 앱 중 하나만을 고른다면 Medscape을 선택하고 싶을 정도이다.
Medscape은 news, reference 및 education의 세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Figure 2). 처음 등록 시 선택한 전문분야에 맞추어 잘 정리된 기사를 읽는 것 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iOS의 경우 Medscape Medpulse라는 별도의 앱으로 news 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Reference에서는 약물정보와 질병정보, procedure와 관련된 방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며 특히 약물정보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약리 및 약물동태에 관련된 소중한 자료도 얻을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의학용 계산기는 앞에서 언급한 별도의 계산기 앱에 뒤지지 않으며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도구를 사용하면 입력한 약물간의 상호작용이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Reference 영역은 별도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Education 영역에서는 미국 내 의사, 간호사, 약사들을 위한 공식적인 교육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Medscape 회원들은 누구나 참여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14].
Epocrates는 여러 면에서 Medscape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기본으로 제공되는 약물정보 이외의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 금액을 지불하고 Epocrates Essentials를 구독하여야 한다[15].
NICE Guidance와 ACP Clinical Guidelines
영국 보건부를 통하여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방에 관한 권위 있고 근거 중심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길을 NICE guidance를 통하여 보여 주고 있다. 여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고혈압, 뇌졸중, 심방세동, 우울증 등에 관한 모든 NICE 임상진료지침뿐 아니라, 금연, 신체활동 증진, 생활습관개선 및 당뇨예방과 같은 공중보건지침, 기술평가지침, 중재시술지침, 의학기술 및 진단법지침 등이 포함된다[16].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때문인지 표현이 무겁고 딱딱해서 쉽게 읽히지 않는 면이 있지만 영국 전체의 의료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결집되어 있어 충분히 참고로 할 만한 가치가 있다.
ACP clinical guidelines는 미국 내과의사회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가 직접 제공하고 있는 근거 중심의 임상진료지침이다. 현재 빈혈, 만성콩팥병, 대장암 등 15개의 진료지침이 수록되어 있으며 임상적 권고사항과 그 근거, 요약 테이블, 알고리즘 및 모범진료 조언 등의 내용을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17].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가 제공하는 ESC pocket guidelines에는 심혈관질환 진료지침과 다양한 인터액티브 툴이 있어 흐름도에 따른 권고 사항에 쉽게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며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18].이외에도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에서 제공하는 ESMO cancer guidelines, Canadian Cardiovascular Society (CCS)에서 제공하는 CCS antiplatelet guidelines 등 여러 학회에서 제공하는 진료지침을 참고로 할 수 있다[19,20].
PubMed: Unbound MEDLINE과 Read by QxMD
PubMed는 MEDLINE, 생명과학 학술지, 그리고 온라인 저서로부터의 생의학 문헌에 대한 2,400만 개 이상의 인용으로 이루어져 있다[21]. 그에 대한 저작권도 공공 영역에 속해 있어 수많은 연구자들이 기본적으로 검색을 시도하는 세계 최대의 색인데이터베이스에 속한다. PubMed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모바일 웹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스마트폰에서 접속할 경우 자동으로 모바일 검색 사이트로 이동을 한다.
Unbound MEDLINE은 PubMed 검색을 위해 태어났다. 2014 Tabby Award 의학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Unbound MEDLINE은 GrapherenceTM라고 하는 Unbound사의 독특한 시각자료 검색기술을 사용한다(Figure 3). 홈 화면에서 일반 검색과 임상 검색을 선택할 수 있으며 검색하여 열어 본 논문의 히스토리를 보여 주고 선호 논문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선택한 논문으로 들어가서 박스로 표시된 발행인 제공 원문, 연관 논문, 저자명, 학술지명, MeSH 용어 등을 선택하여 탭하면 바로 검색해서 보여 준다. 모든 논문에 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박스로 표시된 Grapherence 버튼을 탭하면 그 논문이 다른 논문들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22].
Read by QxMD는 이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PubMed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기본적인 PubMed 검색 이외에 featured papers, my followed journals, my followed collections 그리고 my followed keywords 메뉴를 통해서 QxMD가 추천하는 논문을 선택해서 읽거나, 사용자가 선택한 학술지 논문, 다른 사용자가 구성한 특정 주제에 관한 논문, 혹은 미리 선택한 키워드로 검색한 논문들을 최근 발행 순으로 볼 수 있다. 전문 PDF가 존재하는 경우는 자동으로 다운로드해 주어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읽었던 논문을 모두 기억하고 있으며 읽고 저장한 논문을 나중에 따로 꺼내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23]. 따라서 특정 목적으로 PubMed를 검색하는 것 보다는 특정 전문분야의 최신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SlideShare Presentations
SlideShare는 http://www.slideshare.net 에서 제공하고 있는 모든 프레젠테이션을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게 해 준다. 여기에는 의학뿐 아니라 디자인, 기술,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의 프레젠테이션이 공개되어 있어 단순히 강의 슬라이드를 찾아 보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사용자는 편집인이 추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넘겨 볼 수도 있고 본인이 지정한 기관이나 사람이 공개한 내용을 보거나 저장할 수 있다[24].
기타
의학사전이 필요하다면 Dorland's medical dictionary나 Dorland's illustrated medical을 살펴 볼 필요가 있으며, Dorland's medical dictionaryTR을 통해 30일간 무료로 사용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25,26].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나 국제질병사인분류가 궁금하다면 질병분류기호 앱을 확인해 보면 된다[27]. 의학서적을 모바일 기기에서 구입해 볼 생각이 있다면 Inkling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수 있으며, 무료 샘플 챕터를 제공하고 있어서 충분히 테스트 할 기회를 제공한다[28]. 문서를 스캔해서 PDF로 보관, 공유하는 일을 해야 한다면 CamScanner가 도움이 될 것이고[29], 본격적인 환자와의 소통을 원하고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Facebook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웹을 통한 세미나 즉 웨비나를 위한 앱으로 MyCongress, WebEx, GoToMeeting 및 FuzeBox Mobile 같은 것들이 있다. 웨비나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별도 가입이 필요하고 비용도 들지만 단순히 웨비나에 참여하는 것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결론
진료에 도움이 될만한 몇 가지 앱들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열거하여 보았다. 후스콜이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한번 설치해서 설정해 두면 그저 묵묵히 제 일을 수행하는 앱이 있는가 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앱들은 사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며 사용자로부터 선택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요한 앱들은 기능별로 분류해서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고 적절한 알림 설정을 통해서 새롭게 변화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안드로이드 앱만 해도 137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30].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일상적 진료 환경도 이런 변화에 따라 잘 적응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의료영역의 이용에 대해 유용한 App을 통하여 소개하고 있다. App을 선별하고 업무에 적합한 App을 고르는 요령도 소개하고 있으며, 동일 기능을 표방하는 App의 다양한 차이점을, 앱을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현재 의료관련 모바일 App이 어느 정도인지 개략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점에서 매우 시의 적절하고 의의가 있다. 각각의 App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장단점이 잘 요약되어 있어 실제 진료실에서 각자 필요한 부분을 실행해 보는데 본 논문이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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