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만성간질환의 평가에 있어서 섬유화(fibrosis)의 측정은 중요하다[1]. 현재까지 간섬유화의 평가에는 간생검이 표준기준이었다. 그러나, 간생검은 침습성, 비용 부담, 합병증의 위험, 환자 용납의 어려움, 숙련된 시술자의 부족, 관찰자 내와 관찰자 사이 변이 등의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항바이러스 치료나 항섬유화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시하기 위하여 반복적인 검사가 요구되는 경우에 특히 순차 간생검도 실행할 수 없게 한다[2].
이에 따라 침습적인 생검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하여 간섬유화 및 섬유발생(fibrogenesis)에 대한 신뢰할 수 있고, 장기 및 질병에 특이적이며, 비침습적인 생물표지자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다[3]. 지난 수십 년간 제안된 비침습적인 간섬유화의 평가방법 중 다수가 진단정확성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오기는 했지만, 그러한 방법의 조합을 적용하는 것이 간생검의 필요를 감소시키고 생검에 대하여 중요한 보조검사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질병 진행에 대한 종단(longitudinal) 감시에 있어서 유용할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4].
간섬유화
간섬유화는 만성 간 손상의 결과로 인하여 조직에 세포외기질의 과도한 침착 및 조직학적 재분포가 발생하는 것이다. 섬유화는 진행성 간부전 및 문맥고혈압으로 이르게 되고, 궁극적으로 간경화와 일차 간세포 암종으로 이어지게 된다[3].
간섬유화 검사법의 종류
간섬유화 검출을 위한 비침습적 진단평가 도구들로는 초음파 기반 검사와 혈청검사 등이 있다. 그러한 검사들과 비교되는 표준기준은 일반적으로 간생검이다.
2. 초음파 기반 검사
순간탄성측정법(transient elastography, 간섬유화스캔)은 간의 경직도를 측정함으로써 간섬유화를 평가한다. 동 원리를 이용한 FibroScan (Echosens, Paris, France) 기기는 초음파 변환기를 통해 완만한 진폭과 낮은 주파수를 갖는 진동을 조직으로 보내면 조직 경직도(즉, 탄력률)에 따라 탄력 전단파(shear wave)의 전파속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서 간 경직도를 측정한다. 조직이 더 딱딱할수록 탄력 전단파의 전파속도가 빠르다[10]. FibroScan 값은 2.5 kPa에서 75 kPa의 범위 내에 있게 되며, 정상 수치는 약 5.5 kPa이다. FibroScan은 Conformity to European (CE) 인증을 획득한 검사이다[8].
음향 복사력 임펄스(acoustic radiation force impulse)는 조직을 기계적으로 흥분시키기 위하여 단기간의 고강도 음향 펄스를 사용한다. 이러한 복사력 흥분들은 국소적인 조직 전위를 발생시켜 그로 인하여 전단파가 생성되는데, 그러한 전단파의 전파속도는 길이가 0.5 cm이고 너비가 0.4 cm인 원통에 해당하는 관심영역으로 평가될 수 있어서, 피하 5.5 cm까지 표적으로 할 수 있다. 고에너지 펄스와 고식적인 초음파 펄스 두 가지 모두 동일한 초음파 탐색자에 의해 생성되고, 결과는 m/s 단위로 표현된다[1].
3. 혈청검사
간섬유화의 평가에 대한 다른 접근법은 혈청표지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간생검은 고정된 시점의 섬유화를 반영하는 반면, 혈청표지자들은 동적인 상태의 간섬유화를 반영할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간섬유화에 대한 혈청 검사들은 간기능의 지표로 사용되지만 섬유조직 발생 및 증식 과정의 결과로 산출되는 세포외기질 대사, 분해를 반영하지 않는 간접 표지자와 세포외기질의 전환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직접 표지자로 나눌 수 있다[9,10].
간섬유화 단계를 평가하는 혈청 생화학 표지자를 사용한 특허 알고리듬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FibroTest, FibroMax, Enhanced Liver Fibrosis (ELF) 등이 있다. FibroTest (미국 판매명 FibroSure)는 환자의 연령 및 성별과 함께 세포외기질 대사, 분해에 대한 직접 표지자 1가지(알파2-마크로글로불린[alpha-2-macroglobulin])와 간접 표지자 4가지(아포지질단백질 A1 [apolipoprotein A1], 합토글로빈[haptoglobin], 총 빌리루빈[total bilirubin], 감마-글루타밀 트랜스펩티다제[gamma-glutamyl transpeptidase])를 조합한다[8].
FibroMax는 FibroTest의 구성요소를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달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총 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 공복 혈당, 신장, 체중 등과 조합하고, FibroTest, SteatoTest(간지방증[hepatic steatosis] 측정), AshTest(알코올 기원의 괴사염증 활동 정도 측정)에 대한 점수들을 한 장의 용지에 제시한다[8].
ELF (Siemens Healthcare Diagnostics Inc., Tarrytown, NY, USA)는 혈청 내 3가지 종류의 생물표지자(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제3형 프로콜라겐의 아미노산 말단 프로펩타이드[amino-terminal propeptide of type III procollagen], 금속단백분해효소 조직억제물질 1형[tissue inhibitor of matrix metalloproteinase-1]) 각각의 수준을 면역분석법의 원리를 이용하여 정량 측정한 후, 이를 조합하는 알고리듬을 통해 산출된 ELF 점수로 결과를 해석하는 다변량 지표 측정(multivariate index assay) 검사이다[7,9]. 각각의 생물표지자의 농도가 더 높으면 더 높은 ELF 점수로 이어지고, 더 심한 섬유화의 확률이 높음을 나타낸다[8]. ELF는 간섬유화에 대한 직접 표지자들을 이용한 검사이고, 2007년 5월에 CE 인증을 받았다[9].
혈청 간섬유화 검사에 대한 근거평가
본 연구는 의료법 제53조 규정에 의거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신의료기술평가를 위해, 보건복지부의 연구기금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되었다.ELF가 안전한 검사이고, 간섬유화의 진단 및 중증도 평가에 유효한지의 여부에 대하여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하였으며, 연구 과정에서 전문가 총 5인(소화기내과 전문의 2인,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2인, 핵의학과 전문의 1인)의 임상 자문을 받았다. 상세한 연구내용은 nHTA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 홈페이지(http://nhta.or.kr/nHTA)-출판물(신의료기술평가보고서: 혈청 간섬유화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11].
1. 연구방법
ELF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토를 위한 문헌검색 전략은 만성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혈청 간섬유화 검사를 시행한 후 간섬유화 예측에 대한 진단정확성을 주요 의료결과로 선정하였다.
ELF의 평가에는 KoreaMed를 포함한 8개 국내 데이터베이스와 Ovid-Medline, Ovid-EMBASE 및 Cochrane Library의 국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였으며, 2013년 2월 3일까지 출판된 관련 문헌들을 확인하였다. 'Enhanced liver fibrosis' 또는 'ELF' 등의 검색어를 이용한 검색전략을 통해 총 357편의 문헌이 검색되었고, 수기 검색으로 5편이 추가되었다. 적절한 의료결과가 하나 이상 보고된 한국어 또는 영어 문헌으로, 동물실험 또는 전임상시험 연구 및 원저가 아닌 연구와 회색문헌은 배제하였다. 중복 검색된 문헌(95편)을 포함하여 총 346편이 제외되었고, 총 16편(국내연구 2편, 국외연구 14편)의 진단법 평가연구가 최종 평가에 포함되었다(Table 1). 연구대상은 만성 간 질환의 원인별로 구분 시 만성 C형간염(6편), 여러 대상자 혼합(5편), 만성 B형간염(1편), 비알코올성 지방 간 질환(3편),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1편)이었다.
문헌검색부터 선택기준 적용, 질 평가 및 자료추출까지 각 단계는 모두 2명의 연구자가 각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임상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문헌의 질 평가는 SIGN (Scottish Intercollegiate Guidelines Network)의 도구를 이용하였다.
2. 안전성 결과
ELF의 안전성 측면은 검사 관련 합병증으로 평가하였고, 이에 대해 보고된 문헌은 1편[4]이었다. 동 연구에서는 ELF를 위한 혈액 표본추출과 연관된 합병증 발생은 없었으나, 간생검의 경우 복부 또는 오른쪽 어깨의 통증 33.9% (38/112)와 정주 진통제 1회 투여 8.9% (10/112) 등의 부합병증이 보고되었다. 또한,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문헌[8]에서 간섬유화에 대한 비침습적 혈청 검사들과 연관된 유해사건들은 주로 일반적인 진단적 정맥천자와 연관된 통증 및 타박상 등이므로, 동 검사는 안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술하였다.
임상전문가 자문결과 ELF는 대상자의 혈청 검체를 채취한 후 체외에서 이루어지는 검사이고, 채혈 과정 외에는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고 검사가 수행되므로, 검사 시행에 의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3. 유효성 결과
ELF의 유효성 측면은 총 16편의 문헌에서 간섬유화 예측에 대한 진단정확성, 예후예측 정확성, 치료효과 평가, 의료결과에의 영향(간생검 감소율)으로 분석하였다. 간섬유화 예측에 대한 진단정확성은 총 13편[1,2,4,12,13,14,15,16,19,20,21,23,24]에서 보고되었으며, ELF의 수신자 동작특성 곡선하 면적(area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은 0.69-0.99로 제시되었다(섬유화 전체, 0.76-0.92; 유의한 섬유화, 0.76-0.98; 고도 섬유화, 0.69-0.99; 간경화, 0.70-0.91). FibroScan과 비교된 6편에서 만성간질환 환자의 간섬유화 예측에 있어서의 진단정확성은 두 검사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예후예측 정확성은 4편[17,18,22,24]에서 보고되었다. 예후는 높은 ELF 점수군과 낮은 ELF 점수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어, 높은 ELF 점수는 간 관련 이환율 또는 사망 등의 불량한 예후와 연관되었다. 치료효과 평가에 대한 연구는 1편[15]이었다. 만성C형간염 환자에게서 항바이러스 요법 후에 무반응자에서는 점수가 유지된 반면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여, ELF 점수는 간섬유화의 진행억제를 반영하였다. 의료결과에의 영향은 3편[15,16,23]에서 보고되었다. ELF가 해당 환자집단에 사용될 경우에 피할 수 있는 생검의 비율을 결정하기 위하여 임상적 유용성 모형화(clinical utility modeling)가 수행되었으며, 동 검사로 생검의 48-86%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되었다.
임상전문가 자문결과 ELF는 만성간질환의 징후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시 간섬유화의 평가에 대한 진단정확성 및 간 관련 의료결과에 대한 예측 정확성이 수용 가능한 수준이고, 치료효과 평가와 간생검율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임상적으로 유용한 검사라는 의견이었다.
결론
관련 문헌 검토결과 및 임상전문가 자문결과에 근거하여, ELF는 만성간질환의 징후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간섬유화 평가, 예후예측, 치료효과 평가 목적으로 사용 시 안전성 및 유효성이 있는 검사로 판단된다. 혈청 생화학표지자(히알루론산, 제3형 프로콜라겐의 아미노산 말단 프로펩타이드, 금속단백분해효소 조직억제물질 1형)의 조합을 사용한 간섬유화 검사는 만성간질환 환자의 간섬유화 평가에 있어서 침습적인 간생검에 보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간 섬유화의 기전과 검사법에 대한 기본설명을 바탕으로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하여 혈청 간섬유화 검사(ELFTM)에 대한 근거를 평가한 논문이다.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될 논문의 적절한 선정과 각 논문들의 연구 방법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혈청 간섬유화 검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였다. ELF test가 만성 간질환 환자들의 평가에서 침습적인 간생검에 보조적인 검사로 이용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만성간질환 환자의 예후 및 치료효과 평가에 있어 비침습적인 검사가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여 주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