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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56(6); 2013 > Article
이, 함, Lee, and Ham: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Abstract

Suicide is a significant public health issue and a major cause of death in Korea. Almost 95% of all persons who commit or attempt suicide have a diagnosed mental disorder. Depressive disorders account for 80% of this figure; schizophrenia accounts for 10%. Stress has an impact on the onset and course of psychiatric disorders. The stress response is monitored by measuring the activity of the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HPA) axis. Numerous studies have identified changes in HPA axis activity and glucocorticoid action in psychiatric disorders. Various stressful life experiences (prenatal stress, adverse early life experiences, ongoing or recent psychosocial stress) are important environmental factors enhancing the sensitivity of some individuals to stress in adulthood. In this review, we introduce the association between stress and psychiatric disorders.

서론

우리나라는 자살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자살률이 높아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를 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자살은 95% 이상에서 정신질환과 관련되며, 특히 우울증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1], 이러한 정신질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신질환의 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정신질환은 타고난 유전이나 선천적인 요소와 이밖에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힌 환경이나 심리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발병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생물학적인 바탕과, 발달 과정에서 형성된 인격, 이러한 인격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정신질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2].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정신질환의 원인은 흔히 스트레스-취약성 모델(stress-diathesis model)로 설명된다. 이 이론은 주요 정신장애에 관한 취약성을 선천적으로 타고나거나 후천적으로 획득한 사람에게 다양한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정신질환이 유발된다고 본다. 취약성이란 주요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의미하며, 증상의 발생시기와 관계없이 개인이 지속적으로 지니고 있는 병리적 이상을 말한다. 이 모델은 질병에 대한 소인인 취약성과 환경적 스트레스 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다. 스트레스와 취약성의 관계를 강물과 강둑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는데 환자는 선천적으로 일반인에 비해서 강둑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강물이 금방 강둑을 넘치게 되어 발병하거나 재발하게 되는 것이다[2].
본 논문에서는 근거중심 방식으로 스트레스와 주요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1. 생물학적 근거들

뇌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기전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과 교감신경계의 활성화이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corticotrophin-releasing factor, CRF)를 분비하는 신경세포는 시상하부의 뇌실곁핵(paraventricular nucleus)에 위치하며, 스트레스에 관련된 정보를 통합한다. CRF는 뇌하수체 문맥계(hypohypoph portal system)로 분비되어 뇌하수체 전엽에서의 adrenocorticotropin (ACTH) 분비를 촉진한다. ACTH는 혈류를 타고 부신 피질에 도달하여 glucocorticoid (GC) 분비를 촉진한다. GC는 CRF와 ACTH의 합성, 유리를 억제하여 자신의 합성을 억제한다[3]. 이러한 HPA의 활성에 대해 해마는 억제성 효과가 있으며, 반대로 편도체는 직접적인 흥분성 효과가 있다. 계속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의한 GC의 지속적인 증가는 해마의 신경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손상의 기전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고도로 분화된 수상돌기 가시와 분지의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4].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고코르티솔혈증은 성인 해마에서 치상회의 과립세포의 생성을 감소시킨다[5].
스트레스는 말초와 중추신경계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그 신호경로 중 nuclear factor-kappa B를 항진시키고 뇌 안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항진시켜 면역자극에 대한 민감성을 증가시킨다. 스트레스로 인한 고코르티솔혈증과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고, 증가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신경전달물질, 신경가소성 등에 영향을 준다[6]. 우울증에서 사이토카인의 농도를 메타분석한 결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nterleukin-6과 tumor necrosis factor-alpha가 일관되게 증가된 것으로 보고되었다[7]. 두 사이토카인에 대하여 항우울제 치료 전후를 비교한 메타분석에서 치료 후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단가 아민, 특히 우울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고갈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전신적인 interleukin-1β의 주입은 시상하부의 뇌실곁핵, 중심편도(central amygdala)에서의 세로토닌의 사용을 증가시키고, 변연계에서의 세로토닌과 시상하부의 노르에피네프린 방출을 증가시킨다.
염증성 사이토타인은 세로토닌(serotonin, 5-HTT)의 합성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에 영향을 주는데, interleukin-1, interleu-kin-2, interleukin-6와 interferon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있을 때 indoleamine-2,3-dioxygenase (IDO)가 활성화되어 결국에는 트립토판의 혈청 농도를 감소시킨다. 트립토판은 IDO에 의해 kynurenine으로 대사되고 kynureine은 kynurenic acid 와 3-hydroxykynurenine로 대사되며, 3-hydroxykynurenine는 quinolinic acid로 대사된다. 결국 트립토판의 대사물질인 quinolinic acid는 NMDA receptor 효현제(agonist)로 신경독성을 유발한다[6].
환경적 스트레스에 의해 질병이 발병되지만 유전적 소인을 무시할 수 없다. 유전적 취약성과 관련하여, 학대 받은 남자 아이들을 성인기까지 반사회적 행동의 출현에 대하여 추적관찰한 연구에서 MAO A 유전자 다형성에 따른 활성의 차이에 따라 반사회적 행동이 달리 나타나는 것을 보고하여,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이 있음을 시사하였다[9].
또한, 우울증의 발병에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는가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가 있다. 세로토닌 전달체(serotonin, 5-HTT) 유전자의 promoter에 위치하는 다형성은 크게 L 대립유전자(long allele)와 S 대립유전자(short allele)가 있다. S 대립유전자가 L 대립유전자에 비해 5-HTT의 합성을 시키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S형은 스트레스에 대한 5-HT의 반응이 둔화된다. 847명의 아동을 추적관찰한 연구에서 5-HTT 유전자 다형성 중 S형을 가진 사람이 L형을 가진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 생활사와 연관하여 우울 증상이 더 많았고,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환자 수가 더 많았고, 자살사고와 행동이 더 많았으며, 더욱이 생의 첫 1년 동안 아동기 학대에 노출된 S형이 L형보다 성인기에 우울증의 삽화가 더 많았다고 보고되었다[10]. 이러한 결과는 환경적 스트레스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이 유전적 소인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2. 모성스트레스와 정신질환

여러 연구들은 산모가 물질복용, 우울증, 가정불화 등의 문제들에 노출된 경우 그 자녀에서 우울증 혹은 불안장애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밝혀내었다[11,12]. 또한 출산 전 산모가 사별, 원치 않은 임신, 자연재해, 전쟁 등을 경험하면 조현증 발병의 위험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3]. 그러나 출산 전 스트레스가 출산 이후의 여러 환경적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물학적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이에 대한 한 가지 가설로서 뇌의 HPA의 활성화가 제시되었다. 즉, 출산 전에 산모가 받는 스트레스는 그 산모의 HPA의 활성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혈액 내 GC 호르몬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태아의 해마에서 GC 수용체의 하향조절이 발생하고, 수용체의 과민감성이 일어나고, HPA의 음성되먹임이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11,14]. 이와 같이 출산 전 스트레스로 인한 GC가 태아의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이외에도 생화학 체계[11] 혹은 면역계[15]의 중대한 변화를 함께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출산 전 스트레스는 태아의 내분비계, 신경전달물질계, 면역계 등에서 뇌의 전반적인 생물학적 변화를 초래하고, 이는 차후에 정신질환으로 이환될 수 있는 취약성을 증가시킨다.

3. 아동기 부정적 경험과 정신질환

아동학대, 무관심, 성적 학대, 신체 학대, 부모의 사망 등과 같은 아동기 부정적 경험은 차후의 정신질환의 발병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16]. 특히, 모자 간의 관계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제들은 자녀의 HPA의 발달과 기능 등의 생물학적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년기의 모성 분리(maternal separation) 혹은 모성 박탈(maternal deprivation)은 그 자녀에게 HPA의 활성화, 시상하부 혹은 시상하부외의 뇌 구조물에서 분비되는 CRF 분비 증가, NE 혹은 5-HT 단가아민계의 활성화, gamma aminobutyric acid (GABA)/benzodiazepine계의 억제, 신경가소성 억제 등을 초래하였다[17,18,19]. 아마도 이러한 생물학적 변화들이 차후에 성년기에서 겪게 되는 생활사의 스트레스 경험과 결부되어 더욱 악화될 것이며, 종국에는 유전적 취약 체질을 가진 사람에서 정신질환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16세까지의 청소년 1,42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는, 16세에 이르기까지 약 2/3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13.4%에서 외상후스트레스 증상(posttraumatic stress symptoms)을 보였고, 0.5%만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진단기준을 만족하였다. 폭력이나 성적 외상, 그리고 다발성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경우 증상 발현과 보다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정신적 외상에 동반된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경우, 다른 정신질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불안장애와 우울장애의 발병률이 높다. 이와 같이 어린 시절 정신적 외상이 불안장애 및 우울장애의 정신병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된다[20].
아동기에 신체적 혹은 성적 학대를 받았거나 혹은 부모상실을 경험한 사람에서 성년기에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간 발달상의 결정적 시기에 부정적 경험과 결부되어 개인의 유전적인 소인이 생물학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표현형을 만들고, 차후의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를 낮추어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21]. 초기 아동기 상실경험과 관련하여, 부모의 이혼은 성인기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으나, 부모의 사망은 그러하지 못했다. 다시 말하면 상당한 정도의 지속적인 아동기 스트레스 요인이 성인기 우울증을 예측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22].
아동기 부정적 경험과 정신증과의 관련성에 관한 18개의 환자대조군 연구(정신증 환자 2,048명, 대조군 1,856명)를 메타분석한 결과 아동기 부정적 경험과 정신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보고되었다(odds ratio [OR], 2.78; 95% confidence interval [CI], 2.34-3.31) [23].
아동기 부정적 경험과 조현증의 관련성을 조사한 다른 메타분석에서도 조현병 환자가 대조군보다 아동기 부정적 경험의 비율이 높았으며(OR, 3.60;P<0.00001), 기분장애와는 유사했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OR, 0.03; P<0.0001) [24].

4. 스트레스와 정신질환의 발병 및 악화

1) 우울증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우울증의 소인을 가진 사람에서 증상을 발현시키는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건강한 자녀의 엄마에 비해 만성적인 질환을 가진 자녀의 엄마에게 나타나는 우울증 발생빈도에 대한 연구결과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증 발생과의 연관성을 뒷받침해준다[2].
또한 우울장애 환자들은 다른 정신장애나 정상대조군에 비해서 생활 사건의 빈도가 더 높다. 버지니아의 여성 쌍둥이 일반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주요우울삽화의 발생과 상황적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폭행, 심각한 결혼문제, 이혼, 결별 등)은 1개월 이내 우울증 발생의 강력한 예측요인이 된다고 하였다[25].
생활사건이 초발 우울증과 재발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3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초발 우울증이 재발 우울증보다 심각한 생활 사건에 의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26]. 첫 삽화 발현 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가 환자가 지니고 있던 생물학적 소인과 상호작용하여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신호전달체계에 변화를 초래하게 되고 비로소 증상이 발현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생물학적 소인이 강한 환자에서는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첫 삽화에 영향을 더 미친다는 사실은 그 다음부터는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뇌의 생물학적 균형이 불안정하여 스트레스가 없이도 재발할 수 있다는 뜻으로서 스트레스가 있다면 재발이 더 쉬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27].
급성 스트레스 요인은 우울 심각도와 즉각적인 치료 결과와 관련되며, 좀더 긴 기간의 예후(재발)는 kindling effect를 일으키는 스트레스 요인과 만성화되는 급성 스트레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결국 선행하는 만성 스트레스 요인은 현재 삽화의 예후를 나쁘게 하고, 향후 잦은 재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22].

2) 조현병

조현병의 발생 및 재발은 흔히 심한 스트레스 사건 후에 일어난다. 부정적인 사건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사회적 또는 가정환경이 일반적인 질환의 경과나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 많은 병은 각종 스트레스에 대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개인의 적응능력과 취약성 간의 역동적인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취약성이 높은 사람들에서 스트레스는 기존 인지적, 감정적 및 사회적 대응의 결함을 확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적응성 전략 및 환경적 지지가 없는 경우 이런 결함들이 기존 스트레스 인자들과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마침내는 임상적인 증상으로까지 발전한다.
주로 가족 연구에서 나타나는 만성적인 대인관계 스트레스는 조현병 재발의 중요 위험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환자의 가족이 환자에 대하여 지나친 비판, 공격성, 과잉보호 등의 감정표현이 높은 경우(high expressed emotion), 가족의 감정 표현이 낮은 경우(low expressed emotion)에 비해 조현병의 재발률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한다. 또한 조현병 환자는 집이 없거나 가난,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등 사회경제적 스트레스도 더 많다. 따라서 이런 스트레스가 조현병 환자의 취약성을 증가시켜 작은 스트레스에도 부정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처기술을 높여주는 정신사회적 접근이 재발률을 낮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2].
부정적 감정의 표현 정도가 높은 가족관계가 조현병을 재발시켜 재입원시킬 확률이 높은 곳으로 보고되었다. 가족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행동 및 정신교육치료가 정신병의 재발을 감소시키고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28].

3) 불안장애

미국의 정신질환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IV)에서 스트레스 관련 질환으로 정의한 것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급성스트레스장애 두 가지이다. 이런 장애를 유발하는 외상적 스트레스는 자연재해 같은 아주 드문 것에서부터 위협적인 범죄적 희생 등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유발될 수 있다.
불안장애에서 다루는 스트레스는 다른 표현으로 심리적 외상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심리적 외상에 노출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뿐만 아니라, 공황장애(panic disorder),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등의 불안장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9].
성적 학대라는 강력한 심리적 외상 이후 이환되는 정신질환에 대한 메타분석(74개의 연구, n=3,162,318)에서는 평생에 걸친 성적학대와 정신질환에의 이환의 연관성에 대해, 불안장애(OR, 3.09; 95% CI, 2.43-3.94), 외상후스트레스장애(OR, 2.34; 95% CI, 1.59-3.43)를 보고하였고, 그 밖에 우울장애(OR, 2.66; 95% CI, 2.14-3.30), 식이장애(OR, 2.72; 95% CI, 2.04-3.63), 수면장애(OR, 16.17; 95% CI, 2.06-126.76), 자살시도(OR, 4.14; 95% CI, 2.98-5.76) 등의 연관성을 보고하였다. 이는 피해자의 성별이나 학대를 당한 나이와 무관한 결과를 나타냈으며, 이 중 강간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장애, 식이장애 등과 매우 강력한 연관성을 보였다[14].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했던 허리케인을 경험했던 1,45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범불안장애, 주요 우울장애의 발생을 6-9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3.6%, 범불안장애는 5.5%, 주요 우울장애는 6.1%의 유병률을 보였다. 스트레스 노출 이후 사회적 지지가 잘 된 경우, 위의 정신질환으로의 이환을 막는 역할을 하였다고 언급하였다[30].
위와 같이 강력하고 뚜렷한 스트레스 이후에 발생하는 불안장애에 대한 역학 연구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분명하게 인지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불안장애와의 인과관계를 확실히 정립하기 어렵고 따라서 역학 연구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황장애의 발생이나 재발은 상황적 스트레스와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다른 심각한 질환은 취약한 개인에게 공황장애의 발병을 유발할 수 있다. 상당수 공황장애 환자가 신체증상에 과민하여 신체적감각을 생명에 위협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질병의 발생은 공황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성적 학대나 신체적 학대 같은 어린 시절의 부정적 스트레스 상황은 특히 여성에게 추후 공황장애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HPA 축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스트레스를 주는 경험인 공황발작과 HPA 축 활성화 간의 상관관계는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자연적인 공황 발작이나 젖산에 의해 유발된 공황증상과 혈중 코티졸 상승 사이에 유의한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

결론

정신질환은 타고난 유전이나 선천적인 요소와 이밖에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힌 스트레스들이 상호작용하여 발병하게 된다. 뇌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기전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HPA와 교감신경계의 활성화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고코르티솔혈증과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고, 증가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신경전달물질, 신경가소성 등에 영향을 준다.
출생 전의 스트레스 그리고 출생 후의 유년기의 스트레스 및 성년기에 겪을 수 있는 생활 사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내분비계, 신경전달물질계, 면역계 등의 생물학적 체계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고, 이러한 생물학적 손상은 유전적 취약 체질을 가진 개인에서 정신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근본적인 정신질환의 원인론에 대한 논의 중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방대한 양의 연구결과를 집대성 하고 있다. 간략하지만 논리적 전개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대뇌 구조물의 기능적 고찰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스트레스 관련 연구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고 향후 연구 전개방향을 설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용한 논문이라고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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