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료의 현황 이해와 대응

The North Korean health and healthcare: issues and strate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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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2013;56(5):356-35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3 May 20
doi : https://doi.org/10.5124/jkma.2013.56.5.356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Department of Medical Law and Ethics,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Ilhak Lee, arete2@yuhs.ac.kr
Received 2013 April 20; Accepted 2013 April 28.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은 북한의 보건의료체계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다. 보건의료 분야는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그 정당성이 위협받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남북한의 교류가 이루어진 중요한 경로로 기능하여 왔다. 이러한 교류는 북한의 긴급한 필요에 부족하나마 대응했다는 점에서, 과정에서 남북한이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의존성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컸다. 남북한의 정치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보건의료분야의 협력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도 자명한 사실로 보인다. 변화하는 남북관계에서 보건의료체계의 교류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보건의료체계는 단순히 의료수요를 충족한다는 의미 외에도 국가와 국민 사이의 관계를 확인시키고 사회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기 때문인데, 인도주의적 지원은 북한주민의 보건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남북한이 서로의 동질성을 확인, 유지하는 주요한 수단이었다.

한편 이제는 인도주의적, 북한의 수요에 긴급하게 대응하는 방식의 지원을 넘어서 보건의료체계를 포괄하는 관점을 갖춘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북한의 보건의료체계가 효과적,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현재적 의미뿐 아니라 장차 도래할 인적 교류로 남북한 사회가 받게 될 충격을 완화한다는 의미에서 미래적 의미를 지닌다.

분단 이후 남북한이 걸어왔던 서로 다른 정치적, 사회 문화적 경로를 고려하면 보건의료체계의 상이함은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제는 이 상이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첫째는 북한의 보건의료시스템을 이해하는 작업인데, 이것은 북한이 표방하고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작업과 실천되고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특히 보건의료시스템의 실제 운영에 외부인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미진 등은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를 명시적으로 제시한 정보에 의해 제도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를 하였다[1]. 북한은 국가보건의료서비스의 체계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높은 전염병 이환율 등의 지표는 현재 정상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Park과 Lee [2]는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북한의 보건의료체계 변화를 분석하였는데, 자원부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도입된 시장경제 원칙이 공식적 의료제도 외의 공급체계를 유도하였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기획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1980년대 후반 이후 붕괴된 보건의료체계를 고려하면 체계의 복구는 가장 어렵고 필수적인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갖추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Shin [3]은 통일 과정에서 북한이 경험하게 될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안전망 개념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남북한 보건의료체계의 원활하고 합리적인 통합을 위해서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며 시행착오 과정이 불가피하며, 그 비용이 적지 않음은 외국의 사례에서 이미 알려져 있다[4]. 그러나 현재 남한이 이를 적절하게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은 어렵다 할 것이다. 북한이탈의료인의 남한사회 적응과정은 통일 후 남북한 보건의료인이 경험할 문제를 미리 살펴보는 창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매년 적지 않은 수의 북한이탈의료인이 남한의료체계에 적응을 시도하지만 이들의 의학적 경험은 남한의료인과 다르고, 이들이 습득한 의학지식과 접근방식 역시 남한사회에서는 생경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배려하는 의료인 관리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된다[5].

보건의료 수요와 변화 추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보건의료체계는 이념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보건의료 수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라는 차원에서 북한의 실제 보건의료 수요를 파악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하겠다. 감염성질환, 모자보건과 같이 국제적 원조체계가 그나마 갖추어져 있는 영역에 제한된 보건의료지원은 북한 지역의 인구 구성 변화, 만성질환의 체계적 관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 등을 반영하여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2]. 그러나 실제 정보에 접근하는 일은 북한의 폐쇄성 등 외적 요인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정보이다. 몇 가지 제한점이 있으나 남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 적응과정의 경험은 그 부족한 정보를 보완하는 긴요한 정보원으로 추후 연구의 대상이 될 것이다.

References

1. Lee M, Kim H, Cho D, Kim SY. Overview of healthcare system in North Korea. J Korean Med Assoc 2013;56:358–367.
2. Park SM, Lee HW. Current status of healthcare and effective health aid strategies in North Korea. J Korean Med Assoc 2013;56:368–374.
3. Shin YJ. Plan on establishment of post-unification North Korean medical safety net. J Korean Med Assoc 2013;56:394–401.
4. Yoon SJ. The experiences of system integration countries informing the potential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s healthcare system. J Korean Med Assoc 2013;56:389–393.
5. Choi JP. The integration process of North Korean defector physicians to South Korean medical system. J Korean Med Assoc 2013;56:383–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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