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청소년 자살

Adolescent suicide in Korea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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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2013;56(2):91-92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3 February 20
doi : https://doi.org/10.5124/jkma.2013.56.2.91
한국보건의료연구원
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Sun-Hee Lee, lsh0270@neca.re.kr
Received 2012 November 16; Accepted 2012 November 30.

자살이란 스스로 자기의 생명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자살은 고의적으로 자신을 죽이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으며, 정신장애 및 신경장애, 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와 같은 신체적 질환 등을 자살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1]. 그 중에서도 국내 청소년 자살문제는 매스컴의 사회면을 채우는 단골 뉴스로 자리잡는가 하면, 최근 10년간 전체 청소년의 사망원인 가운에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는 통계에서 보여지듯[2], 우리 사회 현안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외국과 비교하여, 이들 국가들의 청소년 자살 사망률이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 비교할 때[3], 국내 청소년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대조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15-19세 자살 사망률은 2000년에 비해 2008년 대부분 감소하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멕시코, 일본, 칠레 등과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3]. 2010년 국내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5-19세 청소년 자살률(인구 십만 명당)은 8.3명, 전체 청소년 사망자의 28.24%가 자살로 목숨을 잃었고, 자살이 청소년 사망원인 1위였다[4]. 청소년기는 생애주기의 특성상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충동성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에[5], 자살을 생각하거나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까지 포함한다면 잠재적 문제의 크기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수행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15-18세의 자살생각률이 18.71%, 자살시도율이 3.93%로 나타나 청소년 자살이 일부 청소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6]. 따라서 청소년 자살문제는 더 늦기 전에 사회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보건학적 의제로서 관심이 모아져야 하며, 시급하게 개선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청소년 자살과 관련하여 한국보건의료연구원(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 NECA)에서는 다양한 자료원을 이용하여 자살의 지역별 현황, 위험요인 및 중재현황 등에 대해서 연구하였으며[2], 이 연구결과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하여 NECA원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원탁회의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객관적인 근거에 바탕하여 전문가들과 이해주체들이 심층적인 논의를 거쳐 합의해가는 방식이며 사회적 현안의 해결책을 모색하거나 논란이 있는 정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활용되는 논의방식이다[7]. NECA원탁회의에서는 연구에서 분석된 청소년 자살현황과 위험요인, 자살예방과 대처 실태 및 한계점, 효율적인 예방과 대처방안을 주제로 다루었으며 이에 대해 관련 근거 검토 및 합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NECA원탁회의는 2012년 7월 5일 보건의료분야, 상담분야, 교육분야 및 해당 정부기관, 종교계 등 총 20명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여, 현 시점에서의 청소년 자살 관련 현황 및 대처방안에 대해 다학제적 입장에서 토론하고, 논의결과를 합의문으로 정리하였다.

NECA원탁회의의 결과물인 합의문은 그간 여러 자료원으로 분산되어 발표되어 있는 청소년 자살 현황에 대한 실태들을 종합하여 정리하였으며, 현재 청소년 자살관련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의료진, 상담사, 교육자, 사회복지사의 입장에서 청소년 자살 예방 및 대처방안을 점검하고 균형 있는 대안을 담았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원탁회의 결과를 요약하면, 청소년 자살관련 실태 및 심각성에 대해 객관적 근거를 통해 확인하였으며, 자살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를 꼽을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현재 각 분야별로 시행되고 있는 대책들의 문제점으로는 인력·예산 부족 및 관련 기관(학교, 지역사회 정신보건네트워크,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유기적인 연계와 협조 미비 등이 지적되었고, 향후 예방대책으로 민·관 차원의 유기적 연계 필요, 국가주도의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전문가(전문상담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보건교사, 의료전문가 등)간의 연계 및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가이드라인 개발·운영·관리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은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 자살과 관련한 자극적인 언론보도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언론의 자살보도 권고기준 준수가 언급되었다[8].

NECA원탁회의의 합의는 청소년 자살문제의 대책 마련에 있어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청소년을 자살로 이끄는 주요 위험요인들과 해결방안들에 대해 국내 최초로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합의점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원탁회의 접근이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한국사회는 심각한 청소년 자살에 대응할만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부재한 상황이며 효과적인 개입 전략을 계획하고 수행해야 하는 시급한 단계에 직면해있다. 이 때 본 합의문에서 제시된 청소년 자살의 효율적인 예방과 대처 방안 및 우선순위를 토대로 공공과 민간의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유기적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한다면, 범국가적 차원에서 청소년 자살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s

1. World Health Organization. Suicide [Internet] 2012. cited 2013 Jan 14.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Available from: http://www.who.int/topics/suicide/en/.
2. Ahn JH, Han CS, Woo JM, Kim GM. A study on Korean psychiatric disorder research: depression and suicide 2012. Seoul: National Evidence-based Collaborating Agency;
3.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family database 2011. Paris: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4. Statistics Korea. 2010 Death and cause of death in Korea 2011. Daejeon: Statistics Korea;
5. Bae JM, Lee SY, Kim EY. Development of post-intervention manual on adolescent suicide: focused on intervention at school 2010. Seoul: Korea Youth Counseling Institute;
6.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1 Korea youth risk behavior web-based survey 2012. Cheongwon: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7. Wortman PM, Vinokur A, Sechrest L. Do consensus conferences work? A process evaluation of the NIH Consensus Development Program. J Health Polit Policy Law 1988. 13469–498.
8. Kim GE, Nam MH, Park JJ. Suicide, 1st ranked cause of death in adolescent and what are the solutions presented by multidisciplinary experts? 2012. Seoul: National Evidence-based Collaborating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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