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약이다: 의학은 핵심적 치료 도구인 운동을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가?
Exercise is medicine: how should medicine embrace exercise as a key therapeutic t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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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ground
As chronic diseases and the aging population increase, exercise is becoming more and more essential along with medical treatment for recovering and maintaining individuals’ physical health. Furthermore, the demand for exercise-based interventions in this context is growing. Although most healthcare professionals recognize the effectiveness and necessity of exercise, the “Exercise is Medicine” initiative has not been established in clinical settings. We aim to discuss the effectiveness and importance of exercise in the treatment and management of diseases and how exercise should be considered a key therapeutic tool in medicine.
Current Concepts
Exercise-related mechanisms and their influence on body structure and function should be considered in disease management.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se interactions and monitor their effects on the entire body. During recovery after an injury, exercise rehabilitation is provided as program customized according to the phase and function levels, the clinical pathway of which is feasible and effective. Exercise programs for maintaining the functioning and physical and mental health of people with disabilities should be developed by considering individuals’ functional levels, disability types, and conditions. Correct posture, microbreaks, and regular exercise are key to managing musculoskeletal pain.
Discussion and Conclusion
To ensure the effectiveness of the “Exercise is Medicine” initiative, exercise should be included in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System after clarifying the indications and clinical effectiveness of exercise therapy and defining specific procedures. Furthermore, increased awareness and changes in the attitude of healthcare professionals and patients toward exercise are necessary. It is now time for the medical community to ponder over and pool its wisdom on how to adopt exercise as a key therapeutic tool.
서론
운동은 체력과 건강을 개선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계획적이고 구조적으로 반복하는 신체 활동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운동을 ‘근육의 수축으로 일어나는 신체의 모든 움직임’ 중에서 계획적이고 구조화된 반복적 움직임으로 정의하고 있다[1]. 운동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해 미국스포츠의학회와 미국의사협회는 2007년부터 “Exercise is Medicine” (EIM)이라는 개념을 임상 현장에 도입하여 의학적 치료 도구로서 운동방법과 효과를 검증하고, 이러한 운동 처방을 환자 치료와 관리의 표준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2]. 국내에서도 비영리 단체로 EIM Korea가 설립되어 관련 활동을 하고 있으나, 소수 의료진의 개인적인 관심과 열정에 의존하고 있고, 확산이 잘 되고 있지 않다.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료인이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 현장에서 운동 처방이 자리잡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찾아 볼 수 있다. 첫째, 치료로서 운동의 정의와 범주가 확립되어 있지 않고, 전문가 간의 의견 불일치가 계속되고 있다[3]. 둘째, 의료행위로서 운동은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심각한 저수가 체계에 묶여 있어, 병의원에서 처방할수록 손해를 입는 구조이다. 셋째, 운동을 치료로 제공하는 의료인이 양성되는 교육훈련 체계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넷째, 환자들과 의료인들에게 운동이 의료행위 중 하나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하지만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의료적 처치와 더불어 신체적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한 운동은 필수 요소이며, 요구도도 증가하고 있다[4,5]. 이제 더 이상, 의료 외적 이슈로 외면할 수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핵심적 치료 도구로서 운동을 끌어안을 것인가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이 시론에서는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서 운동의 효과와 중요성에 대해 간략하게 다루고, 약이 되는 운동을 임상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운동이 의학에서 어떻게 핵심적 치료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질병의 치료와 관리에서 운동의 효과
열과 전기, 물과 함께 운동(exercise)은 질병의 치료와 관리에 고대부터 사용되었던 대표적 치료 수단(therapeutic modality)이었다. 이러한 물리적 요소를 치료에 적용한 분야가 물리의학으로 오늘날 재활의학의 주요 분야이다[6,7]. 운동을 통해서 급성기 비사용 상태를 막고, 손상 부위의 재활을 통해 기능적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8,9]. 운동을 통해 위약 상태, 신경근육 불균형, 가동범위 제한을 개선하여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고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10]. 지속적인 운동으로 만성질환들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고, 체중조절과 비만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운동을 통해 건강증진과, 정서, 인지 기능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음을 많은 연구들이 보고하고 있다[11,12].
질병 관리에 있어서 운동 효과의 기전에 대해, 다양한 영역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규칙적인 중강도의 유산소, 지구력 운동은 최대산소소모량(VO2max)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고, VO2Max의 유의한 증가 없이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운동으로 고밀도 지질단백의 증가, 동맥혈압의 상승의 억제, 혈관 순응도(compliance)와 내막 상피 세포 기능 향상 등이 주요 기전으로 설명되고 있다[14]. 또한 지속적인 유산소, 저항성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당뇨병이나 탄수화물 대사 관련 질환의 예방, 관리에 있어 핵심 요소이다[15]. 운동은 에너지소비량을 높이고, 근육의 지방 사용을 촉진하여 지방대사를 활성화시킨다[16].
유산소 운동과 호흡근 운동은 폐기능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데, 최대산소소모량, 혈액산소포화도 증가, 노력성 폐활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만성호흡부전 환자의 경우 운동 후에 생리적 지표의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호흡근 근력, 운동자각도, 6분 보행거리 등에서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17].
질병과 노화의 주요 기전으로 만성 저등급 염증(chronic low grade inflammation)의 관여가 잘 알려져 있는데, 만성 저등급 염증의 완화로 운동의 효과를 설명하기도 한다. 운동 후에 많은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cytokine)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급성 운동은 염증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운동은 저등급 염증을 감소시키고, 염증의 나쁜 결과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8,19]. 또한 운동은 면역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면역세포 특히 regulatory T-cells 조절을 통해 만성 염증을 줄인 증거가 있다[20]. 운동은 또한 산화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친다. 규칙적 운동은 항산화 반응을 촉진하고, 근육내 미토콘드리아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킨다[21].
운동은 중추 및 말초신경계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는데, 신경 세포 보호와 신경가소성을 기반으로 신경 재생(neurogenesis) 촉진, 신경계 혈류 증진, 신경전달 물질 분비의 활성화, 신경경로 활성화를 통한 운동학습(motor learning) 촉진, 운동신경원 세포의 동원(recruitment) 증가 및 운동단위 동기화(synchronization) 촉진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22].
운동이 골격근에 미치는 영향은 신체 기능과 근력 향상의 가장 직접적 기전이다. 노화와 근감소증에서 골격근의 크기가 감소하고, 근력과 근파워가 현저하게 떨어진다[23]. 신경 가소성과 유사하게 환경, 질병에 따른 골격 근육 내 변화와 적응을 근가소성(muscle plasticity)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분해와 합성을 반복하기 때문에 근육은 가소성이 가장 높은 조직 또는 기관이다. 저항성 운동을 통해 근육 크기 증가와 근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근세포인 단일신경섬유(single muscle fiber)의 저항성 운동으로 인한 수축력 향상이 잘 알려져 있다[24]. 근섬유 유형이 근가소성을 파악하는 데 주요 생표식자(biomarker)인데, 급성 손상 또는 비사용 상태에서는 제1형 근섬유의 크기나 수의 감소가 일어나고, 만성적 근경직, 마비 근육에서는 제2형 근섬유의 비율이 증가한다. 노화 근육에서는 제2형 근섬유 수가 감소한다[25]. 운동 종류에 따라 근육 내 적응과 변화를 평가하거나 모니터링하는 데 근섬유 유형을 활용할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주로 제1형 근섬유의 산소전달력을 높이거나, 미오글로빈 양을 증가시킨다[26]. 저항성 운동을 통해 제 2형 근섬유 크기 증가 또는 수축력 증가를 확인하여 운동 효과를 파악하기도 한다[27]. 임상적 적용에서 단점은 근섬유 분석과 같은 근가소성에 대한 평가가 근생검 등 침습적 방법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직 적절한 혈액 바이오마커가 없다.
운동의 효과와 기전을 파악할 때 다양한 신체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영향들을 고려해야 한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 신체 기능 정도, 노화, 질병 양상에 따라, 주된 변화와 적응이 나타나는 조직과 기관이 있겠지만, 상호 작용(crosstalk)에 대한 이해와 전신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손상과 회복에 있어서 재활운동
질병의 치료와 관리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운동 중에 재활운동(exercise rehabilitation)이 무엇이고,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재활운동은 부상, 질병 또는 다양한 이유로 기능적 손실을 겪은 환자들의 신체적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과 스포츠 활동으로 복귀를 목적으로 하는 운동치료(exercise therapy), 또는 치료적 운동(therapeutic exercise)이다[6]. 기능적 평가를 기반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질병의 정도와 시기에 따라 구체적이고, 개인별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종료 내지는 재평가를 통해 재활운동을 지속하게 된다. 재활운동에도, 저항성 운동, 유연성 운동, 균형감 향상 운동, 유산소 운동 등 다양한 종류의 운동요소가 활용되지만, 손상 부위와 기능적 소실 종류와 정도에 따라 관절가동범위 운동과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구성되거나 약해진 수술 부위 주위근육 강화 운동이 주된 운동치료로 구성될 수 있다. 또한 기능적 회복 목표에 따라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감 향상 운동, 스포츠 복귀를 위한 신경근 훈련 중심의 재활운동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재활운동의 목표 설정과 맞춤형 프로그램의 제공을 위해서는 초기 평가 특히 기능적 평가가 필수적이고, 평가 기반의 운동 계획과 운동 처방,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사후 평가로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고 종료 내지는 지속을 결정하게 된다[28].
손상과 회복 단계에서 재활운동의 주요 원칙은 손상 초기에는 통증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하면서, 점차 회복 단계에서 운동을 통해 통증 없는 최적의 기능 상태(optimal pain free function)로 회복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손상 부위에 자극과 부하를 최소화하면서 점진적 가동범위를 늘이고, 근육의 재활성화를 촉진한다. 이 시기에는 조기 가동(early mobilization)을 강조하되 손상 또는 수술 부위의 추가 손상이나 불필요한 부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적절한 재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손상이나 염증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친 고정과 무용(disuse)은 관절구축, 근위축 등 장해를 남길수 있다[29]. 어느 정도 초기 목표를 달성하면, 본격적인 재활운동을 통해 관절가동성을 회복하고(restore arthrokinematics), 이어서 운동역학적 사슬로 통합하는 훈련(integration into kinetic chain)을 한다. 시기적으로는 손상 직후부터 시작하여 초기 보호 시기(immediate protection phase), 초기 재활 시기(early rehabilitation phase), 본격 재활 시기(controlled rehabilitation phase), 적극적 재활 시기(advanced rehabilitation phase)를 거쳐 일상으로 회복하게 된다. 절대적 기간을 규정할수 없으나, 대개 손상 후 후 6주까지 초기 보호 내지는 초기 재활 시기이고, 손상 후 6-12주 기간이 본격 재활 시기이다. 스포츠 손상 후 재활, 근골격계 수술 후 재활이 대체적으로 이와 같은 경로를 거쳐 적용하게 되는데, 이를 주임상경로(clinical pathway)라고 하고, 전체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환자의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등 치료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Figure 1) [30].
최근에는 수술과 특정 치료 후에 예상되는 기능 장해를 고려하여 사전에 재활운동을 미리 교육 받고 준비하여 치 료 전에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최적화하는 목적의 재활 방법인 사전재활(prehabilitation)이 주목받고 있다[31]. 사전재활의 핵심전략은 수술 또는 치료 전에 기능을 최대한 끌어 올려 기저 시점의 기능 수준을 높이면, 치료 후 기능적 소실이 불가피 하지만, 전반적인 기능 수준을 상방 이동시킨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Figure 2). 또한 사전재활운동은 회복기에 필요한 재활운동을 기능 수준이 좋을 때 미리 익혀둠으로써 사후에 재활운동 시행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기능 유지와 관리를 위한 재활운동(장애인을 위한 재활운동)
회복기 이후 또는 장기간 지속되는 기능적 장애로 일상생활의 독립적 수행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들은 기능 유지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 이때는 기능 수준과 장애 유형 및 상태를 고려한 운동방법과 운동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운동 수행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낙상 등 다양한 위험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2017년에 공표된 장애인건강권법 제15조에 장애인 또는 손상이나 질병 발생 후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일정기간 내에 장애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과 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재활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32]. 현재까지 장애인의 재활운동 및 체육의 개념과 정의, 장애 유형별 평가도구 개발 및 운동프로그램 개발 지침, 처방시스템과 운영방안 등에 대한 정책연구가 추진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재활운동 관련 시설, 인력, 병원과 지역사회 연계시스템 등 인프라가 갖추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부터 재활운동 및 체육 시범사업 시행을 예정하고 있어, 보건의료 연계협력, 인력양성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근골격계 통증 관리를 위한 운동
근골격계 손상과 질환에서 통증은 주요 증상이자, 징후이며, 심한 정도와 지속 정도에 따라 기능적 소실도 유발한다. 급성 손상과 염증에 의해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퇴행성 변화와 동반되거나, 과사용 또는 부적절한 사용에 의한 반복적 재발성 통증, 만성적 통증이 흔한 근골격계 통증이다[33]. 구조, 역학적 변화의 장기간의 결과가 근육, 관절, 힘줄에 병변으로 나타난다. 요통, 관절염, 누적외상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근골격계 통증 질환이다. 통증이 지속되면서 관절내, 근육내에 영향을 미쳐 기능적 소실을 가져오고, 이는 다시 근골격계 질환과 손상을 악화시키는 일종의 악순환의 고리(vicious cycle)가 작동한다. 일차적으로 약물치료, 열전기치료,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고, 기능 회복과 보존,그리고 추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치료가 중요하다. 장기적인 통증 관리의 핵심은 올바른 자세와 활동과 휴식의 조화, 규칙적인 운동이다[34]. 나쁜 자세는 관절, 건, 인대, 디스크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부적절한 힘이 누적되면, 조직 손상과 파열로 이어진다.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있지 않도록 하고, 자세를 자주 바꾸거나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것도 통증 관리에 효과적이다. 요추 및 경추, 각 주요 관절에 미치는 나쁜 자세와 동작에 대해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올바른 자세와 활동과 휴식의 조화에 대한 이행 유무를 진료에서 점검해야 한다. 근골격계 병변의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운동의 핵심은 근력과 관절 가동성 유지이다. 따라서 근력 강화운동, 관절의 유연성을 위한 스트레칭 운동 등을 꾸준히 시행해야 하며, 다만 운동으로 인해 관절이 손상을 입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운동 프로그램은 ‘점진적’이어야 하며 관절가동범위 운동, 근력강화운동, 유산소 운동의 순서로 진행한다. 관절이 굳은 경우에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운동범위를 증가시키고, 근육의 재교육으로 근육의 긴장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운동 후 2시간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지나친 피로, 관절 가동 범위의 감소, 근력의 감소, 관절의 종창 등의 소견이 생기면 반드시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필요한 운동을 처방하고, 진료에 활용할 것인가
모든 약물요법, 처치, 시술들이 작용기전, 적응증, 구체적 실시 방법, 부작용 등에 대해 효과 근거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운동치료도 구체적인 행위정의를 갖추고, 질환에 따라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운동을 약처럼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앞서 논의한 바, 손상과 질병, 통증과 장애에서 운동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상당히 확립되었고,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국내 의료 현장에서 재활운동을 포함한 운동치료의 처방과 시행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운동을 처방하고 핵심치료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아직까지 운동치료의 적응증과 구체적 실시 방법에 대해 미완의 단계이다. 즉 운동치료가 필요한 환자, 재활운동이 필요한 환자가 여전히 불명확하다. 손상과 질병의 종류, 시기, 기능적 수준에 따라 운동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특정하고, 운동의 종류, 부위, 빈도, 강도, 기간, 평가와 모니터링 방법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질병의 상태와 기능적 수준에 따라 효과성과 효용성을 입증하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두 번째, 손상과 회복을 위한 재활운동이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서는 단순운동치료, 복합운동치료에 불과하여 수요에 대응하기에 미흡하고, 또 심각한 저수가로 질병과 장애에 따라 맞춤형 운동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재활운동 관련 급여 체계의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효과성이 확보되고, 적응증, 구체적 실시 방법 등이 갖추어진 운동 치료들이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하도록 신의료기술 신청, 급여기준 개선, 행위 재분류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 의학적 치료로서 운동에 대한 의료인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의학교육과 연수교육에 운동에 대한 의학적 접근인 운동의학(exercise medicine)을 교육 과정에 포함하면 운동의 임상적 적용에 대해 인식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운동은 약보다 환자의 수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의 태도와 행동변화를 이끌어내야 임상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의사의 처방과 지도하에 환자에게 운동치료를 제공하고, 모니터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들을 운동치료에 접목한다면,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효과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될 것이다[35]. 마지막으로 의사협회, 의학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EIM은 미국스포츠의학회와 미국의사협회가 함께 주도하여 미국 내 의료체계 내에 운동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재활의학회에서도 EIM에서 재활의학 전문의의 주도적 역할과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36]. 국내에서도 의사협회 또는, 의학회 차원에서 운동의 의학적 접근을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면, 운동이 핵심적 치료 도구로 자리 잡는 데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다.
결론
질병의 치료와 관리에서 운동은 효과적인 도구이고, 높은 사회적 요구와 중요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 현장에서 재활운동을 포함한 운동치료는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질병 양상의 변화와 고령화에 따라 신체 건강의 회복과 유지를 위한 의학적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운동이 약처럼 의학의 핵심적 치료 도구로 자리잡기 위해서 운동치료의 적응증과 임상적 효과 근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구체적인 의료행위로 정의하여, 건강보험 급여체계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질병 치료와 관리를 위한 운동에 대한 의료인과 환자들의 인식 개선과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이제, 어떻게 핵심적 치료 도구로서 운동을 끌어안을 것인가 전 의료계가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