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교상과 예방백신
Animal bite injuries and vacc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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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imal bites are a common problem managed by primary physicians and often involve wound infection, neurovascular injury, poor cosmetic outcome, and high medical costs. During clinical assessment, a thorough medical history is acquired, including details of the bite circumstances and the patient's immune status and vaccination history. A meticulous physical examination should be performed in order to identify any injuries to deep structures, in addition to exploring the wound by creating a narrow opening and using diagnostic tools such as radiograph and ultrasound where necessary. Infection is the most problematic complication after a bite injury. Cleaning, irrigation, and debridement are the most important steps in preventing infection. The use of prophylactic antibiotics is controversial, but probably indicated in immunocompromised individuals and in anatomical areas that are more likely to be infected, such as the hand and foot. The decision to close a bite wound must be based on consideration of the benefit of a good cosmetic outcome and the increased risk of infection. In Korea, human rabies has not occurred since 2005, but the transmission of rabies is still a concern with animal bites. The transmission of viral hepatitis, herpes virus and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can occur following human bites. To prevent the transmission of various viruses, healthcare providers should know the guidelines for post-bite exposure prophylaxis.
서론
동물교상은 진료현장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손상 유형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백만 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응급실 진료를 받고, 응급실 총 내원환자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다[1]. 국내에서는 동물교상에 대한 국가적인 통계는 없지만, 2013년 농업진흥청에서 조사한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조사에 따르면 전체 손상 중 3.2%를 차지한다고 보고하였다[2].
2012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육하는 개, 고양이의 수는 전체 가구 중 18% 정도인 359만 가구에서 556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다른 종류의 동물을 포함하면 애완동물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3]. 대부분의 동물교상이 집에서 사육하는 애완동물이나 가축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볼 때, 향후 인구구조가 고령화되고 독신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애완동물의 사육은 계속 증가하고 이와 관련한 손상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교상은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주로 송곳니에 의한 깊은 관통상을 일으켜 힘줄 및 신경의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고, 관절을 침범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피부 결손과 오염된 상처로 인해 발생하는 흉터로 인해 환자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남기며 장기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상처에 따라 세균 감염률이 높고, 다양한 바이러스의 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동물교상의 적절한 처치를 위해서는 체계적이면서 전략적인 접근법이 필요하지만 많은 교상 환자들은 불완전한 처치를 받고, 필요한 검사 및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4].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여러 동물의 교상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상처의 처치, 항생제 및 전염성 질환 백신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동물교상은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여, 이 글에서는 포유동물에 발생한 교상을 주로 다루며, 절지동물에 의한 교상 및 자상, 독성 파충류에 의한 교상은 다루지 않기로 한다.
흔한 동물교상의 특징
1. 개 교상
미국에서는 매년 450만 명이 개에 의해 교상이 발생하며, 병원치료를 받는 교상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5]. 소아는 개에 의한 교상에서 중요한 연령대이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연령대가 10세 미만이며[16], 성인은 주로 손이나 다리를 물지만, 소아는 머리나 목 부위를 무는 경우가 많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5]. 치명적인 개 교상인 경우 대부분 개의 주인이거나 공격한 개와 친숙한 사람에게 발생하였으며 떠돌이 개에 의한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7]. 개의 송곳니는 날카롭지 않기 때문에 상처의 형태는 주로 관통상보다는 찢기거나 조직이 떨어져 나가는 상처가 많이 발생한다. 개에 의한 심부 조직 및 신경, 혈관, 근육 손상은 애완용 개보다는 경찰견 등 훈련을 받아 무는 힘이 강한 개들에 의해 잘 발생한다[8]. 개 교상에 의한 감염률은 1.4-30%로 모든 교상의 감염률(0.53-47%)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으며, 비교상성 열상의 감염률(3-20%)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19].
2. 고양이 교상
고양이에 의한 교상은 전체 교상 중 5-15%을 차지하며, 미국에서는 매년 30만 건이 발생한다고 한다[10]. 교상 빈도는 성인과 소아의 비율이 비슷하며 개 교상과 비교해 노인과 여성에서 빈도가 높다. 90% 이상에서 손과 팔에 교상을 입는다[11]. 고양이 교상은 피부 상처가 작아서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이 후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률은 개에 의한 교상의 2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구마다 큰 차이는 있어 15.6-80%까지 높게 보고되고 있다[1,121314]. 고양이의 송곳니는 얇고 날카로워 주로 관통상을 일으키며, 연부 조직 손상은 적게 일으킨다. 피부 상처가 작은 반면 깊어서 배액이 잘 되지 않고 세척이 곤란하여 감염이 잘 발생한다. 고양이에 의한 상처는 교상과 더불어 할퀸 상처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묘소병(cat scratch disease)은 Bartonella henselae에 의한 감염으로, 할퀸 상처 주위의 양성 임파선염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드문 경우 심내막염, 뇌수막염, 시신경염, 골수염 등의 치명적이 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1516].
3. 사람 교상
사람 교상은 모든 교상의 3.6% 정도를 차지하며,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의 0.0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17]. 주로 발생하는 연령은 10대에서 30대의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75%에서 음주 후 싸움이나 폭력행동 중에 발생한다고 한다[18]. 25%는 농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 중에 발생하고 드물게 구강성교 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19]. 사람 교상의 상처 유형은 사람의 치아 배열 형태로 타원형으로 피하출혈이나 찰과상이 발생하거나 열상이 생기기도 한다. 물리는 상처는 다른 교상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지만, 싸움 중 주먹으로 타인의 치아를 가격하여 발생하는 '움켜쥔주먹손상(clenched fist injury, fight bite)'은 나쁜 예후를 보일 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주로 3번째 손허리손가락 관절의 손등 쪽에 발생하며 심부 구조물(힘줄, 뼈, 관절)의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상 받은 힘줄이 움켜쥔 주먹을 펴면서 근위부로 이동해서, 손상 부위가 감춰질 수 있으며 세균을 심부 조직으로 접종시킬 수 있다. 52-62%에서 관절낭의 손상이 동반되며, 힘줄 손상이 연관되는 경우는 15-20%이다[20]. 사람의 침 속에는 42종의 다른 균이 존재하므로 여러 균주에 의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동물교상에 비해 혐기성 세균에 의한 감염률이 높아서 약 50%로 보고되고 있다[21].
상처평가를 위한 문진 및 검사
교상 환자가 내원하면 반드시 확인하여야 할 몇 가지 내용이 있다. 첫째는 문 동물에 대한 사항들로 동물의 종류 및 사육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야생동물이라면 동물이 포획되어 관찰될 수 있는지, 불가능한지를 알아야 하며, 동물의 광견병 백신접종 여부도 조사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교상 발생 지역이 광견병 위험지역인지 여부도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는 교상 상처의 감염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져야 한다[22] (Table 1). 당뇨, 간경화, 신부전, 알코올중독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가 조사되어야 한다. 셋째는 감염성 질환의 면역력을 확인하기 위해 간염, 파상풍, 광견병 등의 예방접종력, 항생제 등의 알러지 여부도 조사되어야 한다. 사람 교상인 경우에는 가해자의 B형, C형 간염,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등의 감염성 보균자 여부에 대한 문진 및 검사가 시행되어야 한다.
상처에 대한 진단적 검사
교상 상처는 치아 등의 이물이 남아 있을 수 있으며, 깊은 손상인 경우 피질골의 파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방사선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움켜쥔주먹손상인 경우 부러진 치아가 상처 안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방사선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관절의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 방사선검사에서 관절낭 내에 공기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어야 한다. 이런 확인을 위한 도구로 방사선검사를 대신해 초음파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다. 큰 혈관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는 혈관조영술 검사도 고려되어야 한다.
교상이 발생한 후 바로 병원에서 처치 받는 경우나 감염이 의심되지 않는 상처의 세균배양은 반드시 시행할 필요는 없다. 교상 후 12-24시간 후에 내원하여 상처 탐색상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세척 전에 세균배양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호기성, 혐기성 세균배양검사 모두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동물교상의 세균은 서서히 자라는 경우가 많으므로 결과는 7-10일까지 관찰해야 한다.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자에서 발열이 있는 경우 패혈증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액 세균배양검사도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상처에 대한 신체검진
교상 상처는 손 및 팔다리에 신경, 힘줄, 혈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말단부위의 혈액순환 및 감각, 운동 이상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움켜쥔주먹손상 같은 경우 손상 시의 자세와 검진 시의 자세가 달라 손상부위가 이동하는 경우가 있어서 세심한 상처 탐색이 필요하며, 피부상처가 작은 경우 주위 피부를 절개해서 상처 탐색을 시행할 수 있다. 관절의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는 관절운동의 제한이 있는지 검사를 시행한다. 소아에서는 두부, 경부, 흉부 손상이 자주 발생하며, 이런 상처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부 구조물의 손상 여부를 신속히 확인해야 한다.
교상 상처의 처치
1. 진통 및 진정, 마취
상처의 탐색, 세척이 시행되기 전 통증의 조절이 필요하다. 대개 상처가 크지 않아서 침윤마취를 통한 통증조절이 시행될 수 있으나, 상처가 크고 광범위한 경우 부위별 마취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소아나 심한 불안으로 검진이 어려운 환자인 경우 ketamine, fentanyl 등을 투여 해 진정 후 처치를 시행할 수 있다.
2. 상처의 소독 및 세척
교상 상처는 대개 살균력이 있다고 알려진 povidone iodine (PVI)으로 소독하고, 이 소독액으로 적신 거즈로 팩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염된 상처에서 적신 PVI 거즈로 소독하는 것이 이득이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23].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PVI는 10% 용액으로 이 농도로 사용하면 정상 조직세포의 손상을 초래해 상처치유를 지연시켜 오히려 감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많다[24]. 일반적으로 외상성 상처에는 생리 식염수 세척이 가장 이상적이며 고압세척이 추천된다. 고압세척 방법은 30 mL 주사기에 19G 바늘을 끼우고 중간압으로 피스톤을 눌러 분사되는 속도로 세척하면 된다. 교상 상처에서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성 감염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바이러스 사멸효과가 있는 1% PVI로의 세척도 시행될 수 있다. 하지만 1% 농도가 넘는 PVI 소독액은 상처치유를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상처가 감염되어 농이 관찰되는 경우 배농 후 세척이 이루어져야 하며, 농양부위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3. 상처의 봉합
상처 주변에 죽은 조직이 있다면 제거 후 봉합해야만 감염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25]. 여유분의 피부가 있는 몸통이나 팔다리는 죽은 조직 제거를 충분히 시행할 수 있지만 얼굴이나 손의 경우는 피부조직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죽은 조직을 최소한으로 제거해야 하며, 생존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조직은 남겨두고 경과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
교상 상처에서 일차봉합을 시행할 지, 지연 봉합 혹은 이차치유로 치료하는 것이 좋은지는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과거 초기 연구에서 교상 상처는 감염률이 높아서 지연 봉합을 하는 것이 치료 지침으로 여겨졌지만, 이후의 연구들에서 일반 외상성 상처와 비교해 감염률이 비슷하다고 보고가 되면서 일차 봉합을 하는 것도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26]. 아직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현재 교상 상처의 봉합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교상 후 6시간 이내의 상처 중 손발을 제외한 팔다리와 몸통은 일차봉합을 고려한다. 2) 얼굴이나 두부, 경부 같은 미용상으로 중요시되는 부위는 교상12시간 이전에 내원한 경우 일차봉합을 고려한다. 3) 교상 후 12시간이 지난 상처는 일차봉합을 시행하지 않는다. 4)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고위험군(Table 1) 질환이 있는 경우 지연봉합을 고려한다. 5) 손발 부위나 피부 열림이 작은 찔린 상처는 일차봉합이 추천되지 않는다.
봉합 시행 중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봉합재료로 비흡수성 봉합사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가능하다면 피부 밑 봉합이나 심부 봉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염된 상처에서는 피부 밑 봉합이 사강(dead space)를 줄여주지만 감염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27]. 봉합 중에는 상처의 모서리를 너무 강하게 당겨 서로 붙이는 것보다는 다소 느슨하게 봉합해서 모서리 사이에서 배액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28]. 봉합 후에는 항생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며, 개방성 드레싱보다는 폐쇄성 드레싱을 하는 것이 상처의 치유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선택적 봉합재료로 고려되어질 수 있는 것으로 피부 스테이플(skin stples)이 있는데, 봉합사에 비해 스테인레스 재질의 스테이플이 감염에 저항이 높다[29]. 미세다공성 피부 테이프(microporous skin tape)도 피부아래로 이물을 넣지 않아 봉합사에 비해 감염률이 낮으면서 피부장력을 유지할 수 있어 교상 상처의 봉합에 이용될 수 있다[30]. 하지만 이런 선택적 재료들은 아직 잘 설계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예방적 항생제
많은 의료진들이 동물교상은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 예방적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예방적 항생제가 동물교상 후 감염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3132]. Cummings[31]에 의해 보고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개 교상 후 예방적 항생제의 사용이 감염의 위험성을 줄이는 상대적 위험도는 0.58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들이 환자수가 너무 적고, 적절한 항생제가 사용되지 않은 연구도 있어 예방적 항생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람 교상이 손에 발생한 경우 예방적 항생제의 사용이 감염의 위험성을 줄여준다는 결과도 있다[32]. 교상 후에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지만, 손발 등 감염 위험성이 높은 부위인 경우, 피부의 결손이 심한 경우, 힘줄, 신경 등의 심부 구조물의 손상이 있는 경우는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서도 예방적 항생제는 사용이 되어야 한다(Table 1). 동물교상 후 발생하는 감염의 원인 균주는 동물마다 차이가 있고 매우 다양하지만, 주로 Pasteurella, Staphylococcus, Streptococcus군들이며, 사람 교상에서는 Bacteroides fragilis같은 혐기성 균주의 감염률이 높고 특히 Eikenella corrodens는 여러 항생제에 저항성이 높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교상에서 일차적으로 선택되는 항생제는 경구 투여Amoxicillin-clavulanate이다. Penicillin 알러지가 있는 환자는 소아나 임산부가 아닌 경우doxycycline이 선택될 수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 성인에서는 clindamycin과 fluoroquinolone 병합요법이, 소아에서는 clindamycin과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병합요법이 사용될 수 있다. 경구투여가 힘든 경우 ceftriaxone을 매일 1회 근주하는 방법도 선택될 수 있다[33].
파상풍 예방
교상은 오염된 상처이므로 5년 이내에 파상풍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파상풍 백신(Tdap 또는 Td)을 투여 받아야 한다. 과거 3회 이상의 DTP 또는 DTaP가 투여되었거나 5년 내에 파상풍 추가 접종이 이루어진 경우 파상풍 항체 (tetanus immune globulin)가 투여될 필요가 없으나, 이전의 접종력이 부족하거나 확실하지 않다면 항체를 투여하여야 한다(Table 2) [34]. 파상풍 신속 항체검사가 가능하다면 항체의 양성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백신접종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35].
다른 바이러스 전염의 예방
사람 교상인 경우 B형, C형 간염, HIV 바이러스 등이 상처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가해자는 B형 간염 항원 및 C형 간염 항체 검사가 시행되어야 하며, HIV 검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는 B형 간염 항체 보유 여부와 C형 간염 항체가 검사되어야 한다. 가해자가 B형 간염 보균자이면서, 물린 사람이 항체가 없다면, B형 간염 항체와 B형 간염 백신을 투여하여야 한다. 이후 추적관찰을 통해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HIV 양성 환자에게 물린 경우는 노출 후 예방을 위해 efavirenz와zidovudine, lamivudine 등을 포함하는 4주 약물요법이 시행되어야 한다[36]. 원숭이에게 물린 경우 Monkey B 바이러스(Cercopithecine herpesvirus)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치료하지 않는 경우 뇌수막염으로 진행해 사망률이 70%에 이른다. 따라서 원숭이 교상인 경우는 B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acyclovir 같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37].
공수병 예방
공수병은 rabies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바이러스가 동물에게 감염된 경우는 광견병, 사람에게 발병한 경우 공수병이라 칭한다. 국내에서는 근래 1999년부터 환자가 발생하여 2004년까지 개와 너구리에 물린6명의 환자가 경기도, 강원도에서 보고되었고, 2005년 이후에는 발병이 보고된 사례가 없다[38]. 하지만 동물의 광견병은 가축과 야생동물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 연구에서는 소(40.6%)와 개(31.1%)의 감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연구되었다[39]. 이는 자연전파 숙주인 너구리 접촉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포유동물이 광견병 바이러스 숙주가 될 수 있으나, 너구리, 개, 고양이, 소, 박쥐 등이 주된 감염원이며, 쥐, 토끼, 다람쥐, 기니아 피그, 작은 설치류 등은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한 적이 없어 백신의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애완동물에 물린 경우는 7-10일을 관찰해서 동물이 이상이 없으면 광견병 예방접종을 시작하지 않지만, 떠돌이 개나 야생동물에 물려 동물을 관찰할 수 없는 경우는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동물이 포획된 경우는 일단 예방접종은 시작하며 국립과학수의검역원을 통해 동물이 광견병에 감염되었는지 검사를 진행해, 검사결과에 따라 예방접종의 중단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공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린 상처를 충분히 세척하고, PVI, 알콜 등의 항바이러스 소독제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없는 환자에서는 광견병 면역글로불린(rabies immune globulin)을 20 IU/kg 투여해야 하며, 가능한 전량을 상처에 투여하되 불가능할 경우 백신 투여 부위의 원거리 둔부에 근주한다. 이런 항체의 투여는 효과가 약 7일간 유지되며, 백신에 의한 항체 생성 전 기간의 방어를 담당한다. 국내에는 KamRAB (Kamada, MP Negev, Israel) 300 IU가 공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교상 환자에서 공수병 백신은 교상 후 0, 3, 7, 14일에 총 4회를 투여한다. 2010년 이전에는 28일도 투여하여 총 5회를 투여하였지만, 4회 투여와 5회 투여가 항체 생성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로 2010년부터 미국질병예방센터의 지침이 변경되었다[40]. 투여부위는 삼각근에 근주하며, 둔부는 항체 생성이 낮아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성인과 소아 용량은 같으며, 국내에서는 Verorab (Sanofi Pasteur SA, Lyon, France) 0.5 mL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실험실 연구원, 도축업자, 수의사 등 동물에 노출이 많은 직업군은 사전 백신 투여가 필요하며, 3회(0, 7, 21 또는28일)의 백신이 투여되어야 한다. 사전에 백신이 투여된 사람이 위험 동물에 물린다면, 2회(0, 3일)의 백신을 투여한다(Table 3) [40].
결론
동물교상은 상처의 감염 및 심부 장기의 손상, 영구적인 흉터 같은 국소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의 전신적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손상이다. 이런 유발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며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불완전한 처치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단순 열상에 비해 여러 백신과 항생제들이 투여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료비의 증가는 동물교상 환자들의 적절한 처치에 장애가 되고 있으며, 감염예방지침을 숙지하지 않아 필요한 백신이 투여되지 않거나 불필요한 백신이 투여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동물교상 환자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 및 실태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교상 환자처치지침이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한다. 의료현장에서는 교상 환자를 위한 문진 및 신체검사 체크리스트를 제작하여 기록하는 것이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할 교상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우리 사회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하지만 일차 의료인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동물 교상에 대한 적절한 응급처치 방법을 기술한 논문이다. 특히 창상 처치를 시행할 때 주의할 점과 교상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는 감염병들을 예방하기 위한 처치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일차 의료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처치 실수를, 중요한데 빠뜨리기 쉬운 측면과 불필요한데 맹목적으로 과도하게 시행하는 측면의 양쪽에서 모두 지적함으로써 임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고 있다. 모든 의료분야들이 극도로 전문화되어 가는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에서, 의료인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일차 진료한 분야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일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인들에게 특히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가 광견병 청정 지역이 아니라는 면에서 동물 교상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는 전염병들에 대한 예방 조치를 정리하여 제시한 것도 적절하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