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수술환자의 전신마취관리
Special considerations for general anesthesia in elderly pati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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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aged population is increasing rapidly, and the range of subjects undergoing surgery under general anesthesia is also expanding. Organ dysfunction reduces physiologic reserve, and comorbidity and polypragmasy increase the risk of postoperative complications. All anesthetic agents and techniques can be employed, if individualized to each patient's condition. Careful intraoperative monitoring and proper management to maintain homeostasis can reduce the risk of complications. Experienced anesthesiologists must choose the appropriate drug and adjust the dose individually, considering the physiologic changes that take place in the elderly. Goal-directed fluid replacement is mandatory. Anesthesiologists and surgeons should understand the risks experienced by the elderly and their fragility, and will achieve optimal outcomes if they communicate and cooperate closely.
서론
의학의 발달, 위생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해 평균수명이 늘어나 2011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2세에 달하게 되었으며 2016년 현재 만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5%인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2018년이면 노인 인구의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제 임상에서 수술을 받는 노인환자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85세 이상 초고령환자의 수술빈도 또한 늘어나고 있다. 노인환자는 노화에 의해 각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예비능이 감소하며 각종 퇴행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술 후 이환율과 사망률을 젊은 환자에 비해 증가시키기 때문에 의료진은 노인환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1]. 노인환자 수술 시에 보다 향상된 마취 관리에 요구되는 임상적 그리고 실용적 고려사항을 기술하고자 한다.
수술 중 환자 감시
1. 심혈관계
전신마취를 하는 거의 모든 환자에서 활력징후인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 및 감시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침습적 동맥관 거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속적 혈압을 감시하며, 특정 기기를 이용하면 지속적 심박출량 감시도 가능하다. 심전도에서 T파의 변화는 심근의 허혈성 변화나 사건을 가장 빨리 알아챌 수 있게 하며, 뒤따르는 ST 분절의 변화가 허혈성 변화의 진행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V5 유도만으로도 허혈성 사건의 75%를 진단 가능하게 하며[2], II 유도와 V4 유도까지 더하면 96 %까지 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고위험군의 환자에서는 수술 중 심초음파와 중심정맥압, 폐동맥압 적용 및 감시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
2. 호흡기계
맥박 산소포화도 장치를 적용하여 마취 중과 마취 후 회복기의 저산소성 사건을 감지할 수 있다. 호기말 이산화탄소 감시는 기관내삽관이 적절하게 되었는지, 환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비교하여 폐색전이나 환기관류불균형,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동반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마취회로에 부착된 가스 분석기는 투여되는 가스 조성 및 비율과 흡입마취제 투여 농도 감시를 가능하게 하며, 흡기와 호기 흡입마취제의 분압을 비교하여 마취제 투여 용량조절에 참고할 수 있다. 마취 회로에 연결된 호흡측정기로 폐기능의 변수들을 감시하는 것은, 인공호흡기에 의한 폐손상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설정을 각각의 환자에 적절히 적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적은 일회호흡량과 적정한 호기말양압을 적용하는 보호환기 전략은 무기폐, 산소포화도 감소 등 수술 후 폐 합병증의 빈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3].
3. 뇌신경계
수술 중 뇌파이용 마취심도감시는 수술 중 마취의 깊이를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마취 중 각성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마취제 투여에 따른 용량 의존성 심혈관계 억제 가능성을 줄여주며, 수술 중 과도한 진정으로 인한 마취 후 각성 지연 등을 예방하게 해준다. 수술 중 마취 혹은 진정 깊이와 수술 후 인지기능 사이의 관계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이중분광지수를 이용하여 과도한 마취 심도 유지를 피하면 수술 후 섬망의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4].
비침습적 대뇌산소포화도 감시는 혈역학적 불안정이 자주 동반되는 수술이나 이미 뇌허혈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고위험환자의 마취 중 뇌관류 및 뇌산소화 유지 전략에 도움이 된다.
4. 체온
저체온은 혈액응고장애, 약물효과 연장, 수술 부위 감염, 심혈관계 억제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반드시 예방해야 한다. 고위험 환자에서 중심 체온이 1.3℃ 떨어질 때마다 주술기 심근 허혈성 합병증의 빈도가 3배 증가한다[5]. 노인에서는 대사가 떨어지고, 자율신경계 반응이 둔화되어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수술 중 저체온의 빈도가 높아진다. 마취 유도 중 강제 공기가온기를 이용한 체표면 사전 가온, 수술 중 적극적인 체온 감시, 강제 공기가온기 및 수액 가온장치 적용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저체온을 예방해야 한다.
기도유지에 고려할 점
나이가 듦에 따라 나타나는 기도의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 인두부의 근육의 톤이 감소되기 때문에 상기도 폐색이 더 잘 일어나게 된다[6]. 어려운 기도를 시사하는 인자들 또한 노화에 따라 더욱 증가되고 심화된다. 턱관절의 경화로 인해 개구에 제한이 심해지고 하악골을 들어올리기 힘들어지거나 턱끝-갑상선 길이가 감소하게 되고 턱밑의 순응도가 떨어지게 된다. 각 개인의 Mallampati score가 나빠지고 경부신전도 감소한다[7]. 또한 치아의 유실로 인해 안면 마스크를 이용한 도수환기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노인환자에서는 어려운 기도를 시사하는 소견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기도 확보 시도에 필요한 기관지내시경이나 후두마스크 등 적절한 보조장비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약물
노화에 의해 신체성분의 구성비율에 변화가 일어나 근육량이 감소하고 총 수분량이 줄며 체지방은 상대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므로 지방친화성 약물의 분포 용적이 증가하여 재분포 범위가 커지고 제거반감기가 연장된다. 이는 전신마취 시 흔하게 사용되는 benzodiazepine, fentanyl, propofol 등의 지방 친화성 약물의 임상적 작용시간이 연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morphine 등 친수성 약물의 경우 분포 용적의 감소로 인해 혈장농도가 높게 나타나게 된다.
전신마취에 사용되는 많은 약물들은 혈장단백질과 결합하는데, 나이가 듦에 따라 알부민 등 혈장단백질 농도 또한 감소한다. 이에 따라 fentanyl과 propofol등의 유리약물농도가 증가한다. 약물대사와 배출속도의 감소 때문에 대부분 약물의 작용시간이 연장된다. 노인의 전신마취 시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여 투여해야 할 것이다. 노화에 따라 전신마취에 흔히 쓰이는 약물에 대하여 고려할 점은 Table 1에 간략하게 나타내었다[8].
1. 흡입마취제
현재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흡입마취제는 sevoflurane, desflurane, isoflurane 등이다. 흡입마취제의 보조제로 함께 쓰이는 아산화질소는 안전하지만 수술직후 오심과 구토의 빈도를 증가시킨다[9]. 흡입마취제의 운반과 배출은 전신순환과 환기에 좌우된다. 노인의 뇌는 낮은 농도의 흡입마취제에도 충분한 진정효과가 나타낸다. 흡입마취제는 농도에 비례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근 억제와 심박출량 감소를 유발한다. 흡입마취제가 효과를 나타내는 강도는 최소 폐포내 농도(minimum alveolar concentration, MAC)로 표현되는데, 이는 통증자극을 가한 50%의 환자에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흡입마취제의 농도를 말한다. MAC은 나이가 듦에 따라 매 10년마다 6-7%씩 감소하여, 80대의 1 MAC 은 20대보다 약 30% 정도 감소한다[10].
2. 정맥마취제
나이가 듦에 따라 투여된 진정제의 초기 분포용적이 감소하고, 분포 속도가 저하되며 청소율이 낮아지며, 약물에 대한 민감도는 증가한다. 따라서 propofol, thiopental, midazolam 등의 정맥마취제로 마취유도를 할 때에는 서서히 투여량을 증량해야 할 것이다[11]. 분포 속도의 저하 역시 약물 작용의 시작을 지연시키므로 과용량을 투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투여용량을 분할하여 주입해야 한다. 노인에서 의식이 소실되는 propofol의 혈중 농도는 청년의 1/2에 불과하므로, 투여량을 줄여야 한다[11]. Midazolam과 etomidate는 thiopental, propofol에 비해 심혈관계 억제의 정도가 적다. Etomidate는 투여 후 부신피질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Midazolam은 진정효과가 연장되어 전신마취 후 회복속도가 늦어질 위험이 있다[12]. Midazolam만큼은 아니지만, propofol과 thiopental 역시 노인에서 배설 속도가 연장된다. Ketamine과 과량의 midazolam은 각성 시 섬망과 연관이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3. 아편양제제
노인의 전신마취에서 fentanyl, remifentanil, alfentanil, morphine 등의 아편양제제가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젊은 환자들에 비해 호흡억제의 빈도가 높으므로 용량을 줄여서 투여해야 한다[13]. 흡입마취제나 ketamine 또한 진통효과를 갖고 있지만, 전신마취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진통제를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Propofol은 진통 효과가 없는 진정제이므로 통증자극을 수반한 수술을 위한 전신마취에는 추가적인 진통제의 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편양제제가 반복해서 투여될 경우, 신장배설능을 고려하여 투여 간격에 유의하여야 한다. 아편양제제로 인한 부작용 중에 호흡억제나 혈압저하, 서맥 등이 흔히 나타나며, 작용시간에 따라 수술 후 구역 구토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아편양제제에 대한 각 환자의 반응도를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우므로 임상적인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한다. Remifentanil과 alfentanil은 비교적 약물 효과가 빠르게 시작되고, morphine은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아편양제제의 대사물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속도는 노인에서 다소 저하되지만, remifentanil은 조직과 혈장의 esterase에 의해 분해되므로 약효의 지속시간이 극히 짧게 유지된다.
4. 근이완제
최적의 조건에서 기관내삽관을 시도하거나 외과적 수술 수기를 하기 위해 근이완제의 사용이 요구된다. 노인에서 근이완제의 배설이 늦어지기 때문에 근이완작용이 다소 연장된다. 수술 후 근이완제 잔류 효과로 인해 나타나는 기도폐색, 저산소증, 술 후 폐합병증 등의 부작용 빈도가 70-90세의 노인환자에서 젊은 환자들에 비해 높으므로 반복 투여가 필요한 경우 투여 간격에 유의하고 신경근감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14]. Sevoflurane과 아산화질소로 전신마취를 유지할 때, 노인에서 rocuronium과 vecuronium의 근이완 지속 시간의 변이가 젊은 환자에서보다 크게 나타난다[15]. Cisatracurium은 나이에 따른 영향이 적다[16]. 주의 깊게 신경근 감시를 하고, 근이완제 역전제로 sugammadex를 선택한다면 노인환자에서 수술 후 신경근 기능의 완전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노화에 따른 신장의 배설능 저하로 sugammadex의 배설 또한 느려지므로, 작용시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17].
감시마취관리
감시마취관리는 시술 중 침습적 기도유지 수단을 적용하지 않고도 환자의 두려움과 통증을 없애줄 수 있기 때문에, 노인에서 소수술을 시행할 때 전신마취에 대체할 수 있는 용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감시마취관리 중에 투여하는 진정제로는 benzodiazepines, propofol과 아편양제제가 있는데 호흡억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안면부 시술을 하거나 복와위에서 시술이 행해질 때 기도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빠른 작용시작과 짧은 약효 지속시간의 장점을 가진 propofol과 remifentanil이 흔히 사용된다[18]. 두 약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시술 중 서맥, 저혈압, 저산소증이 나타날 수 있다[19]. 그러므로 노인환자에서는 젊은 환자에서보다 주입속도를 늦춰야 한다. Dexmedetomidine은 α–2 adrenergic 작용제로서 진정뿐 아니라 진통효과가 있어서 함께 투여되는 아편양제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호흡 억제가 드문 장점이 있다.
수액요법
전신마취 중 수액요법의 목표는 적절한 장기 관류를 유지하면서 수액의 과잉주입을 피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부족분을 목표지향적 관점에서 보충해주는 제한적 수액투여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식은 체내 수분부족을 유발하지만 노인환자는 구갈 반응이 감소되므로 수술 전 2시간까지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독려해야 한다. 수술 중 손실되는 수분에 대해서는 균형정질액으로 보충을 하게 된다. 교질액은 중환자에서 급성신부전의 빈도의 상승과 연관이 있으므로 적응증에 맞게 주의를 기울여 사용해야 한다[20]. 노화에 따라 빈혈의 빈도가 올라가지만, 수혈기준은 젊은 환자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수혈은 그 자체만으로 재원일과 이환율을 높이므로, 이를 줄이기 위해 최소침습수술기법의 적용, 저체온 예방, tranexamic acid, erythropoietin, 주사용 철분제의 수술 전 투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노인에서는 혈액응고체계의 변화에 따라 수술 전 후 혈전생성이 더 쉽게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노인에서 혈액제제를 쓸 때에는 적절한 혈액 응고능 검사 결과나 TEG (thromboelastography)나 ROTEM (rotational throm-boelastometry) 등 전혈의 점탄성 현장 검사결과를 참고하여 시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수혈을 최대한 억제하여 수혈 관련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취 유도 초기 흔히 동반되는 저혈압은 마취제 투여로 인한 전신혈관저항의 저하 및 심혈관계 억제로 인해 유발된 상대적 저혈량증을 우선 의심해야 하며, 치료를 위해 혈관수축제를 우선 투여해야 할지 아니면 수액을 우선 투여해야 할 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최근 사용되는 마취약제들의 매우 신속한 대사 및 배설을 고려한다면, 수술 중 마취-유발 혈관 확장과 그에 따른 저혈압의 치료를 수액 투여에만 의존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급격한 전신 혈관 저항 회복으로 인해 상대적 과혈량증이 발생하기 쉽고 이로 인한 합병증이 빈발한다.
결론
나이가 듦에 따라 장기의 기능은 저하되며 장기의 예비능은 감소하고 다양한 질환이 병존하는 데다가 그로 인해 약물을 과잉투여하게 되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되고, 노인환자에게 전신마취를 시행하는 것은 마취과의사에게 도전적 과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수술의사에게 있어서도 수술 후 좋은 예후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과업이다. 주의 깊은 수술 중 감시와 환자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 해부학적 변화에 대한 숙련된 마취과의사의 대응, 알맞은 약물의 선택과 환자의 상태에 따른 세심한 용량 조절, 주술기 동안 최적화된 수액요법을 적용한다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전신마취의 적용이 금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마취과의사와 수술의사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통해, 노인환자의 위험과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과 술기를 제공함으로써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에서는 노인환자의 급격한 증가를 배경으로 노인환자 수술 시 보다 향상된 마취관리를 위한 임상적 고려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노인환자의 경우, 노화 과정에 의해 각 장기의 기능 및 예비 보상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각종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이환율과 사망률이 젊은 환자에 비해 증가한다. 또한, 체내 구성성분과 약제에 대한 감수성 변화로 마취약제의 선택 및 용량조절에 있어서도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본 논문은 노인환자의 전신마취에서 환자 감시관리, 기도관리, 약제 및 수액요법 전반에 걸쳐 주요사항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최신동향 및 연구결과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에 노인환자의 마취관리에 있어 집약적이고 향상된 지침을 제시할 수 있는 논문이라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