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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Med Assoc > Volume 67(2); 2024 > Article
조현병 환자를 위한 정신사회적 및 디지털 중재

Abstract

Background: Schizophrenia is a severe mental disorder that significantly impairs the daily functioning of patients that causes substantial societal and economic burden. While drug therapy is crucial for schizophrenia treatment, relying solely on antipsychotic drugs does not yield the most favorable therapeutic outcomes.
Current Concepts: Integrating psychosocial interventions could result in maximized therapeutic effects for individuals living with schizophrenia. Evidence-based psychosocial interventions for schizophrenia management include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amily involvement, psychoeducation, supported employment programs, lifestyle adjustments for physical health, and coordinated and comprehensive early intervention services. Incorporating peer support, allowing both service users and care providers to share knowledge and their illnessrelated personal experiences, facilitates mutual assistance along the path to recovery. Moreover, growing interest follows in using digital interventions, such as wearable technology and smartphone applications, as effective therapeutic tools for illness management.
Discussion and Conclusion: The above-mentioned psychosocial interventions empower individuals with schizophrenia, helping them improve their functioning, enhance their life quality, and adapt more effectively to society. Combining early medication with comprehensive psychosocial interventions, including digital technology, is crucial for the best outcomes. This approach should begin as soon as schizophrenia is diagnosed, aiming to promote recovery and overall well-being in affected individuals.

서론

조현병은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음성증상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병적 장애로 유병률은 1% 정도이지만, 전체 정신건강관련 직접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중증 정신질환이다[1]. 만성 경과와 기능저하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어렵지 않게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재발과 기능저하를 예방하고 회복에 이를 수 있다[2].
조현병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적 중재(psychosocial intervention)의 두 축으로 대별할 수 있다[3]. 조현병 치료에 가장 우선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통해 정신증상이 호전되더라도 환자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대인관계, 사회활동, 직업유지, 가족 내 갈등과 같은 어려움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질병에 대한 낙인과 병식 부족으로 치료를 중단하여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재발이 잦을수록 기능저하가 진행되고, 질병은 더 만성화된다. 약물치료는 필수적인 치료 방법이나, 치료의 완성이 아닌 시작일 뿐이어서 조현병의 회복 과정에는 다양한 정신사회적 중재가 필요하다. 약물치료 없이 정신사회적 중재만으로 조현병이 치료될 수 있다는 근거는 없지만, 약물치료와 더불어 시행되는 정신사회적 중재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신사회적 중재는 환자의 결핍 및 기능의 개선과 더불어 삶의 질 증진과 사회 적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환자가 만족스럽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회복에 이를 수 있게 한다[4].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정신사회적 중재 또한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확립된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논문에서는 여러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세계 각국에서 권고하는 정신사회적 중재[5,6]와 근래 개정된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지침[3]에서 제시하는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Table 1)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아울러 최근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디지털 중재법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사례를 통해 이들의 활용 예시를 전달하고자 한다.

조현병 환자 대상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

<조현병 진단과 개입 사례>

30대 초반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집에서 5년 이상 은둔 생활을 한 탓에 교류하는 또래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취업을 하더라도 일에 집중하지 못해 3개월 이상 유지하지 못했고, 충동적인 감정 표출도 빈번해지면서 가족 간 갈등도 깊어 갔다. 외톨이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은 A씨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권했지만, A씨는 거부했다. 가족들의 계속되는 권유로 청년 정신건강센터인 마인드링크를 방문했다. 첫 방문 당시 A씨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하며 수군댄다”, “인터넷에서 내 정보를 해킹해 피해를 주는 세력이 있다”, “내 생각이 울림으로 들린다”고 말하는데 횡설수설하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마인드링크에서 상담을 진행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A씨에 대해 조현병 스펙트럼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병원으로 치료를 연계하였다. A씨는 도파민 차단제인 항정신병약물을 복용하며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의 아버지는 A씨에게 집 밖으로 나가 활동하라고 다그치며 약을 오래 먹는 것은 해로우니 중단하라고 하였다. A씨도 이전보다 나아진 자신의 건강상태를 생각하여 약물 복용에 소홀하기 시작했다. 가족 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약물 복용으로 A씨의 증상은 다시 악화되었다. 또한 수년간 외부 활동 없이 지내던 것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마인드링크에서는 A씨에게 (1) 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2) 정신교육(psychoeducation)의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였고, A씨의 부모에게 (3) 가족 중재(family intervention) 참여를 제안하였다. 또한 (4) 지원 고용(supported employment)의 원리 하에 직업 중재를 하며, (5) 생활습관 개선(life style intervention)을 통해 신체 건강을 관리하였다. 이들 정신사회적 중재에 대한 내용과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인지행동치료

영국에서는 모든 조현병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를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로 권고한다[6]. 인지행동치료는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응적 사고 패턴과 연결된 심리 증상의 교정에 기반을 두고 우울증 치료에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다. 즉,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에서 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불편감을 줄일 수 있게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시행될 때 조현병 환자의 정신증상 개선과 더불어 고통 감소, 재발 방지, 입원기간 단축, 사회 기능 및 삶의 질 향상에 효과적이다[7].
일반적인 인지행동치료는 개인치료가 주를 이루지만 조현병 환자에서 집단 인지행동치료가 비용 효과적이고 부가적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다[8]. 집단치료에 참여함으로써 조현병 환자들은 고립되고 소외된 느낌에서 벗어나 사회적 역량을 간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고, 타인의 긍정적인 행동과 대처전략을 모델링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8]. 또한 증상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통해 사회적 지지를 받고 동료들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교정할 수 있게 된다[9]. 조현병 환자 대상 집단 인지행동치료의 한 종류로 독일에서 개발된 집단 초인지 훈련(metacognitive training)도 효과적이다[10]. 초인지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인지로 초인지 훈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함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를 보다 잘 받아들여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 집단 초인지 훈련과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를 접목하고 스트레스 관리와 자존감 향상 회기를 더한 15회기의 프로그램을 전남대학교병원과 마인드링크에서 개발하여 효과적임을 검증하였다[9,11]. 스트레스 대처 능력과 자존감 향상은 정신증상 조절, 우울감 감소, 삶의 질 향상 및 사회 적응에 도움이 된다[9].

2. 정신교육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과 질병 관리에 관한 정신교육을 하는 것이 재발과 재입원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처럼 오랜 기간 유지치료를 해야 하는 조현병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병식을 갖게 되어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교육 자체의 증상과 기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보고도 있지만, 조현병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 다른 정신사회적 중재와 함께 제공할 때 효과적이다[5]. 마인드링크에서 6회기의 조현병 환자 대상 정신교육을 구성해 보급하고 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질병의 원인, 증상 및 경과에 대한 이해, 약물치료의 필요성과 부작용 관리, 우울과 자살 예방, 재발 방지, 증상 관리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12].

3. 가족 중재

A씨의 사례처럼 가족 구성원 사이의 관계나 의사소통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임상 현장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환자와 함께 생활하고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가족 간 갈등 발생 요인에는 발병 이전부터 좋지 않은 가족 관계, 가족의 치료 권유에 대한 환자의 거부, 가족이 질병에 대한 낙인때문에 환자의 치료에 대한 방해, 환자와 의사소통 시 발생하는 의견 충돌, 증상 재발과 질병의 만성화로 인한 가족의 절망과 소진 등이 있다. 환자를 돌보기 위해 투입되어야 하는 가족의 시간과 에너지는 신체와 정신적 소진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데, 이는 환자에게 과도한 감정 표현이나 비난(high expressed emotion), 환자의 행동을 제한하는 방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족이 받는 스트레스에 비례하여 환자도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고, 이는 재발을 포함한 질병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13].
가족 중재는 환자의 재발 감소와 사회 기능을 증진시키고,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환자 측면에서 조현병의 경과, 재발 신호, 위기 대응 등 정보를 제공하는 정신교육, 가족 측면에서 가족의 스트레스 관리와 문제 해결, 환자와 가족 관계 측면에서 의사소통 기술 훈련으로 구성된다[5]. 여러 연구에서 가족이 중재를 받은 환자의 재발과 입원기간이 감소하고 증상이 완화되며 사회적 기능이 향상되어 질병부담이 줄어드는 결과를 확인하였다[14]. 이런 이유로 가족 중재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로 인정받아 필수 치료로 권고되어 최소 3개월 동안 10회기 이상 시행되고 있다[3,6]. 하지만 국내에서는 가족 중재가 활발하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데, 임상 현장에서 가족 중재의 중요성이 간과되거나 적절한 건강보험 수가 지원이 되고 있지 못한 상황 때문으로 생각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질병교육 중심의 가족 중재가 시행되기도 하는데 의료기관에서도 치료 효과가 뚜렷한 가족 중재가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 마인드링크에서는 증상과 약물치료에 대한 교육, 재발과 자살 예방, 가족 스트레스 관리, 의사소통 훈련, 가족 관계 개선을 위한 내용을 담은 10회기의 가족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 중이다[12].

4. 지원 고용

직업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일반 청년들의 삶의 과제로 취업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조현병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현병은 대개 20대 청년 시기에 주로 발병하는데, 치료 지연이나 사회 기능의 저하로 인해 학교 진학이나 구직 및 직업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원 고용 서비스의 핵심은 환자가 치료를 받는 동시에 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는 선배치 후 지원(individual placement and support)의 개념으로 적용된다. 또한 청년 시기의 특성 상 학교 진학을 지원하는 것으로 적용할 수도 있다[15]. 지원 고용은 개별적 직업 개발, 빠른 일자리 탐색, 정신건강 서비스와 직업 재활의 통합 등을 핵심 요소로 하여 너무 신중하게 직업 기능을 평가하거나 취업 전 기술 훈련을 오랜 기간 시행하며 구직을 미루기보다 아르바이트라도 일을 바로 시작하는 것이 직업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다고 강조한다[16]. 이를 위해서는 개별화된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환자의 욕구와 선택을 기반으로 구직 과정을 돕고 일을 하는 동안 사례관리(case management)를 통해 직업 적응을 돕는다.
지원 고용이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증거는 없고 일하는 것이 신체 및 정신건강의 개선과 연관될 수 있다는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17]. 지원 고용은 독립적 고용을 성취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뚜렷한 근거를 갖고 있는데, 일터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대인관계 형성, 안녕감의 유지, 자존감의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조현병 환자의 재발과 입원기간 감소를 통한 직접 비용의 감소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능하며 삶의 질이 향상됨을 통한 간접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이어서 지원 고용은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비용 효과적인(cost effective) 정신사회적 중재이다[17]. 지원 고용이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조현병 환자를 위한 일자리가 많이 제공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당장은 제도 변화나 비용 투자에 대한 부담을 갖을 수도 있으나 지원 고용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라는 뚜렷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은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활용해 빠른 구직과 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5. 신체 건강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

조현병 환자는 조기 사망률이 높아 평균 수명이 일반 인구에 비해 15-20년 정도 짧다고 보고된다[18].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 등 신체질환이 조현병 환자에서 많은데, 2세대 항정신병약물 복용 중 식욕 증가와 활동량 저하로 인한 높은 대사증후군 발생과 빈번한 흡연과 음주 및 운동 부족 등이 원인으로 설명된다[19].
조현병 환자에서 운동(exercise)과 신체 활동(physical activity)은 신체 건강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우울증상 및 음성증상 감소와 같은 정신 건강 개선에도 효과적이고, 인지기능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중등도 이상 강도로 주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20]. 운동은 근육과 심혈관계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뇌 기능도 강화시키므로 조현병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할 필요가 있다. 단, 일반인도 작심삼일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신체 건강에 대해 주기적으로 검진하고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교육하여 동기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현병 환자가 항정신병약물 치료 이후 체중증가가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식욕 증가로 인한 식습관 변화와 불규칙한 식사에 기인한다[19]. 여성 조현병 환자에서 정서적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폭식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체중증가로 이어졌다[21]. 또한 조현병 환자에서 과체중 빈도가 높지만 영양 상태는 오히려 불량하고 염증 유발 식이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다[22,23]. 따라서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영양소와 관련해서는 엽산[24]과 철분[25]이 조현병의 음성증상과 관련되고, 오메가-3 지방산이 조현병의 병태 생리 및 발병과 관련된다고 보고되어[26], 영양소를 통한 개입도 고려할 수 있다.

6. 기타 정신사회적 중재

조현병 환자에서 알코올 남용과 물질 남용은 일반인에 비해 빈번하여 물질 남용을 위한 정신사회적 중재가 권고된다. 물질 남용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와 동기 증진(motivational enhancement) 중재가 권고된다[5,27]. 기능 수준이 낮고 치료에 대한 순응도 저하로 빈번하게 재발하는 환자나 노숙자들에게 집중적인 지역사회 치료(assertive community treatment)가 지역사회 적응과 입원기간의 감소에 효과적이다. 지역사회 치료는 사례관리자(case manager) 1인당 20명 이하의 집중적인 사례관리를 다학제적 협력(multidisciplinary collaboration)을 통해 제공한다[28]. 인지 교정(cognitive remediation)은 조현병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집중력이나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의 저하를 개선하기 위한 재활 훈련이다. 인지 재활이 정신병적 증상 자체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작업기억, 사회 기능, 신경인지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5,29]. 사회기술훈련(social skill training)은 환자의 대화 기술을 포함한 대인관계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재법이다. 역할극, 행동 시연, 지지적 피드백 등을 통한 훈련으로 사회 기능과 음성증상에 대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인지 교정이나 지원 고용과 함께 제공될 때 효과적이다[5,29].

<조현병 환자의 회복 과정을 돕는 정신사회적 중재 사례>

A씨는 집단 인지행동치료에 참여하며 본인의 비합리적인 생각을 교정하고, 질병관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과 치료에 대해 더 잘 이해하여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였다. A씨는 가장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으로 가족 중재를 꼽았는데, 부모님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 부드러워져 마음이 편했고, 약물 복용과 병원 방문에 대해서도 예전에 부정적이던 아버지가 이제는 병원 방문도 동행해주며 지지해주어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A씨는 일을 다시 시작하며 점차 사회에 발을 디디기 시작했다. A씨와 보호자는 예전에 직업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던 경험과 증상 때문에 취업을 미뤘지만 센터 사례 담당자는 직업활동을 권유하였다. 일단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일을 시작하였다. 취업 초기에 업무가 익숙하지 않고 사장의 업무 지시에 스트레스를 받아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센터에서 참여했던 집단 프로그램 경험과 사례관리자와 가족의 도움으로 스트레스를 견디며 일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업장 사정으로 실직하게 되었으나,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일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며 새로운 직장에서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게 되었고,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더 커졌다.
A씨는 치료 후 체중이 증가하였고, 기저 신체질환이 있어 건강 관리가 필요하였으나 무기력감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았다. 운동에 대한 동기강화 기법을 병합한 집단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였고, 운동으로 인한 건강의 개선을 경험하게 하였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을 일상생활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리를 이어가며 생활습관을 개선해갔다[12]. 운동을 하니까 짜증이 줄고, 일상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A씨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식습관도 개선되었다.

지역사회 기반 정신사회적 중재

1.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사회적 중재는 의료기관에서 제공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한 수가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지역 사회의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를 중심으로 제공된다. 센터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조현병 환자의 사회 적응과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자살 예방, 일반인의 정신건강증진, 아동 정신건강사업 등 다양한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부여된 임무에 비해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어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운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증정신질환이나 가벼운 정신건강의 문제보다는 중증정신질환과 위기상태에 놓여 있는 대상자에 대한 사업에 자원을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5]. 이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클 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의 정신건강증진이나 1차 예방보다 위에 제시된 중증정신질환자 대상의 정신사회적 중재가 더 큰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에서는 다학제적 협력을 통해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작업치료사가 근무한다. 이들은 환자의 약물복용과 건강을 관리하고 일상생활과 직업활동을 지원하며 가족상담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와 다양한 자원을 동원하여 사회 적응과 회복을 돕는 전반적 과정을 사례관리라고 부른다. 조현병 환자가 다양한 치료 방법과 사회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주 접촉자가 사례관리자이다[5,30].

2. 조기중재

조현병 치료 반응과 회복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는 요소는 증상 발생 이후 치료가 지연되지 않는 것이다. 정신병적 증상의 발생부터 항정신병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시점까지 기간을 정신증 미치료기간(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이라 부른다[31]. 정신증 미치료기간이 긴 경우, 즉 약물치료가 지연된 경우 치료 반응이 좋지 않고 회복률이 낮다[32,33]. 때문에 조현병 증상이 발생하면 빠른 병원 방문으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약물치료가 지연되어 정신증 미치료기간이 길면 정신사회적 중재의 효과도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어[11,34], 조기에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적 중재가 함께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한 조현병의 경과와 예후는 발병 초기 2-5년 이내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아 이 때를 회복을 위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로 부른다. 이 시기에 약물치료, 정신치료, 사회적·직업적·교육적 중재가 충분하게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35]. 이와 같은 질병 초기에 제공되는 포괄적인 치료 서비스를 조기중재(early intervention)라 부르는데, 이를 통해 질병으로부터 회복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사회에서 청년마음건강센터 또는 마인드링크라는 이름으로 조기중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36]. 조현병은 주로 15-30세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기존의 정신건강센터를 주로 이용하는 만성 회원들과 구별되는 서비스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이는 암의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고, 조기암 환자와 말기암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다른 것처럼 청년 및 발병 초기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구별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특히 전술한 것처럼 결정적 시기에 집중적이고 특화된 정신사회적 중재는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 조기중재 사업은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수탁 운영 중인 광주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2016년에 마인드링크라는 별칭으로 기존 센터와 구별된 장소에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12]. 마인드링크는 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예산과 행정 체계 하에서 분소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순천이나 아산 등에서는 독립 기관으로 운영되기도 한다[36].

3. 동료 지원

조현병에서 회복한 당사자로서 훈련을 받고 동료 환자를 돕는 역할을 하는 이를 동료지원가(peer specialist 또는 peer support specialist)라고 한다[37]. 동료지원가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른 조현병 환자의 치료에 대한 동기와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과 이해를 증진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가시키며, 질병 관리, 재발 방지 및 개인적 회복 목표의 설정을 돕는다[5]. 동료지원(peer support)의 효과에 대한 근거는 다른 정신사회적 중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그 가치와 의미가 커서 여러 나라에서 권고되고 있다. 최근 분석에서는 동료지원 서비스가 정신건강 전문가를 통한 서비스 제공과 비교해 효과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38]. 질병과 관련된 지식과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는 동료 지원은 서비스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회복을 향한 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동료지원가 사례>

20대 여성 B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감정기복과 대인관계에서 불편감을 경험하였다. 대학교 2학년 때 관계사고와 환청이 발생하며 잘 씻지 않고 학교에도 가지 않아 부모님에 의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시작하였고, 담당의사의 권유로 마인드링크를 방문했다.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회복해가던 B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마인드링크 홍보물과 교육자료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만든 교육 자료는 비당사자가 만든 자료가 담지 못하는 부분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대중의 낙인 감소에도 효과적이었다(Figure 1). 또한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정신질환으로 씻기 싫어하는 회원에게 “내가 경험하기로는 중요한 약속을 잡으면 그나마 잘 씻게 된다”라는 식으로 본인이 경험을 기반으로 도움을 준다. 이러한 동료지원가 활동은 일반 치료자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B씨는 “정신증상으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히 있지만,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며 새로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고 있다”며 스스로의 건강 개선에도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4.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

지역사회 정신보건기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센터장이나 자문 의사로 일을 하게 될 때 그 역할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5]. 첫째, 의사로서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적 중재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이나 센터 회원에 대해 의학적 진단을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근거기반 중재법을 적용하고 검증해야 한다.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정신보건사업에 대해 연구자로서 과학적 방식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셋째, 센터장을 맡게 되면 조직의 대표로서 예산과 인력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때 행정가이자 관리자로서 사업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인적 자원의 적절한 배치로 센터 업무가 수행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조직 내 역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여러 직역이 함께 일하는 센터에서 각 직종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다학제적 협력을 유도하는 전문가 리더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다섯째, 고위험 대상자를 만나는 일을 하며 소진되기 쉬운 센터의 동료 직원들을 공감하고 격려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힘든 업무 중에서도 정신건강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가치를 공유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소진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경청하고 소통함으로 센터가 좋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해가야 한다. 끝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센터 사업을 홍보하고 효율적으로 펼쳐가는 사업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16]. 이처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개인을 치료하는 것과 달리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은 훨씬 다양하다. 하지만 환자의 질병만이 아닌 환자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돌보는 일은 무척 가치 있고 보람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신의학적 개입

1. 디지털 기술의 정신의학적 적용

디지털 기술의 의료적 적용은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만성 정신질환의 관리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개인의 삶의 질에 만성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조현병의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디지털 기술의 정신의학적 적용은 웨어러블 기술, 스마트폰의 확산 등 디지털 인프라의 확충에 따라 개인의 행동, 생리적, 환경적 변인들을 통해 개인의 임상적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디지털 표현형’과 다양한 범용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치료적 접근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가 대표적인 핵심 적용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조현병 관리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은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실시간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잠재적으로 질병의 경과를 바꾸고 개입의 효과를 높이며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까지 확장할 수 있다. 보다 능동적이고 개인화된 실시간 치료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디지털 기술의 의료적 적용에 의해 촉진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전통적인 치료와 디지털 개입을 결합하여 개인과 의료 서비스 제공자 간의 격차를 좁히고 협업적인 데이터 기반 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통합적인 개입을 도모할 수 있다.

2. 평가 및 진단을 위한 디지털 표현형의 활용

디지털 기기를 통해 확보되어지는 광범위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통해 구현하는 디지털 표현형은 조현병 환자의 특징적인 행동 및 생리적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표현형은 조현병의 발병부터 진행, 치료적 개입에 대한 반응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환자의 임상 양상을 정량적으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예방 및 데이터 기반 치료 개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술과 정교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발전과 보급은 행동 및 생리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 심박수, 수면 패턴, 활동 수준과 반경, 스마트폰 사용 패턴 등 다양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조현병 환자의 임상 상태나 증상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 표현형 정보는 의료진에게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달될 수 있는데 이는 비대면 진료나 공공 정신보건 시스템에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임상적 상태를 평가하며, 더 나아가 적시에 개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증상 악화나 행동 이상을 즉시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과 임상적 적용은 조현병 환자의 정신사회적 중재 측면에서 실용적이고 유의미한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 다양한 선행 연구들이 조현병 환자의 디지털 표현형 분석을 통해 재발 예측, 음성증상의 평가, 예후 변화 분석 등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39-41].
방대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여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수집된 디지털 표현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분석은 예측 모델링, 이상 징후 감지, 개인화된 치료 계획 등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42-44]. 향후,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인공지능 방법론을 통해 분석했을 때, 조현병의 복잡한 병리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러나 디지털 표현형 분석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연구, 강화된 데이터 품질 관리 및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의 이슈, 사전 동의의 필요성, 디지털 문해력(literacy), 디지털 불평등 등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윤리적 난제이다[45]. 디지털 표현형은 이제 시작점에 서 있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지만, 조현병 환자의 정신사회적 개입에 있어 변화를 이끌고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3. 디지털 중재 기술의 활용

소프트웨어 기반 디지털 중재 플랫폼은 조현병을 예방, 관리 또는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최근 주목받는 디지털 중재 기술 중 핵심으로, 범용성 스마트 기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중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 독일, 영국 등 해외 주요 국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 인허가를 진행한 바 있다[46].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치료가 적용될 수 있는데, 기능성 게임(serious games)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환자의 인지 재활이나 사회기술 훈련을 꾀할 수 있으며,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및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기반 치료 또한 인지 재활과 사회기술 훈련에 도움이 되는 몰입형 치료 경험을 제공한다[47,48]. 또한 환각 증상, 편집증 등 핵심적인 정신병리에 대한 디지털 기반의 치료적 접근과 성과도 보고되고 있다[49,50]. 디지털 치료기기는 증상 추적, 약물 순응도 모니터링, 심리 교육 리소스, 인지 재활 및 사회기술 훈련 컨텐츠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적극적인 환자의 참여와 연속적이고 개인화된 중재적 개입을 보장하는 확장된 치료 모델로 구성될 수 있다.
원격 정신의학(telepsychiatry)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정신과 치료를 용이하게 하여 기존 정신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 장벽을 완화할 수 있다[51]. 이는 특히 시골이나 소외된 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조현병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병-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조현병 환자들이 치료와 사회로부터 단절되지 않고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52,53]. 위에서 언급한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은 치료진에게 지속적인 행동 및 증상 데이터를 제공하여 원격 정신의학의 한계를 보완하고, 적시에 치료적으로 개입하고 질병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약물 관리 시스템은 병식 형성과 치료 순응도 유지가 어려운 조현병 환자에게 적절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개입으로 여겨졌다. Abilify (aripiprazole)와 Proteus의 협업(Abilify Mycite)은 약물과 섭취 가능한 센서를 통합하여 복약 순응도를 모니터링함으로써 디지털 의료 시스템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실제 제품화까지 완료하였다[54].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데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에 부딪혀 판매가 중단되었고, 이는 디지털 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55].
디지털 중재 기술의 핵심은 환자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조현병 환자의 임상 증상, 순응도, 접근도, 환경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디지털 개입을 맞춤 적용함으로써 더 나은 효과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윤리적, 법적 문제를 해결해가야 하며 아직 의학적 근거를 축적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4. 공공 정신건강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

공공 정신건강 영역은 부족한 자원, 접근성 부족, 낙인과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조현병과 같은 만성 정신장애 환자에게 충분한 정신사회적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장애물이 된다. 공공 정신건강 영역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접근성이 향상되고 효율적이며 낙인을 감소시키는 정신건강 관리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원격 모니터링 및 상담 플랫폼은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지리적 장벽을 허물고 소외된 지역으로 공공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56,57]. 여러 이유로 평가와 관리가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증상의 악화 여부를 평가하고 적시에 정신과 상담, 약물 관리, 위기 개입 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동료 지원 플랫폼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58]. 개인이 경험을 공유하고, 동료의 조언을 얻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은 낙인을 완화하여 편견 없는 환경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구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조현병이나 기타 정신건강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는 개인이 조율하는 동료 주도의 디지털 개입 프로그램은 특별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또래 리더의 고유한 통찰력과 공감적 이해를 활용하여 조현병 환자에 대한 지원과 교육을 제공한다. 상호 이해와 경험을 공유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조성함으로써 참여도, 자기 효능감, 사회적 기능 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젊은 조현병 환자들은 학교나 직장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59].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례관리자와 소통하고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도 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또래 집단과 교류하기도 한다[60]. 위 사례처럼 센터 프로그램을 일상생활 속에서 연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데 활용되며 동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결론

조현병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기능 회복을 위해서 약물치료와 더불어 근거기반의 정신사회적 중재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 정신교육, 가족 중재, 지원 고용, 생활습관 개선 등의 효과가 입증된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가 지역사회와 정신의료기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적절한 건강보험 수가 지원과 정신보건사업 예산과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특히 조현병의 초기 발병 시 치료가 지연되지 않도록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적 중재를 조기에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회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또한 최근 정신건강 관리 영역에서 디지털 표현형을 통해 임상 상태를 확인하고 디지털 기기를 통해 치료적 접근을 하는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조현병 환자의 증상과 생활 관리 및 재발 예측 등에 활용하고, 향후 다양한 디지털 방식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정신사회적 중재를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약물치료와 함께 제공되는 근거기반 정신사회적 중재는 조현병 환자의 기능회복과 삶의 질 증대에 효과적이어서 전인적 치료를 위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Acknowledgement

The research was supported by grants from the Patient-Centered Clinical Research Coordinating Center (PACEN) (grant number: HC19C0316) and the Korea Health Technology R&D Project through the Korea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KHIDI) (grant number: HI22C0219),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 Welfare, Republic of Korea, and a grant of the Institute of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Planning & Evaluation (IITP) (grant number: RS-2023-00224823). We would like to express our gratitude to Ju-Yeon Lee, Honey Kim, Ju-Wan Kim (Chonnam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Ha-Yeon Kim, Cheol Park (Peace & Harmoney Psychiatry Clinic), and the mental health workers at Gwangju Bukgu Mental Health Center, including Dayeong Lim (peer specialist), Jae-Kyeong Kim (team leader), and Seunggi Choi (deputy director). They have significantly contributed to the development and implementation of Mindlink’s psychosocial intervention programs, as introduced in this paper.
The case and contents presented in this paper have been partly adapted from the project “Development of a manual for community-based early intervention center for young people with early psychosis and high risk,” supported by the 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 Welfare, Republic of Korea (HL19C0048). We extend our gratitude to Sumi Hyun (Naju National Hospital) for her involvement in case management and contribution to writing the manuscript of the presented case.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igure 1.
Pictures for psychoeducation illustrated and drawn by a peer specialist with a psychotic disorder. (A) Depressed mood, (B) sleep disturbance, (C) idea of reference. Adapted from Kim SW. Manual for psychoeducation program. Mindlink; 2019, with permission from the author.
jkma-2024-67-2-103f1.jpg
Table 1.
Key psychosocial interventions based on the guideline statements of 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3]
Moderate evidence-based recommendationa)
 Coordinated specialty care program for patients with a first episode of psychosis
 Cognitive-behavior therapy for psychosis
 Psychoeducation
 Supported employment services
 Assertive community treatment
Moderate evidence-based suggestiona)
 Family interventions
Low evidence-based suggestiona)
 Cognitive remediation
 Social skill training
 Supportive psychotherapy
 In terventions aimed at developing self-management skills and enhancing person-oriented recovery

a) Rating that reflects the confidence and strength of supporting research evidence.

Table 2.
Role of psychiatrists as directors in community mental health service
Position Role
Medical director For comprehensive services integrating pharmacological and psychosocial interventions
Researcher For developing and administrating evidence-based mental health practice
Manager For the organization of the team and budget management
Leader For multidisciplinary collaboration with the allocation of resources and relationship intervention
Motivator For enhancing motivation with a value-based approach
Businessman For the link to community resources and fundrai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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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조현병의 치료에 있어서 근거 기반 정신사회적 중재의 중요성에 관하여 최신문헌을 토대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조현병 환자들은 약물치료에 의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대인관계, 사회활동, 직업 유지, 가족 내 갈등 같은 어려움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질병 낙인과 병식 부족으로 인해 치료중단과 재발이 흔하다. 따라서 효율적인 치료와 장기적인 예후를 관리하기 위해 비약물적 중재, 그중에서도 특히 정신사회적 중재가 필수적이다. 이 논문에서는 여러 국가에서 권고하는 중재법 및 최근 개정된 미국 정신의학회 지침에 맞추어 인지행동치료, 정신교육, 가족 중재, 지원 고용, 생활 습관 개선 등의 근거 기반의 정신사회적 중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논문은 조현병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사회적 중재를 적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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